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BL] 동족
해온 / 페로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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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브족이라는 종족도 신비롭고 정말 아름답고 슬프고, 따뜻한 이야기였어요. 최근에 읽은 책 중 단연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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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좋은 투자에 이르는 주식 공부 - 투자에 임하는 마음, 주식을 분석하는 기술
송선재(와이민) 지음 / 워터베어프레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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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투자자에겐 투자를 단편적으로 아는 것보다 기초를 잡는 게 더 중요합니다. 기초를 충분히 닦지 않고 기술만 배우면 언젠가 위기가 왔을 때 대응하지 못하고 허둥지둥하게 됩니다.”


나는 만년 주린이다. 주식 입문 시기가 꽤 오래되긴 했지만 새가슴인 탓에 소액으로 여러 섹터에 과하게 분산투자를 해왔고, 기업에 대한 정량적인 분석 공부 또한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다행히도 내가 하는 일이 경제나 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트렌드를 읽는 일이어서 크게 손해볼 일도, 그렇다고 크게 돈 벌 일도 없이 주식시장의 유령처럼 떠돌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지속적으로 여러 섹터에 투자하다보니 각 분야의 흐름을 조금은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시장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것도 (인버스 투자 폭망을 통해) 일찌감치 체득했다. 투자자이든 기업가이든 성장에 대한 열망이 더욱 크다는 것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진리다(아이고 뼈야..). 그리고 무엇보다 기업의 체력이 탄탄하고 성장성 높은 섹터에 포함되어 있으며, 무엇보다 비즈니스모델이 분명하다면 믿고 장기 투자해도 좋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기초공부를 게을리 한 대신 주식시장에 돈을 태우며 체득한 것들이다.

그나마 소액 투자자로서 나쁘지 않은 멘탈을 키우는 데 가장 많이 도움을 받은 곳이 블로그였는데, '와이민, 투자자로서의 삶'이라는 블로그를 운영중인 현업 애널리스트 와이민(송선재) 님도 그 중 한 명이다. 나는 또한 와이민님의 수줍음 가득한 <기러기 생존 요리교실>의 팬이기도 하다. 보통 요리블로거들은 성공적인 레시피만 올리는데 와이민님의 레시피는 종종 반전이 있다는 게 매력이다. 음. 잠시 이야기가 샜다.

와이민님이 이번에 낸 <스스로 좋은 투자에 이르는 주식 공부>는 정확하게 주식 초보 주린이를 위한 책이다. 부제가 '투자에 임하는 마음, 주식을 분석하는 기술'로 꽤 긴 편인데, 읽다보면 왜 이렇게 부제를 썼는지 알게 된다. 책의 앞 부분이 투자에 임하는 마음이라면 뒷 부분은 주식을 분석하는 기술에 대해 아주 기초적인 부분부터 친절하게 다루고 있다. 예전에 와이민님이 번역한 <100배 주식>도 읽었었는데, <스스로 좋은 투자에 이르는 주식 공부>이 주식 입문자에게는 <100배 주식>을 고민하고 선택하게 되는 징검다리 같은 책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나처럼 주식시장에서 돈을 잃지 않고도 훌륭한 투자 경험과 지혜를 쌓을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저는 투자를 위한 공부가 성과로 이어지려면, 총 3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는 제대로 공부하는 것, 두 번째는 그 공부를 실전에 적용해 보는 것, 세 번째는 실전에서 받은 피드백을 통해 다시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과정을 무한 반복하는 것이 투자 공부의 실체입니다.” _투자 공부를 하는데, 왜 투자 실력은 늘지 않을까? 中 투자의 필수 루틴

와이민님이 말하는 투자 루틴에서 제대로 공부하는 것에 해당하는 부분은 3번째 챕터 '주식을 공부하지 말고, 기업을 공부하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정말 초초초보이자 신생아 주린이라면 이 부분부터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나의 경우 1~2챕터에서 정말 많은 부분에 밑줄을 그었지만 투자를 조금 경험해본 사람이라야 이해하기 쉬운 내용이 꽤 되기 때문이다.

