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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커 래빗홀 YA
이희영 지음 / 래빗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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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이나 웹툰에서 ‘회귀물’이라는 장르가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과거로 돌아간다는 설정 자체로 그렇게 수많은 창작물이 쏟아져 나오고, 회귀물이 가진 특유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회귀물만 죽도록 판다는 사실도. 일종의 대리만족이 아닐까 생각했다. 어쩌면, 사람들은 회귀물을 통해 주인공에게 절체절명의 기회를 한 번 더 주고, 좀 더 유리한 고지에 서게 함으로써 현실의 내가 느끼는 나약함 같은 것들을 보상받는 게 아닐까 하고.

<셰이커>는 회귀 판타지소설이다. 주인공 나우는 고등학교 3학년에 친구 이내를 사고로 잃는다. 오래 짝사랑해온 이내의 여자친구 하제는 이제 나우의 연인이다. 나우는 모종의 죄책감과 두려움을 갖고 있다. 친구의 옛 연인을 사랑한다는 죄책감. 그리고 하제가 자신을 사랑한다 해도 그 안엔 이내가 남아있을 거라는 두려움. 나우는 우연히 들어간 바에서 신비로운 바텐더가 만들어준 칵테일을 마시고 시간여행을 떠난다. 나우가 있었던 열아홉으로, 그리고 하제와의 관계를 바로잡을 수 있었던 열다섯으로 그리고 하제와 자신이 가장 힘들었지만 그만큼 가까워질 수 있었던 스무살로. 그곳은 진짜 과거가 아니지만 나우는 적어도 자신이 해볼 수 있는 것들을 할 기회를 얻었다. 어찌 보면 신의 배려로.

중요한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나우가 돌아갈 때마다 어떤 선택을 할지 조마조마하게 읽어내렸다. 막상 돌아가서도 머뭇거리며 돌아서는 나우가 답답하고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어쩌면 그게 진짜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지금의 기억을 가지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더 조바심이 나서 뚝딱거리고, 선택의 순간에 불확실한 미래보다 이미 알고 있는 확실한 미래를 선택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 이야기는 퍽 따뜻해서 나우는 다행히도 마지막 시간대에서 큰 위로를 얻는다.

청소년 도서라 학생시절이 배경으로 나오다보니 추억도 돋고(물론 그래봤자 2000년대다), 풋풋하게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이제 우정이나 사랑이 너무 무덤덤한 화제가 돼버렸지만, 중고등학생이 읽는다면 아주 간절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p.63

우물을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자신이 있는 곳은 바로 옆 우물 안이었다.

p.103

나우가 거울 속 열다섯의 나우를 노려보았다. 저 거울 너머에서 이곳의 절대자가 자신을 한껏 비웃는 것 같았다. 강아지의 목줄을 풀어 준 것이 아니었다. 조금 더 긴 줄로 바꿨을 뿐이었다. 결국 처음 자리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는 빌어먹을 시스템에 갇혀 버렸다. 출구 없는 미로에서 헤매는 실험실 생쥐와 다를 바 없었다.

p.198

"조명이 비추는 곳은 환하고 밝을 수밖에 없습니다.“

바텐더가 손가락을 세워 머리 위에 매달린 조명을 가리켰다.

“살아가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쁨과 행복, 감사와 평안, 아니면 불안과 우울, 좌절과 비통, 생각의 조명이 어디를 비추느냐에 따라 유독 그 부분이 도드라져 보일 수밖에 없겠죠.”



p.263



칠흑의 밤이 지나면 태양이 떠오르겠지. 아름답게만 보이던 세상도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 줄 것이다. 별이 지고 해가 뜨듯 칵테일 한 잔에 쓰고 단 맛이 공존하듯, 인간의 시간도 매 순간순간, 여러 모습으로 흘러갈 것이다. 즐겁고 기쁜 날과 아프고 괴로운 날이 어지롭게 뒤섞여 기묘한 색으로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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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사모펀드 이야기 - 위험을 극복하고 초과 수익을 얻는 투자의 비밀
사친 카주리아 지음, 장용원 옮김 / 길벗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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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투자가들은 위기에 빠진 기업을 매수해 빚을 잔뜩 안기고 최대한 비용을 줄인 다음 단기간에 이익을 내고 매각한다.

