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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열리포트
홍성호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0년 11월
평점 :
국어 문법과 관련하여 가장 실무적이며 실용적인 책이 없을까를 고민하던 중 이 책을 알게 되었다.
홍성호 기자가 쓴 책 <교열 리포트>는 신문사와 출판 현장에서 축적된 생생한 언어 실태를 바탕으로, 우리말 오용 사례를 날카롭게 짚어낸 실용 교양 도서이다.
저자는 언론 매체, 공공 문서,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맞춤법, 띄어쓰기, 표준어 규정 위반, 일본어투·외래어 남용 사례를 실증적으로 예시해 준다.
또한 단순한 어법 지식을 넘어 언론과 공공기관이 쓰는 말이 대중의 사고를 지배한다는 점을 경고하며 '바른 언어 생활의 책임감', 즉 언어의 공공성을 일깨워 준다.
이 책은 발간 당시 한국 사회의 언어 습관 변화를 추적하여 기록한 일종의 '언어 사회학적 보고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다만 저자는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다 보니, 언어의 자연스러운 변화나 대중의 언어 수용성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언어는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대중의 쓰임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규범의 잣대로만 재단하여 '맞고 틀림'의 규범주의에 치우치는 경향도 있어 보인다.
또한 예시의 상당수가 신문 기사나 출판물 등 인쇄 매체에 집중되어 있다.
인터넷, 모바일, SNS 등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소통하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의 언어적 특성(축약어, 밈, 감정 표현을 위한 의도적 오용)을 포용하거나 분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전체적으로 '이렇게 쓰면 틀리니 저렇게 고쳐야 한다'는 식의 처방적(Prescriptive) 해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정 표현이 왜 대중들 사이에서 널리 쓰이게 되었는지에 대한 언어심리학적·사회학적 맥락 분석이 다소 얕아, 독자가 원리를 깊이 이해하기보다는 단순 암기식으로 수용하게 만들 수도 있겠다.
총평하자면 홍성호의 <교열 리포트>는 우리 사회의 무분별한 말글살이에 경종을 울리고 언어의 공적 가치를 증명한 훌륭한 나침반임에 틀림없다. 다만, 이 책을 읽을 때는 규범의 엄격함만을 맹신하기보다, 현대 사회의 다양한 소통 방식과 언어의 유연성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잡힌 시각도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