챕터 3부터는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암호같은 항목들을 어떻게 읽어야하는지, 모두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제무제표에서 현금흐름은 왜 봐야하고 ROE는 어떻게 계산하는지, 이 수치를 어떻게 해석하면 좋은지, 등등 어린이 독자에게 대학생 횽아처럼 친절하게 하나하나 설명하고 입에 떠넣어준다.

요즘 수많은 주식 입문서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 책의 탁월한 점은 여러 케이스에서 워런 버핏이나 찰리 멍거 등 저명 투자가들의 투자 격언을 적절히 인용해 초보자도 대가들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가치 투자라는 명분으로 시작했지만, 주식을 방치하는 것으로 변질되었고, 주식을 매수할 당시의 열정적인 리서치는 어느새 믿고 싶어하는 판단의 근거만을 수집하는 서치로 바뀌게 됩니다 ... 좋은 기업이 계속 좋은 기업일 것이라 믿으면서 모든 부정적인 신호를 애써 외면하면서 게을러집니다. 찰리 멍거는 "자신의 마음을 바꾸어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아이디어를 파괴할 수 있는 자기 비판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미국의 유명 투자 저술가인 토머스 펠프스는 "모든 인간의 문제는 해결책을 예상할 수 있다면 투자 기회입니다. 도둑이 없다면, 누가 자물쇠를 살까요?"라고 했습니다. ... 새로운 방법, 새로운 소재, 새로운 제품이 삶을 개선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가 무엇인가를 빠르고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하도록 돕는다면 큰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트와이스/스타벅스/애플의 사례).”

또한 현업 애널리스트로서 주식 시장에 들어온 초보나 중수 투자자들이 빠지기 쉬운 통념을 꼬집는 부분도 많다.

“좋은 주식을 사서 장기로 투자하라'라는 말 속에는 '주기적으로 체크하라'는 말이 숨겨져 있습니다. ... 장기 투자의 기본은 좋은 주식이고, 그렇기에 좋은 주식이었는지 주기적으로 가치를 재산정해 봐야 합니다.”

“자기 확신이 큰 주식이 자기의 판단과는 달리 하락하게 되면, 통상적으로 시장이 주식의 가치를 몰라주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소위 말하는 '존버' 상태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성공한 겨우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시장이 옳아서 자신의 판단이 실수였을 수도 있고, 처음 매수했을 때보다 기업 가치게 훼손되고 있어 주가 하락이 정당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치 투자와 성장 투자를 구분하기보다는 '가치 함정'을 조심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가치 투자를 한다는 것이 기업 주가가 하락할 때, 그리고 몇 달 전보다 싼 것 같을 때 무조건 투자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경험상 투자자가 손실을 입는 것은 유리한 상황에서 질이 떨어지는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단기이익 등 정량적인 평가 지표에서 드러나는 수치만으로 기업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글로벌 사례를 통해 알려준다. 이중 하나가 아마존인데, 제프 베조스가 이익을 아예 사업구조에서 배제할 만큼 기업 가치 성장에 집중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가 기업에 투자할 때 어떤 선구안을 가져야 하는지 짚어준다.

목차를 보면 항목 하나하나가 참으로 알찬데, 마지막 챕터인 실전 투자에서 유용한 팁들도 유용하다. 레버리지가 가져오는 장점과 단점, 자본의 질이 중요한 이유(자기 자본이며 장기적으로 굴릴 수 있는 돈이 투자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자신의 투자 자본에 대한 파악이 끝났으면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수많은 고수의 의견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라는 말에서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혜안 등 우리가 어려움을 느끼지만 명확하게 답하기 어려웠던 부분에 대해 차근차근 짚어준다.

이 책은 초보 투자자의 입문서로서도, 또 투자자의 마음을 다잡는 부분에서도 상당히 훌륭한 책이다. 나는 책에 줄을 잘 긋지 않는 편인데, 이 책에는 정말 많은 줄을 그었고 꼭 다시 읽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요즘 인기를 얻는 유튜브 스타 투자자들은 잘 모르지만, 이분은 진짜다. 정석대로 차근차근 투자 기본기와 마음가짐을 배우고 싶은 주린이 투자자들에게 강추한다.