-이들이 하는 것은 금융공학이다.

-사모펀드는 금융계의 집 장사다. 표적기업의 경영 실적이 개선된다고 해도, 상당한 수익을 올린 후 빨리 엑시트한다는 기본 목적의 부수적 효과일 뿐이다.

-사모펀드는 예측 가능한 정해진 투자 방법을 따른다.

이 말은 내가 쓴 게 아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사모펀드 이야기> 138페이지에서 언급한 사모펀드에 대한 세간의 인식에 대해 옮긴 부분이다. 세간의 인식에는 금융업계 사람들도 포함된다. 평범한 직장인이자 개미 투자자인 나도 비슷한 인식을 갖고 있었다. 대략 이런 식이다. A라는 사모펀드가 물밑에서 야금야금 지분을 늘려가며 어느 날 멀쩡하던 회사를 집어삼킨다. 완전히 삼킨 뒤 회사에서 돈이 되는 부분은 매각하거나 돈이 안 되는 부분은 구조조정을 시작해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쫓겨나는 장면.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무표정하고 냉정한 얼굴로 바라보는 양복쟁이들. 읽어보니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다.

<세상을 움직이는 사모펀드 이야기>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다시피 사모펀드가 어떤 사고방식을 갖고 프로젝트에 접근하는지, 어떻게 운영하고 어떻게 수익화를 이뤄내는지 자세히 소개하는 책이다. 사모펀드 회사는 어떤 기업을 표적으로 삼을까. 표적기업을 정할 때 단순히 만만해 보이는 기업을 찾는 게 아니다. 좋은 상품과 네임밸류가 있지만 시대에 뒤쳐지거나 재무상태가 망가진 기업을 찾는다. 이때 인수한 뒤에는 어떻게 회생시킬지, 가치를 올릴 수 있는 시나리오 역시 함께 준비한다. 그후 사모펀드 회사 내부인들의 치열한 질문이 시작된다. 고객의 엄청난 규모의 돈을 굴리는 것이기에, 이런 질문과 회의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돈을 잃을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프로젝트의 진행이 지지부진하거나 아예 손해 볼 가능성은 없을까.p.104' 가장 최악의 상황까지도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다음 표적기업을 어떤 식으로 매수하는 게 비용면에서나 과정면에서 가장 효율적일지 시나리오 몇 가지를 준비한다. 만약 순조롭게 인수하고 구조조정을 거쳐 회사가 업계에서 다시 재기하기 시작하면 사모펀드는 엑시트를 준비한다. 이때 엑시트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책에서 본 가장 참신한 사례는 회사 내 다른 펀드에 매각하는 것이다. 그러면 회사는 고객으로부터 2+ 20(수수료 +성공수수료)를 받게 되고, 다른 펀드에서도 이 회사 매각이 순조롭다면 같은 수수료를 받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사모펀드의 투자 전문가는 일이 성공하면 개별 인센티브를 받는데, 현금이나 주식 외에도 지분 참여의 형태도로 받는다. 그러니까 일종의 주인의식을 지닐 수밖에 없다. 회사를 망가뜨리는 게 본연의 목적은 아니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이들이 느끼는 주인 정신에는 창업자나 기업 소유주가 가지고 있을 원초적인 주인 정식과 미묘하게 다른 점이 있다. 사모펀드의 대가는 전통적인 기업 소유주와 달리 필요하면(특히 매각할 때는) 그 기업에서 한 발 떨어져 문제를 분석할 능력이 있다.p.101’

“혼란은 가장된 수익일 수도 있다.” 사모펀드 대가들의 핵심 신조라고 한다. 투자를 처음 시작할 때 투자선배들에게 듣는 말과 같다. ‘공포에 사라.’ 그렇지만 대부분의 초보투자자들은 공포에 사지 못하고 그저 관망만 한다. 그렇지만 사모펀드 대가들은 시장 혼란과 불확실성이 가득할 때 움직이기 시작한다. 무너진 시장을 적극적으로 뒤져 투자건을 찾아낸다. ‘이들은 정리가 필요한 상황을 좋아한다. 그런 곳에 큰 이익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p.116'

이런 얘기를 들어보면 상당히 사모펀드가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이들은 분명 리스크를 감수하지만, 그것을 감수할만한 충분한 데이터와 창의적인 대안으로 무장하고 있다. 쉽게 벌리는 건은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디벨롭할 수 있는 복잡한 건을 선호한다. 그리고 나침반을 수익화에 맞춰둔다. 푸드, 바이오, 리테일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만 목표가 수익을 내기 위해서임을 잊지 않는다는 의미다.

