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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쓰면 아무도 안 읽습니다 - 브랜드와 서비스의 언어를 가꾸는 UX 라이터의 글쓰기
전주경 지음 / 윌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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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한 UX/UI 번역 경험을 바탕으로 UX/UI에 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시기에, 윌북에서 신간 <그렇게 쓰면 아무도 안 읽습니다>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 책을 접한 이유는 비슷한 번역 작업을 해본 사람의 입장에서 UX/UI 번역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글로벌 메신저 라인LINE의 시니어 UX 라이터로, 이 분야에서 여러 경력을 쌓은 10년 차 베테랑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약 270쪽에 걸쳐 UX라이팅이란 무엇인지, UX라이팅에 필요한 요소와 태도, 실무 이슈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한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밝혔듯 이 책은 UX라이터들을 대상으로 집필됐다. 물론 나와 같이 고객 경험 글쓰기를 하게 되는 사람들까지 독자에 포함되지만, 주니어 라이터를 위한 작업 태도와 더불어 실무 팁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관련 용어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가벼운 흥미와 호기심만으로 책을 펼친다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정확히 '~하는 법' 혹은 '이렇게 하면 무조건 된다'라는 식으로 알려주는 책은 아니라 숏컷을 바라고 이 책을 펼쳤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그런데 글쓰기에 숏컷이란 게 과연 있을까?). 내가 주니어 라이터였다면 실제 작업자의 마인드를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아했을 것 같다.


책을 살펴보는 내내 기술번역뿐 아니라 그동안의 번역 경험과 어느 정도 맞물리는 부분들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가령, 계단에 붙어 있는 "Mind the step" 처럼 바로 이해가 되는 가볍고 쉬운 문구도 막상 번역하라고 하면 고전하는 사람이 많다. 계단 조심하라고 해야 할지, 발밑을 주의하라 해야 할지, 단 3단어밖에 안 되는 문장을 가지고 어떤 것이 커뮤니케이션에 적합한지 하루 종일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쉽고 간결하지만 핵심 정보를 빠지지 않고 담아내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UX라이팅이다.


나는 길~게 말하는 걸 좋아하는 작가이자 번역가이지만, 지금까지 해왔듯 향후 UX/UI 번역에도 오래도록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이런 생각을 하던 중에 좋은 책을 만나 기뻤다. 종종 꺼내 보며 UX라이팅 외에도 글쓰기의 태도를 배워갈 예정이다.



서평 전문: https://blog.naver.com/kk646/223184374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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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회랑 : 국가, 사회 그리고 자유의 운명
대런 애쓰모글루 외 지음, 장경덕 옮김 / 시공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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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는 자유다. 인간 사회가 어떻게, 그리고 왜 자유를 성취하거나 성취하지 못했는지 이야기한다." - <좁은 회랑> 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완화되자마자 두 달째 다니고 있는 복싱장에서 운영을 재개한다는 문자가 왔다. 뛸 듯이 기뻤다. 첫째 주는 근질거리는 몸을 이기지 못해 어떻게 해서든 집에서 운동복을 갖춰 입고 매트 위에서 신나게 스쿼트를 했지만 둘째 주에 접어들자 이런 열정이 조금씩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세상에, 홈트 하는 게 이렇게나 어려운 일이던가. 열 발자국만 나가면 운동을 할 수 있는 거실이 펼쳐지는데. 그러던 중 운동을 하러 와도 된다는 연락을 받으니 기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그날 이후 지금까지, 나는 국가의 허락을 받아 마스크를 쓰면 합법적으로 운동을 해도 되는 존재가 됐다. 나는 이 사회의 성숙한 구성원이므로 기꺼이 협조하기 위해 복싱장에 나가 현재 내 체온과 휴대폰 번호를 적고 QR코드를 카메라 앞에 내밀었다. 신나게 글러브를 끼고 잽을 날리고 오며 중얼거렸다. '세상 참 살만 하군'.


그런데, 개인이 운동할 자유를 국가에게 허락받는 것은 과연 옳은가?강력한 독재적 국가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좁은 회랑>의 저자들은 다양한 국가의 형태와 사회적 현상을 살펴보며 독자들과 함께 이상적이고 서로의 책임을 다하는 국가와 사회의 모습을 찾아 떠난다. 우리는 세계적 유행병 발병 시점 이후부터 국가의 허가 없이 마음대로 나설 수 없게 됐다. 마스크를 사려면 착하게 줄을 서란 말에 기꺼이 따르고, 9시 이후엔 배달 장사만 하란 말에 알겠다며 끄덕인다. 코로나19와 함께 맞이한 '뉴 노멀' 시대에 국가는 우리의 자유를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는 걸까?

