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의 하인들 - 여성, 이주, 가사노동 여이연이론 17
라셀 살라자르 파레냐스 지음, 문현아 옮김 /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여이연)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저출산 고령화사회, 열악한 농촌현실을 두고 인구부양책이라는 명분을 세우며 

<농촌총각 국제결혼 비용지원조례>가 농산어촌 지자체마다 서로 앞을 다투어 만들어냈다 

아무도 농촌으로 시집올 사람이 없으니 지자체에서 국제결혼하는 농촌총각한테  

오백만원씩 지원해주겠다는 것이다. 대상의 자격도 저소득층기준이며 월보험료 1만원안되거나 

기초생계비수급자이어야한다고 한다. 이정도에서 한국의 여자들은 아무도 시집오러 올 생각이 

없으니 외국에가서 여자들을 수입해오자는 것이다. 지자체의 예산을 써가면서 농촌가구를 살리고 

인구를 늘리자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시집온 아시아의 여성들이 이미 20만을 헤아리고 있으며 이제는 여성결혼이민자를  

지원하는데서 한걸음 나아가 <다문화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100여개 지원센터를 만들어  

연간 1개소당 운영비로 5천만원 이상을 지원하며 기타 방문교육, 아동양육, 아동돌보미 

등등의 사업비로 2억이상의 국고지원을 하고 있다. 과연 이것이 다문화가족지원일까? 

한국여성의 결혼기피, 사회참여로 인한 결혼의 지연, 저출산과 비혼의 문제에 대한 대안로  

등장한  듯한 아시아 여성결혼이민자들. 

현상적으로 보면 한국여성이 가족재생산의무를 제대로 다하지 않기 때문에 아시아 여성을 데려 

올 수 밖에 없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한국사회의 가족 재생산을 유지, 연장할 수 있을 듯하다. 과연 그러한가 

한국 여성이 결혼을 기피하고 지연하며 외면하는 진정한 이유와 원인을 외면한 채 현상적으로  

결과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고 새로운 대안인양 어쩔 수 없는 현실인듯 바라보는 데서 결코 

우리의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 해마다 치명적인 가정폭력사건의 주요피해자로 등장하는 

여성결혼이민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최근에 증가하고 있는 국제결혼의 이혼율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주위에서 이젠 아주 가까이 이웃으로 친척의 일원으로 함께하기 시작한 여성결혼 

이민자들은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그들과 함께 이야기하면 '본국의 남성들이 여자들을 함부로 대하는 게 싫어서 왔다' 

'본국의 남자들이 술먹고 일도 안하고 손찌검하는게 너무 싫다''우리는 행복하게 살려고 왔다'  

다들 코리아드림을 꿈꾸며 한국사회에 들어왔다.  

우리가 진정으로 '가족'재생산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한다 

한국여성도, 이주여성도 '가족'을 거부하지않는다. 결혼을 반대하지도 않는다 

단, 일방의 희생과 의무를 강조하는 가족과 결혼을 반대하는 것이다. 

한국여성들이 일방적으로 짊어지기 싫어하는 '가족재생산노동' 이라 일컬어지는  

자녀의 출산, 양육, 요리와 집안 살림을 하는 것을 돌봄, 보살핌, 감정노동이라고 하는 것.

이에 대한 동등한 참여와 동등한 의무와 권리가 함께 하지 않으면 여전히 다른 누구가에게 

떠넘기고야 말 것들이다. 그것이 한국여성이 아시아여성에게 떠넘긴다고 할 수 있는가. 

실제로, 여성의 자매애적 연대와 아시아여성의 위계화가 서로 모순처럼 보인 듯 

마치 원인이 모두 여성에게 있는 듯하다. 해결도 여성들이 알아서 해야하는 듯하다. 

1세계여성이 3세계여성에게 가사와 육아를 떠넘기면서 경제적 사회참여와 자아실현을 하고  

3세계여성은 또다시 떠나온 본국의 빈곤여성에게 자신의 짐을 맡겨놓고 나간 것 처럼... 

과연 그런가. 작가는 연구의 키워드를 세계화, 여성, 이주, 가사노동으로 설정하면서 

실제로 뿌리깊은 가부장제를 파헤치고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실천이 무엇인가를 시도한다. 

이주한 3세계여성이 나가있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아이들과 가족을 걱정하고 그 죄책감에  

시달리고 본국에 남겨진 아이들은 지겨울 정도로 엄마를 찾고 엄마의 부재에 대해 끝없는 원망과 

비난을 해댄다. 아니, 가족은 엄마와 아이들만 있는 것인가. 아빠는 무엇을 하는가.  

생계부양자로 엄마가 나서면 아동양육자로 아빠가 나서면 안되는가.  

무서우리만치 뿌리깊게 파고드는 가부장제의 '엄마''모성애'의 신화. 

돌봄, 보살핌, 감정노동의 역할과 의무를 국가와 사회, 가족은 가부장제에 고착되어 지겹도록 

여성을 괴롭히고 있다. 세계의 어느 여성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게 만드는 '가부장제' 

세계화의 이면에는 추악한 '자본주의'와 끈질기게 달라붙어 괴롭히는 '가부장제'가 있다.  

작가는 연구자로서 사회구조적인 모순과 문제점을 치밀하게 파헤치면서도  

'여성주의 글쓰기'라는 필치로 섬세하리만큼 이주여성이 겪고 느끼는 삶의 애환을 잘 잡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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