<세상을 움직이는 사모펀드 이야기>의 저자 사친 카주리아는 세계 최대 대체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아폴로의 전 파트너이며 아킬레스 매니지먼트의 설립자이자 최고 투자 책임자로서 27년 이상의 경력을 지니고 있다. 투자자로서 내부에 깊숙이 관여했던 사람이 쓴 글이라 그런지, 사모펀드의 규율과 시스템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존경이 느껴진다.

이 책은 초기 표적기업 선정 단계부터 엑시트에 이르기까지 사모펀드들이 어떤 사고과정을 거치는지 아주 자세히 다룬다. 분야와 케이스도 다양하기 때문에 흥미롭다. 사모펀드가 성공했던 사례뿐만 아니라 실패했던 사례도 다룬다. 만약 M&A나 사모펀드에 관심이 많은 구직자라면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될 것 같다. 또 투자 관련 용어를 아주 자세히 설명해주기 때문에 관련 공부를 한다면 도움이 될 듯 하다. 번역도 매끄러워서 잘 읽힌다. 사모펀드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었던 흥미로운 책이었던 것 같다.

*서평단에 선정되어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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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투자 처음공부 - 단돈 1,000원으로 시작할 수 있는 처음공부 시리즈 5
포프리라이프(석동민) 지음 / 이레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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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하는 것이 당신에게 즐거움을 준다면 당신은 아마 돈을 벌지 못할 것이다. 좋은 투자는 지루하다.- 조지 소로스

<채권투자 처음공부>를 받아 뒤적거리다 이 문구를 발견하고 띵 했어요. 저는 물릴 때(?)를 빼고 지루한 투자를 해본 적이 없거든요. 채권이 안전자산에 속하고 신중한 사람들의 투자법이라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문구가 이 책의 정신을 간결하게 말해주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극적(!)인 투자만 해왔던 제가 최근에 채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사람들이 금리인하를 기대라고 채권을 사고 있다는 기사를 읽고 나서입니다. 금리가 인하할 거라는 전망 때문에 채권을 산다고? 금리가 내리면 시장에 유동성이 많아질테니 주식시장이 살아나는 건 이해하겠는데, 왜 채권을 산단 말이야? 아무래도 이해가 안 됐습니다. 그래서 <채권투자 처음공부>를 읽기 시작했어요.

원래 이런 재테크 학습서의 경우 필요한 부분만 발췌하는 습성이 있는 저는 이 책만큼은 작가의 말부터 순서대로 찬찬히 정독했습니다. 금리 움직임과 채권가격의 상관관계를 모르는 제가 뒷부분부터 본다는 건 말이 안 되니까요.


채권투자 처음공부>는 저같은 채권 상초보에게 매우 적합한 책입니다. 일단 채권이라면 국채30년물 이런 것만 알았는데 대부분의 투자자가 회사채에 투자한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그리고 만기가 짧은 것을 고르면 혹여 채권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원금과 분기별 이자까지 챙길 수 있어 매우 안정적이고 쏠쏠한 돈굴리기 방법이라는 것도요.

아직 뒷부분까지 섭렵하진 않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국채 투자에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침 올해말까지 금리가 인상할 것이라는 얘기가 많은데, 이 기회에 좀 사두면 저도 매도차익을 거둬볼 수 있을 듯 합니다. 맨날 물리기만 하는 투자 말고 지키며 불리는 투자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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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로 건너가는 법
김민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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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는 유독 팀장 자리 면접 제안이 많이 들어왔던 해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저는 그런 걸 해본 적이 없어서'라며 웃으며 고사 했고, 그 다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어리둥절했으며, 그 다음에는 진지하게 수긍했다.



