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만날 수 있었던 4%의 기적 - JM북스 히로세 미이 교토 3부작
히로세 미이 지음, 주승현 옮김 / 제우미디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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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문, 양력 기준으로 한 달에 보름달이 두 번 뜨는 경우에 두 번째로 뜬 보름달을 일컫는 말입니다. 히로세 미이의 소설 <너와 만날 수 있었던 4%의 기적>은 바로 이 블루문이 뜨는 밤 기적처럼 일어난 신비롭고도 환상적인 로맨스를 담고 있는 소설입니다. 물론 사전적 의미로의 블루문은 월말에 뜨는 보름달을 의미하지만 소설에서는 월초에 뜨는 달도 블루문으로 보고 있지요.

주인공인 아카리는 도쿄에서 대학교를 다니다 만난 연인인 카나데와의 결혼을 앞두고 고향인 교토로 갑니다. 아카리는 교토에 있는 본가 자신의 방에서, 어렸을 때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 당시 썼던 일기장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옛 추억에 잠겨 일기장을 보던 아카리는 특정 부분에 부자연스럽게 이름이 지워져있는 페이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상황을 함께 한 친구들에게 물어보지만 친구들 또한 모른다는 답변을 듣게 되지요. 그렇게 교토에서 시간을 보내던 아카리는 기억 속에 지워진 인물과 관련된 흔적을 찾게 되고, 17살 여름 잊어서는 안 될 무언가를 잊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마치 여름의 교토를 다녀 온 느낌이 들 정도로 고즈넉한 교토의 여름 풍경이 잘 묘사되어 있었습니다. 교토라고 하면 가을의 단풍이 유명한 걸로 알고 있었는데, 청량한 여름의 교토를 보고 싶어지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영화로 제작되면 얼마나 아름다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요.
특별한 사건 없이 잔잔한 일상들로 채워져 있어,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세한 내용은 책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 얘기할 수 없지만, 마지막 마무리 또한 너무 좋았고요.

고등학생 아카리의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어, 보는 내내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기분이 들었어요. 히로세 미이의 소설은 처음이었는데, 전작인 <그것은 벚꽃 같은 사랑이었다>도 궁금해질 정도로 재밌게 봤습니다.

책을 보기 전부터 제목의 4%가 무엇일까 궁금함을 가지고 봤는데요, 여기서 4%는 우주를 이루고 있는 96%의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를 제외한 나머지 물질세계의 비율을 말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곳에 있는 것, 존재하는 것 자체가 기적인데 누군가를 만나 사랑한다는 건 어마어마한 기적이지요. 새삼 지금의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도 느낄 수 있게 해줬던 소설이었습니다.

p.171 그 주장에 의하면 인간은 무수한 물질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어. 그 물질을 조합하는 수의 확률도 우주 단위로 보면 반드시 어딘가에 같은 조합이 있다는 거지. 그래서 우주 어딘가에 반드시 똑같은 인간이 존재한다는 이야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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