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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진짜 공부 - 10대를 위한 30가지 공부 이야기
강원국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8월
평점 :
어린 시절 헌 책방에서 교과서를 샀던 기억이 있다. 새 교과서가 더 비싸기도 하였지만 지금처럼 자습서, 참고서 등이 흔하지 않고 귀하던 시절 선배들의 필기가 잘 된 교과서를 만나는 일은 행운이라 여겨졌다.
이 책은 필기가 잘 되어 있는 선배의 교과서처럼 매우 친절하다. 선생님의 농담이나 철학적인 대화까지 하나도 놓지지 않고 꼼꼼하게 필기한 성실한 선배의 교과서 같은 이 책을 소개하자면 우선 표지에 '10대를 위한'이라고 대상을 분명히 함으로써 책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책 필요성을 명확하게 제시한다. 독자를 정해둔다는 것은 독자로 하여금 책을 읽는 수준의 기준을 제공하는 훌륭한 장치라고 생각한다. 나는 10대 아이를 둔 엄마로서 아이 입장을 고려하면서 독서했다.
이 책은 Day1~5까지 10대에게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를 쉬운 말로 친절하게 설명하고 조언한다. 내 아이에게 한 번은 해봤음직한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되는 잔소리가 이 책에서는 성숙한 어른이 아이의 눈을 들여다 보면서 천천히 설명하는 느낌으로 펼쳐진다. 아이들은 독서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의 공부 태도에 대해 돌아보게 될 것이다.
Day6~7에서 시간관리와 지구력 즉 공부 태도의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면서 첫주 '공부할 마음 다지기'를 완성하면 비로소 학생들은 공부할 준비가 된다.
이 책은 공부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동시에 '공부'가 무엇인지 철학적 질문을 잊지 않는다. 진짜 공부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입시를 위한 학교 공부만이 아닌 인생의 다양한 시점, 필요한 공부를 해야하는 시기에 우리의 태도를 정리한 책이라 여겨져 50대 이후의 공부를 준비하는 나에게도 작가의 이야기는 매우 의미있게 다가왔다.
두 번째 주의 '공부 근육 만들기'에서는 어떤 공부를 선택해야 하는지 알려 준다. 암기 잘하고 문제 잘 푸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습관을 만들고 노력하고 세상을 위하는 좋은 사람,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세상에 공감하는 사람, 몰입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 진짜 공부를 한 사람이라 말한다. 과연 '나'는 진짜 공부를 해 온 것인가? 어느 세대나 이 질문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어려운 말이 없다는 것이다. 10대 수준에서 읽어낼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하여 독자의 부담이 적다. 부드러운 말투를 활용해 작가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하면서 자연스럽게 내용을 이해하도록 유도한다. 적절한 사례와 연구 결과의 인용 등은 읽는 이에게 설득력이 있으며서 동시에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글쓰기는 좋은 글의 사례가 되어 자연스럽게 작문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핵심 내용에 색을 칠하고 매주 마무리에 정리 및 활동을 제시한 것도 교과서와 유사한 모양새여서 평소 교과서로 공부하는데 익숙한 학생들에게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다고 보였다. 읽는 양을 정해주고 핵심을 요약하고 간단한 적용을 통해 내면화하는 등 책이 시키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좋은 공부방법을 실천하게 정리된 이 책은 참 친절한 책이 아닐 수 없다.
"어른이 됐다는 건 질문할 줄 아는 사람이 됐다는 의미입니다."
스스로 어른인가 고민하고, 스스럼 없이 질문하는 아이들의 어른스러움을 본받겠다 다짐하면서 이 책을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성실하게 읽고 글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