아, 이렇다 할 업적을 쌓지도 못했고, 책임으로부터 도망가는 데 급급했고, 자격이나 추천 같은 걸 받지 못했어도 '팀장'을 달 수밖에 없는 시기가 오고 마는구나. '짬'이라고 부르는 알량한 경력과 '연륜'이란 단어로 포장되는 나이만으로도. 그래서 팀장이 되어보기로 했다. 이제 팀원을 할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지. 해보고 못 하겠으면 또 도망가보자. 이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그리고 1년하고도 2개월이 지났다. 샤오미가 대륙의 실수라면, 나는 나를 뽑은 이 회사 이사님의 실수인데, 샤오미가 지금까지 꽤 선전해온 것처럼 나도 어떻게 얼렁뚱땅 팀장 노릇을 하면서 꽤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팀장이라는 자리는 나를 단단하게 단련시켰다. 그 자리에 맞는 생각을 하고, 어른스럽게 행동하도록.



사람을 대하는 게 어려워 힘들고, 잘 하고 있는지 누가 얘기해주는 게 아니라 불안하고, A와 B가 있으면 A가 최선이다!! 외쳐야 하는 결정의 상황이 부담스럽고... 그래서 때려치우고 싶다는 마음은 늘 목구멍까지 찰랑거리지만 그래도 팀장이라는 자리가 내게 자신감을 주고,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마음 한켠엔 늘 해소되지 않는 무언가가 스멀대고 있었다. 팀장으로서 나는 잘 하고 있나, 팀원들에게 어떤 비전을 보여줘야 하는가, 내가 팀원들보다 우수해야 하는가, 내 아이디어가 너무 올드하지 않은가, 나는 물고기 잡는 법을 너무 세세하게 가르쳐주고 있진 않은가, 팀원들을 어떻게 대하는 게 좋은가, 나는 팀원들에게 너무 권위 없는 팀장은 아닌가, 팀원들이 내게서 조금이라도 배울 점이 있는가 등등... 그래서 김민철 작가의 책 <내 일로 건너가는 법>을 읽으며 많은 부분에서 안심이 되고, 공감이 되고, 공부가 되고, 위로가 되었다.

TBWA 코리아의 카피라이터로 18년이나 일해 온 작가는 어느 날 팀장을 맡게 된 과정과 그 속에서 배운 것들을 이 책으로 엮어냈다. 한때 나 역시 카피라이터 일을 했던 터라 이 회사가 광고업계에서 가진 입지를 알고 있기에 책을 읽으면서 김민철 작가가 대단해 보이는 한편 부러움을 멈출 수 없었다. 게다가 박웅현 CD가 팀장님이었다니! 책 곳곳에 박웅현 CD의 멋진 면모를 볼 수 있어 좋았다. 무엇보다 사수의 좋은 면들을 내면화해 자신만의 팀장노릇으로 멋지게 풀어내고 있는 김민철 작가야 말로 참 괜찮은 팀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내게 가장 큰 깨달음을 준 대목이 있다면, 팀원들은 팀에서, 팀장에게서 어떤 느낌을 받아야 하는가 하는 부분이다.

한때 속 썩이던 20대 후반의 팀원(지금은 나갔지만)과 독대를 할 때면 샐쭉한 표정을 보면서 나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곤 했다. '에효. 나도 저때 저랬지. 그래도 구구절절한 잔소리는 속으로 접어둬야지. 이 친구도 팀장을 할 수밖에 없는 시기가 오니까. ㅎㅎㅎㅎ ㅎㅎㅎㅎ ㅎㅎㅎㅎ.' 이 말은 늙은 아줌마 팀장의 소심한 저주(?)같지만 조금의 거짓도 섞이지 않은, 진실로 진실이다!

누구에게나 팀장이 될 수밖에 없는 때가 온다. 그러면 이 책이 상당히 유용할 것이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팀장직에 임해야 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할 때, 어떤 방식으로 팀원과의 관계를 형성해야 할지 아리송할 때, 지금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알고 싶을 때,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인정 받고 있는 팀장의 가이드라인이 궁금할 때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가벼운 위트와 친근한 말투, 단정한 겸손 그리고 알맹이 있는 문장. 몽글몽글 피어나던 안개가 걷히고 조금은 가볍고 친근하게 팀장 노릇을 할 용기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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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4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4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쟈쟈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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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학년인 첫째가 2학년 때부터 읽기 시작한 <전천당>이 벌써 14권이 나왔다. 아이는 전천당 3권을 읽은 후로(1권을 빌리기는 매우 힘들다) 학교 도서관에서 매번 전천당 칸을 확인하며 안 읽은 책을 빌리고, 신간을 고대해왔다. 학교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시리즈라 책을 빌리려면 기다리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운 좋게 빌린 날엔 내가 퇴근하자마자 현관에서부터 자랑하기 바쁘다. 마치 전천당에서 행운 동전을 내고 소원 과자라도 사온 것처럼.