*오탈자

p104 둘째줄 -과거 몇 년간 기업 경영진 추진한 신사업 계획이

p106 여덟째줄_그 결과로 들어오는 현금을 잘 사용하데, 대부분의 경영자와 주주는


앞 부분에도 몇 개 있었는데 누군가 나 대신 찾아주셨으리라..

*이 서평은 워터베어프레스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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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유치원 길벗스쿨 그림책 19
우에하라 유이코 지음, 황진희 옮김 / 길벗스쿨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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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가 될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이 있다고?"


12월엔 의식적으로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책을 찾아서 아이들에게 읽어주곤 한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나도 좋다. 읽으면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게 되고, 행복한 상상을 하게 만드니까. 그런데 산타가 될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이 있다니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거기서 어떤 하루를 보낼까? 그림체도 섬세하고 물감 채색도 보드럽다. 게다가 볼 빨간 산타 유치원 아기들. 너무 귀여워서 얼굴 하나하나를 찬찬히 보게 된다.

산타 유치원은 기숙사 생활이라 요 쪼꼬미들이 스스로 일어나 씻고, 옷도 입고, 음식도 준비하고, 동물들에게 식사도 마련해준다. 이렇게 섬세하게 그린 동화 일러스트의 미덕은 텍스트가 적어도 그림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는 점이다. 3살과 8살 우리 아이들은 아이들이 뭘 먹는지, 선반에는 뭐가 올라가 있는지, 고양이와 개는 뭘 먹는지 한참을 떠들어댔다. 그나저나 음식이 너무 맛있어 보인다. 심지어 개밥도 맛있어보이는 .. 

산타 유치원의 아이들은 꽤 바쁘다. 동물들도 돌봐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한다. 살금 살금 걷기를 배운다는 부분에서 갸우뚱 했다. 여기도 층간소음을 조심하나, 하고(세속적인 어른이라..ㅜㅜ). 아직 상상력이 풍부한 분이라면 아마 이유를 아실 것. 참고로, 우리 첫째는 대번에 알았다. ㅎㅎ 꼬맹이들이 노트에 집 하나 썰매 하나 그려놓은 것도 재밌다. 산타할아버지도 1년에 하루만 일하는 꿀 직장인 줄 알았는데 후학 양성에 힘쓰고 계시구만!



산타 할아버지와 함께 눈밭을 가로질러 전나무도 베어서 나르고. 우리 첫째는 12명의 아이를 보더니 "1년이 12달이어서 12명인가봐요"라고 했다. 오호라, 정말 그런건가? 3살 둘째는 아직 크리스마스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그저 그림을 보며 신나할 뿐인데, 8살인 첫째는 외려 그림을 더 자세히 보고 그림 속 소품이나 글자 하나하나도 깊이 생각한다. 역시 크리스마스도 연륜이구만!


산타 할아버지가 일 나가셨을 때(?) 전나무를 근사한 크리스마스 트리로 꾸미는 아이들. 일러스트가 너무 예쁘다. 아이들이 우리집 크리스마스 트리랑 똑같다며 무척 좋아했다.  


우리 세살 둘째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 달 보는 걸 좋아하는데 그림 속에 달이 두둥실 떠있다며 볼 때마다 소리를 지른다. 창밖으론 눈도 소복소복 내리고... 그런데 이 아이들 단벌신사다. ㅜㅜ 저 커다란 양말에 선물 하나씩 받았을까? 책을 보면 알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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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첫째가 가장 좋아하는 산타 유치원의 크리스마스 만찬. 케이크, 새우튀김, 통구이, 파이 근사한 식사. 자기가 받은 선물을 모두 가져와서 테이블에 놓고 식사하는 모습이 아이답고 귀엽다. 우리 둘째는 읽는 내내 내게 "산타 할아버지가 초록색 구급차랑 경찰차 줄거야"라고 말했다. 어깨가 살짝 무겁구먼 ㅎㅎㅎ; 


기념일이면 두고두고 읽는 책들이 있는데, 이 책도 12월마다 찾아서 읽을 것 같다. 참 예쁘고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우리 둘째도 산타 유치원에 유학 보내면 안 될까? 산타 되는 거 완전 찬성인데! (어머님, 어린이집 대기를 타셔야...)