안타깝게도 코로나19가 종식되는 그날까지, 매우 다양한 방면에서 자유를 제한할 수 있으며 시민 또한 더 많은 사상자와 감염자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집회 등의 강제 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이는 한국 특유의 사회 문화 때문에 더더욱 가능하다고 본다. 이전보다 나아졌다곤 하지만 여전히 깊게 뿌리 내려 있는 눈치 문화와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행동을 좋아하지 않는 고유의 자긍심으로 한국 시민들은 그 통제에 따르며 국가에게 막강한 힘을 부여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문제는 우리 스스로 '독재적 리바이어던'의 형태를 갖출 수 있도록 막강한 힘을 부여하는 동시에 사회 구성원이 서로를 감시하는 '한국형 코로나19 규범의 우리'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서로의 빅 브라더가 되고 있다는 것. 지금은 조금 나아진 듯하지만, 3월 즈음엔 외식을 하고 왔다는 사실을 친구에게 말하는 것조차 불편했다. 말하는 순간 대역죄인이요, 방역에 이바지하지 않은 몹쓸 놈이 된다. 그 어디에서나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서로가 서로를 따가운 시선으로 질책하며 규범을 따르지 않은 이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규범의 우리가 지어지고 있다. 다수의 행복을 위해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보지만, 이런 경우 사회와 국가가 좁은 회랑을 유지한다고 볼 수 있는가 하는 물음표가 떠오른다.국가라는 거대한 연출자 앞에서 구성원들은 열성을 대하여 대사를 읊어 대는 배우가 된 것은 아닐까?

저자는 국가와 사회가 서로를 견제하고 책임을 다하도록 고유의 긴장 상태를 유지하는 모습이 최고의 형태라고 말한다.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기꺼이 내어준 자유에 대해 '협조'해 주어 고맙다는 대우를 받고 있는데, 이 사태가 마무리되는 그 어느 날, 개인의 사소한 자유는 돌려받을 수 있는가? 혹시 지금껏 가지고 있던 독립성을 잃고 의존력만 키워지는 것은 아닐까? 오늘날 시민은 국가가 내세우는 법과 행정력이 올바르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역할을 자처해야 한다.그 감시의 시발점은 필시 '관심'일 것이다. 정부가 발표하는 새 법안은 자연스레 권한을 중앙으로 모으고 있지는 않은지, 어째서 국회의원들은 집을 처분하느라 바쁜지, 재난 지원금을 더 지급하라 주장하는 사람의 속내는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궁금해하는 일. 그것이 이 사회를 구성하는 이들에게 주어진 책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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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는 자유다. 인간 사회가 어떻게, 그리고 왜 자유를 성취하거나 성취하지 못했는지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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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영화 공식 원작 소설·오리지널 커버)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강미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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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 책 구매했는데, 진짜 소장 가치 높아서 추천해요!!! 포토카드도 너무 예쁘고 마일리지로 구매한 스틸컷 거치대도 사랑스러워요 ㅠㅠㅠ 영화가 좋았던 분들이라면 더 큰 여운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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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번역을 위한 공부법 - 번역가 3인 3색, 100일 번역마늘 프로젝트
신노을.임혜미.김정자 지음 / 더라인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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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라인에서 진행하는 번역 마늘 프로젝트 1시즌에 참가한 적이 있다. 그 이후 진행된 2시즌, 3시즌에도 참가했었다. 단 한 번도 완주한 적은 없다. 가장 오래 버텼던 게 20일에서 30일 남짓이었던 것 같다. 휴가를 가는 날에는 미리 이틀치를 해둔 뒤 해외에서 한국 시간에 맞춰 업로드하기까지 했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으나, 번역가가 되려면 '이렇게까지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매우 간단해 보이지만 전혀 간단하지 않은 세 사람의 중국어 번역 고군분투기가 책 속에서 펼쳐진다. 읽다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공부 방법 같아 보이지만 끈기 있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적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말보다 실천이 앞서야 하는데, 패기 있는 도전장과 열정만으로 해낼 수 없단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번역 공부의 끝이란 건 존재하지 않겠지만, 세 사람이 묵묵히 걸어간 100일간의 발자국은 번역가를 꿈꾸는 누군가에게 또 다른 동기와 의지를 심어줄 것이라 믿는다. 언어를 떠나 번역가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다면 당신보다 앞서 걸어간 세 사람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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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스콜라 창작 그림책 7
윤여림 지음, 안녕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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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따뜻한 일러스트와 글을 읽었는데, 계속 눈물이 나더군요.
결혼도 안 한 제가 이 책을 산 이유는 늙어가는 우리 엄마가 떠올라서였어요.
정말 따뜻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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