최근에는 텔레비전에서도 <전천당> 만화를 해줘서 종종 본다. 만화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약간 음산하고 미스테리하다. 아이에게 만화로 보는 게 좋은지 책으로 보는 게 좋은지 물어보니 대뜸 이렇게 대답했다.

"당연히 책이죠! TV로 보면 목소리도 들리고 모습도 보이는데, 이상하게 책으로 보는 게 더 오래 생각나요."

아무래도 책이라는 건 자신만의 상상을 가미해 보는 재미가 더 있으니까. 아이는 <전천당 14>권 리뷰어로 당첨됐다는 소식을 들은 후로 언제 오냐고 정말 매일 밤마다 물었다. 퇴근해서 돌아오자 도착한 책이 쇼파 위에 그냥 올려져 있어서 "읽어봤어?"라고 물으니 아주 만족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네. 다 읽었죠! 진짜 재밌었어요. 이거 우리 책이에요? 반납 안 해도 돼요?"
이 무슨 가난한 집 딸래미 같은 대답인지... ㅜㅜ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은 그날의 행운 동전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전천당을 발견하게 되고, 자신의 고민에 맞는 과자를 구매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이 과자들은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주는 마법의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사용 방법이나 주의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부작용(!)을 앓게 된다. 아이들 시각에서 만들어진 기묘한 이야기랄까.

<전천당 14>권에서는 6개의 제품이 나온다.

인기 통통 떡 - 인기를 얻고 싶은 초등학교 남학생이 고른 선물이다. 이 떡을 먹고 인기를 얻지만 자만하게 되고 결국 가장 원하지 않은 결과를 얻게 된다!

칠리칠리 체리 - 매운 걸 먹지 못해 형에게 늘 놀림 당하던 꼬맹이가 칠리칠리 체리를 먹고는 매운 고추냉이까지 잘 먹게 된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주의사항이 있었다.

선물 부채 - 선물은 늘 고르기 힘든 법. 이 부채를 흔들면 선물 받을 사람이 진짜 원하는 선물 이름이 부채에 뜬다.

타임라임 - 늘 시간이 없어 쫓기는 아이가 타임라임을 먹게 된다. 이 타임라임을 먹으면 지루한 시간을 빨리 지나가게 할 수도 있고 재미있는 시간을 느리게 흐르도록 만들 수 있다. 학원 많이 다니는 초등학생이라면 먹어 보고 싶은 과자일 듯!

레어레어 치즈케이크 - 골동품 보는 안목이 꽝인 한 어른에게 행운처럼 온 과자. 그런데 이름 속에 부작용이 있었다.


뽐뽐쿠키 -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시샘하는 아이 엄마가 사게 된 과자. 주의사항을 제대로 읽지 않아 부작용을 겪지만 해결해줄 과자도 얻게 된다.

책 표지를 자세히 살펴보면 책에 나온 과자들이 보인다. 아이와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

아이가 <전천당> 시리즈를 읽는 걸 보면 내가 중학생 때 <드래곤라자>나 <퇴마록>을 도서대여점에서 빌려 읽던 모습이 떠오른다. 명작 동화나 교훈이 있는 진지한 이야기를 읽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할 때도 있지만, 이렇게 이야기 그 자체에 푹 빠져 읽는 것 역시 독서 근육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글밥이 꽤 되기 때문에 그림 적은 책을 읽기 시작할 때 좋다.
책을 구매하면 행운 카드가 하나씩 들어있다. 우리 집에 온 건 낮잠 맛사탕 카드. 놀 시간도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밤잠도 안 자려는 딸보다는 월요병 때문에 일요일마다 잠 못 이루는 나에게 필요한 과자 같다. 흑흑

아이의 마지막 멘트는!
"<전천당> 15권 빨리 내주세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선물 받아 즐겁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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