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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이란 이름의 기억 ㅣ 테익스칼란 제국 1
아케이디 마틴 지음, 김지원 옮김 / 황금가지 / 2025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무지 이런 수준의 소설이 어떻게 휴고상을 받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요즘 미국 SF의 수준이 몰락한건가.
무엇보다 과학적 설정이 도무지 말이 안된다. 우주 스테이션에서 성장한 주인공이 어떻게 일반 행성의 중력에 금세 적응할 수 있는가. 만약 스테이션에 인공 중력이 있다고 쳐도(소설에 그런 설명도 없지만) 제국 행성의 중력과는 전혀 다르다고 보는 게 정상이다.
설령 백보를 양보해 일부러 스테이션 인공 중력을 제국 행성과 똑같이 맞춰놨다고 치자. 그렇더라도 다른 행성과의 중력은 달라야 할 것 아닌가. 행성 마다 중력이 다 다른데 등장 인물들은 그런 것에 전혀 불편을 겪지 않고 돌아다닌다. 심지어 우주 전함에서도 그냥 지구 바다위의 일반 배 처럼 사람들이 움직인다. 작가 머릿속에 중력의 설정에 대한 컨셉이 아예 없다는 얘기다.
또 웜홀 게이트를 쓸 정도면 어마어마한 초 문명이다. 그런데 그런 문명에 사는 사람들의 성장, 생활패턴이 지금과 별로 다르지 않은 것도 너무 어색하다. 그쯤되면 인류라는 종 자체가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져있는 상황이 맞을 텐데.
작가의 개인 특성 때문일텐데 가끔씩 등장하는 동성애 코드도 영 뜬금없고 왜 전함의 함장은 죄다 여성인지도 의문이다. 스토리 전개도 개연성이 부족하다. 개인 감정 묘사는 또 왜 이렇게 장황한지...
이건 SF라기 보단 그냥 판타지로 분류하는게 낫겠다. 심지어 번역도 읽기에 영 불편하다.
오랜만에 큰 마음 먹고 두꺼운 책 두 권을 다 읽었는데 완벽한 시간 낭비였다. 개인적으로 SF를 읽은 지가 40년이 넘었다. 이런 소설이 휴고상을 받았다는 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구미 SF문학계에 큰 변화가 왔다는 건데...옛날 SF만 봐야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