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와 함께 산책을 - 세상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나를 여행하는 법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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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창조성

니체는 '산책이 바로 명상이다'라고 단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명상하며 살아가는 삶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현대사회의 생활 속도는 두려울 만큼 점점 빨라지고 있다. 현대인들은 생각하는 시간도, 생각하는 데 필요한 정적도 잃어버렸다. 명상하는 삶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본래 명상 생활을 하려면 여유로운 시간이 있어야 한다. 그 시간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고귀한 일이다.

모든 짐을 버려야 번뇌가 사라진다

비구여,

배 안에 스며든 물을 퍼내어라.

물을 퍼내면

그대의 배가 가벼워지리니

탐욕과 분노를 버리면

그대는 마침내

열반에 이를 것이다.

'비구'란 명사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수행자를 뜻하고, '배'는 우리 자신을 가리킨다.

사람이라는 배를 한층 더 무겁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개념'이다.

인간 마음의 최대 난점은 실재를 해석하기 위해 가공의 개념을 창출하는데, 다시 그 개념을 실재화해서 마치 가공의 것을 진짜 있는 것처럼 다루는 일이다. '배를 비운다'는 것은 우리 마음에 있는 일체의 개념을 비우는 일이다.

욕망과 집착에서 벗어나다

세속적인 가치관의 틀 안에 갇혀 쳇바퀴를 돌리는 상태를 우리는 '살아가는'일이라고 믿는다.

그런 믿음에서 탈출하는 것이 바로 '신심탈락'이다.

진리를 추구한다는 것은 나 자신이 누구인가를 아는 일이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싶다면 해답을 자기 안에서 찾지 말고 일단 자신에게 떨어져보라. 그렇게 모든 것, 모든 현상 속에서 자신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무한한 모든 존재 안에서 자신을 규명하는 일은 자신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하는 자신을 벗어던지고, 마찬가지로 그렇게 생각하는 타인도 떨쳐버리는 일이다.

세상의 가치관이 불행을 초래한다

세상의 가치관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 가치관에 기반을 두고 자신과 타인을 바라보는 한 이 세상은 도망칠 곳 없는 생지옥이다. 남과 자신을 계속 비교하면서 더 많이 가져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며 힘겹게 살아가도, 결국에는 크게 깨닫거나 얻는 것 없이 생을 마감하기 때문이다.



"모든 고통은 조용히 앉아

혼자가 될수 없는 곳에서 생겨난다"

앤서니 드 멜로, 니체와 함께 산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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