*길벗스쿨 서평 이벤트로 책을 증정 받아 즐겁게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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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보석 가게 마석관 1 비밀의 보석 가게 마석관 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사타케 미호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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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나는 아이가 읽는 책의 글밥이라던가 내용의 수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도서관 갈 일이 요원했고, 아이는 집에 있는 책이라던가 학교에서 두권씩 빌려오는 책들로 만족해야 했다. 아이가 스스로 알아서 좋은 책을 읽고, 새로운 책을 고른다면 좋겠지만 아이의 책 읽기를 찬찬히 관찰해보니 자기가 좋아하는 책, 혹은 이미 읽었던 책들만 반복해서 보는 게 명확해졌다.

책을 반복해서 읽는 건 사실 문제가 아니다. 읽을 때마다 새롭고 재미있다면 대찬성이다. 어릴 때는 정말 좋아하는 책을 연속해서 몇 번이고 읽었으니까. 다만 지금은 몇 권 안 되는 책을 반복적으로 읽느라 다른 책 읽을 기회가 줄어든다는 게 문제인 것 같다. 책을 읽는 게 머릿속 경험의 폭을 넓혀준다면 아이에겐 새로운 경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조금은 어린 시절의 틀에서 깨고 나올 필요는 있으니까.

<비밀의 보석 가게 마석관> 속 마석관의 주인은 특별한 돌과 보석을 수집한다. <마석관>은 이 비밀의 보석가게가 소장하고 있는 보석들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하나 소개하는 책이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아이에게 완전히 새로운 책이다. 이렇게 그림은 적고 글밥은 많으면서 머릿속으로 상상할 여지가 풍부한 책은 처음일 것이다. 짧은 단편들로 이루어진 덕에 지루할 틈 없이 읽을 수 있다.

책을 받자마자 읽었는데 글밥이 꽤 돼도 문장이 간결하고 이야기가 흡입력이 있어서 어른의 속도로는 한 시간이면 족히 읽을 수 있었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마치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세헤라자드가 풀어놓은 우화 같이 신비롭고 흥미로웠다. 아침에 일어나니 먼저 깬 딸도 앉아서 이 책을 읽고 있었다. 재미있느냐고 물으니 무척 재밌다고 웃는다. 좋은 신호다. 나는 아이가 꼭 교훈이 있거나 감동적인 책을 읽기만 바라지는 않는다. 지금은 재미있는 책을 많이 읽고 책에 대한 흥미를 유지하기만 해도 좋을 것 같다. 다행히 <마석관>은 재미도 있고 교훈도 있다.

미래를 봄으로써 돈을 벌게 해주었지만 결국 자신의 눈을 멀게 한 수정, 저주를 심었더니 모두를 불행하게 한 뒤 결국 자신까지 불행하게 한 루비 반지, 먼 곳으로 떠나는 여행자 아들을 지켜준 터키석... 수정, 루비, 위석(베조아르), 묘안석, 문스톤, 터키석, 마노와 자수정, 산호 등 각종 보석들에 얽힌 이야기가 소개된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들은 돌의 보석말과 관련된 작은 교훈들을 갖고 있다.
보석말은 꽃말과 같은 보석의 상징을 뜻하는데, 수정은 ‘정화’와 ‘순수’, 루비는 ‘정열’과 ‘사랑의 승리’, 묘안석(크리소베릴 캐츠 아이)는 ‘위험과 곤란의 예지’, 월장석(문스톤)은 ‘행운’, 터키석은 ‘번영과 성공’, 마노(오닉스)는 ‘부부의 행복’과 ‘성공’, 자수정은 ‘성실’과 ‘마음의 평화’, 피산호는 ‘장수’를 가져다준다고 한다.
우리 첫째는 보석말은 없지만 해독력을 가졌다는 산양의 위석 이야기를 가장 흥미로워했다. 나 역시 그런 돌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고, 돌아가신 스님들의 몸에서 나오는 사리도 혹시 그런 작용을 하는지 아주 잠깐 쓸데없는 생각을 해봤다.

