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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감는 새 연대기 1 - 도둑 까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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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전집 판으로 새롭게 선보여서 좋네요. 고양이 그림도 이쁘고 김난주 선생님 번역도 애정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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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날씨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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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이라면 꼭 읽어야 할 기후변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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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합본 특별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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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지 않을 수가 없네요.. 정말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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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반 위의 철학자 - 사르트르, 니체, 바르트
프랑수아 누델만 지음, 이미연 옮김 / 시간의흐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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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 니체, 바르트의 각기 다른 연주 방식, 자신의 철학과 닮아 있는 부분들이 흥미롭다. 천양장의 고급스러운 외양에 가산점을 주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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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반 위의 철학자 - 사르트르, 니체, 바르트
프랑수아 누델만 지음, 이미연 옮김 / 시간의흐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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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르트르, 니체, 바르트가 아마추어 피아니스트로서 자기 삶의 꽤 큰 부분을 할애한 것에 대한 흥미로운 대중 교양서. 특히 프랑수아 누델만이라는 파리 제8대학교의 철학 교수이자 아마추어 피아니스트의 재치 있고 과감한 진단, 철학자를 대하는 적당히 상세하며 적당히 자기식의 주관성을 권위에 짓눌리지 않고 드러내는 일면이 쏠쏠한 재미를 준다.



예컨대 그는 "니체에게는 허언증과 편집증이 있었고, 슈만은 우울증과 거식증을 알았다. 이 같은 진단 기준은 둘에게서 보이는 연극적인 부자연스러움과 정신 착란의 정도 차이에 따른 것이다", "<카르멘>은 바그너라는 질병에 감염된 니체를 치유하는 음악적 해독제였다. 바그너보다 비제를 좋아하다니...... 미친 것이 분명하다." 등 서슴없는 진단으로 독자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인다. 국내 인문서에서 찾기 힘든 호쾌한 정서가 전반적으로 녹아 있다.



철학서로만 접했던 이들을, 그들에게 결코 작은 부분이 아니었던 피아노와 함께 다시 조명함으로써 그들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보완이 된다. 니체는 죽을 때까지 음악가가 되기를 포기하지 않았으며 70곡 이상을 작곡했고, 말년까지도 비교적 또렷하게 연주를 함으로써 생명을 지속해나갔다. 그런 그를 이해하려 할 때 음악을 빼놓을 수는 없는 것이다. 



나 또한 다른 독자들처럼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며 먼지가 소복히 쌓여가던 피아노 뚜껑을 몇 번이고 열어 오랜 악보를 펼쳤다. 독서를 연주로 이끄는 매력은 바르트에서 찾았다.  그가 피아노를 즐겼던 방식은 산발적이고 흩어진 그의 텍스트와 닮아 있었다고 한다. "바르트는 달빛에 홀린 피에로가 되고 싶어 했다. 그 역시 사르트르가 심각한 정신이라고 불렀던 독단론, 이성 중심주의 철학에서 도망치길 바랐다. 음악의 심리학과 사회학, 미학 그리고 에로티시즘까지, 바르트는 학문과 학문 사이를 미끄러지듯 떠다녔고, 이런 접근은 어느 하나에 매몰되지 않는 한 유의미한 것이었다." (150p)   



"몰두하고 참여하고 강렬히 느끼는 것"(154p)만으로도, "마냥 좋아하는 것"으로도 아마추어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지평이 열렸다. 피아노 선생님의 손목 각도에 대한 잔소리 없이도, 손가락 누름의 세기에 대한 지적 없이도, 자세를 올바르게 하지 않고도 피아노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어쩌면 작가가 소설을 쓰려면 소설과 먼 곳이 필요하다, 몰래 써야 쓰기 시작한다는 말처럼, 피아노를 즐기려면 머릿속에 남아 있는 엄격한 피아노 학원으로부터 도망쳐야 하는지도 모른다.



"초견 연주는 사르트르가 음악과 관계 맺는 방식이었으며 즉홍으로 연주하고 발명하는 방법이었다. 그는 초견 연주를 통해 진정한 자유를 누렸다.(32p) 철학자들이 자기답게 음악에 대한 이성적, 신체적 관계를 맺어나가는 양상은 평생의 취미로 피아노 하나쯤을 다룬다는 사실에 새로운 고찰을 하게 만든다. 



읽으면 누구나 소소잼을 획득할 수 있는 사랑스러운 책이었다. 무용한 것을 독식하고 싶을 때 너무나 적합하다.