옛 사람들은 돌이나 보석에 영험한 힘이 깃들어있다고 여겼다. 그건 자연에 대해 두려움과 경외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러한 옛 사람들의 태도는 그에 얽힌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 <마석관>에 나온 이야기들이 이러한 전설을 토대로 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구전으로 전해져온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소중히 담아놓은 보석함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은 이런 전설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쩌면 이런 전설을 대신하는 것이 SF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늘 미지의 영역이다. 옛 사람들에겐 예측 불가능한 불행을 가져오기도 하는 자연의 변화가 미지의 신비였다면 현대의 우리에겐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발달하는 과학과 알 수 없는 미래가 미지의 안개 속에 놓여있다.

아이들에겐 모든 이야기가 필요하다. 옛 설화도 필요하고, 사실을 토대로 한 이야기도 필요하고, 과학도 필요하고, 미래도 필요하다. 최근에 SF와 판타지에 빠져 온 관심이 그리로 쏠려있었는데 간만에 <마석관>과 같은 이야기를 읽으니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엄청나게 인기를 끌었다는 저자의 다른 저서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도 궁금해졌다. <전천당>을 읽어보지 않아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미스테리한 신비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들 혹은 어른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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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전사 소은하 창비아동문고 312
전수경 지음, 센개 그림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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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릴 때 참 되고 싶은 게 많았다. 화가도 되고 싶고, 탐정도 되고 싶고, 작가도 되고 싶고, NASA에도 들어가고 싶었다. 엉뚱하게 되고 싶은 게 많았던 시절이었다.

<별빛 전사 소은하> 속 은하는 내가 되고 싶었던 수많은 직종을 초월해 ‘알고 보니 외계인’이었다. 어느 날 손목에 별 무늬가 생기고 손에서 자기장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엄마로부터 원래 외계에서 우주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지구로 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우월주의파는 헥시나인을 비롯하여 몇몇 진화한 인류가 우주를 지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단체래. 코니스와 우월주의파는 점령하고 싶은 행성을 찾은 후에 각 행성에 행성 개조 칩을 뿌리기 시작했대. 그 행성 중 하나가 지구고.

외계의 적이 지구에 침투하는 방식은 더 흥미롭다. 바로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서다. 은하는 가족과 지구로 파견된 같은 외계 전사들 그리고 절친인 소령, 기범과 함께 적과 싸운다.

나는 한 번도 게임을 심심풀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현실 세계만이 전부가 아니다. 가상 세계 역시 내 인생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게임에서도 언제나 매너를 지키고 룰을 따른다. 그 안에서 누구보다 당당하고 진지하게 경쟁한다.

네가 세상의 중심인 줄 알지? 천만에. 너도 누군가에게는 외계인이고, 먼지 같은 존재야. 이 말은 안 하려고 했는데, 너 춤 엄청 구려. 연습 좀 제대로 해.

이 책은 한편의 단편영화 같은 이야기다. 초등학생이 읽는 SF소설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서 서평단을 신청했는데 생각보다 흥미롭게 읽었다. 술술 읽히면서도 그 무렵 아이들이 가질만한 고민들이 곳곳에 잘 녹아있다. 친구들 사이에서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 '알고 보니' 다른 사람과 달리 특별한 존재(외계인)이고 싶은 마음, 강한 척하는 아이들에게 쏘아 붙이고 싶은 마음, 어른들과 동등하게 대우받고 싶은 마음...

나와 완전히 다른 초등학생 시절을 보낼 딸을 나는 평생 완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의 세계는 이미 내가 보내온 시대로부터 달라져있다. 어떻게 보면 소은하도 우리 딸도, 수많은 초등학생들도 모두 내게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외계인들이다. 작가의 의도가 어떠하든 나는 <별빛전사 소은하> 속에서 요즘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었다. 아마도 아이들 역시 이 책을 읽으면 자신의 마음을 발견할 수 있겠지? 우리 딸도 소은하처럼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가족과 친구들을 따뜻하게 끌어 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창비 서평단에 참여하여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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