(밑줄)


사르트르는 악보를 주의 깊게 읽지 않는다. 음표 하나 공들여 치지도 않는다. 음표들은 은근슬쩍 건너뛰기도 하고, 뻣뻣한 자세로 수줍은 듯 연주한다. 아니 연주하지 않음으로써 연주한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이런 연주 스타일은 그가 말했던 실존주의적 삶의 방식 자체이며, 시간성과 육체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다. 10-11P


이들(루소, 아도르노, 장 켈레비치)은 통합된 하나의 시간을 살았고, 철학과 음악은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사르트르는 그러지 않았다. 음악에 관한 저술은 거의 전무했으며, 피아노로 감미로운 멜로디를 연주하는 순간을 지적 담론과 철저히 분리시켰다. 



음악을 연주하는 시간만큼은 자신이 처한 사회적, 정치적 현실과 유리된다. 미래를 위한 계획이나 의지는 잊은 채, 오직 아련한 과거를 되찾고 묘한 영원성이 공기 중을 떠다니게 만드는 데 집중한다. 44p


그는 늘 정치적 현안의 최전방에서 목소리를 내는 실천하는 지식인이었다. 진리는 변한다. 변화의 흐름에 참여하는 쪽이 가만히 앉아서 구경하는 쪽보다 낫다. 멈추지 말고 표출할 것. 역사의 시간이 나 자신을 관통해서 흐르도록 할 것. 그리고 시대 흐름과 하나 될 것! 57p


1970년대에 사르트르는 좌파의 핵심 인물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데모와 토론, 열정적인 글쓰기를 포함한 그 무엇도 피아노를 연주하는 시간만큼은 방해할 수 없었다. 삶의 다양한 리듬 사이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어긋남은 현실과 거리를 두려는 한 철학자의 지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유기적 연결의 기술, 풍성한 내면을 가꾸려는 경향, 감정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오는 것이다. 


니체는 모든 생명이 "취향과 미각을 둘러싼 다툼"이라고 말한다. 페르골레시, 라모, 베토벤, 로시니, 바그너 그리고 비제, 쇤베르크, 스트라빈스키, 글렌 굴드, 상송 프랑수아 중에서 누구를 좋아하는지는 그 어떤 설명보다도 강력하게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말해준다. 72p


"음악 없는 삶은 오류다." ... 문헌학자이자 철학자였고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였던 니체는 늘 직업 음악가로서의 삶을 꿈꾸었다. 79p


1889년 토리노. 마차가 진창에 빠지자 마부는 말에게 채찍질을 한다. 꼼짝 않고 맞고 있는 말을 본 니체는 뛰어가 말의 목덜미를 끌어안고 흐느껴 운다. 대다수의 니체 전기는 여기서 멈춘다. 니체의 광기가 절정에 달했던 이 시기를 편의상 '붕괴'라고 부른다. ... 그러나 우리는 말년의 니체가 보인 모순된 언어나 실어증조차 그의 피아노 연주를 멈추지 못했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다. 예나의 한 정신병원에 구금된 뒤로는 니체는 매일 두 시간씩 식당에 있는 업라이트 피아노 앞에 앉았다. ... 그때 니체에게는 이미 타인과 대화하기 위한 단어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오직 음표라는 숭고의 언어만 간신이 붙잡고 있었던 것이다. 83~84p


니체의 손은 웅변적이다. ... 양손은 각자 맡은 역할이 있다는 니체의 말은 단지 테크닉적인 영역에서만 유효한 것이 아니다. ... 더 이상 누구도 악보의 지시사항을 무시해서는 안 되며, 신경질적으로 치는 것도 허용돼서는 안 된다. "음악은 노래해야 한다." 니체는 이 명제를 생리적 요구이자 철학적 무기로 받아들였고 끝까지 고수했다. 87p


어찌 됐든 니체는 그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빚지기도, 저항하기도 하며 평생 동안 생명의 힘을 확인하기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101p


프랑스에서 아마추어(amateur)라는 단어는 두 가지 뜻으로 쓰인다. 안목이 뛰어난 애호가를 뜻하기도 하고, 어떤 활동을 취미로 즐기는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143p


음악 취향만큼 그 사람을 잘 드러내는 것이 있을까? 저마다 좋아하는 작곡가의 음악을 즐기는 방식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그 이전에 특정 작곡가를 택했다는 사실은 그의 내면 세계와 욕망, 꿈 모두를 아우르는 총체로서의 한 명을 택했다는 의미다. 181p


할머니의 오래된 악보에 적혀 있던 손가락 번호는 다름 아닌 손의 훈련과 상관 있다. 하지만 바르트는 종종 이를 무시했고, 곧장 주이상스로 달려가기 위해 테크닉 따위는 잊은 채 연주하곤 했다. 173p


사르트르의 [말]은 자서전이라는 형식만 빌렸을 뿐 온갖 패러디가 난무하는 글로 이루어져 있다. 바르트의 자서전은 어떠한가?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라는 제목부터 저자 자신의 불안정하고 단편적인 자아 뒤로 숨으려는 뉘앙스를 풍긴다.  1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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