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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의 내일 - 내 일을 잡으려는 청춘들이 알아야 할 11가지 키워드
김난도.이재혁 지음 / 오우아 / 2013년 7월
평점 : 
머릿속 선택지를 다양하게 넓히는 즐거운 독서를 통해 막연했던 미래가 점차 선명하게 떠오르다
내:일
낯선 단어도 아니고 생경한 전문 용어나 외래어는 더더욱 아닌데
‘내’와 ‘일’ 사이가 잠시 거리를 둔 그 틈새로
생각할 것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내’가 ‘일’에 짓눌려 허덕거릴 때도 있고
‘내’게 ‘일’이 너무도 멀리 잡히지 않게 멀리 있기도 하고
그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기는 어쩌면 평생의 숙제일 수도 있겠다.
“내 일(my job)을 하세요. 그리고 내일(tomorrow)이 이끄는 삶을 사세요. 이번 책은 ‘내 일’을 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님께서 트렌드 분석이라는 전공을 살려 출간하신 저서 <김난도의 내:일>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그 ‘어떻게’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다고 체감될지는 독자 개개인에게 달려 있겠지만, 책 한 권이 족집게 점괘나 만점 보장 답안지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아닌 한, 고를 수 있는 선택지의 대폭적인 확장이란 면에서 의미가 크고 이 책을 읽고 난 보람이 컸다.
직업 시장 분석이나 트렌드 예측 관련 도서들이 적지 않게 있었지만
그게 정작 나랑 무슨 직접적 관련이 있을까 싶고 딴 세계 이야기처럼 들렸다면
이 책은 올레처럼 내 공간과 외부 세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뭘 해도 성공했겠지 싶은 재능과 노력의 인물들의 소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느꼈던 불편함을 해소하고 약간의 차별화를 두는 소규모 창업으로 행복해지는
보통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들이 특히 값지게 다가왔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고
앞은 노랑 챕터는 FUTURE
뒤가 푸른 챕터로 MY JOB이다.
키워드와 함께 구체적 사례가 제시되는 방식이다.
당장 내 눈 앞 컴퓨터 화면에 게시되고 사라지는 채용 공고만 보고 있는
우물 안 개구리 신세로는 상상도 못했던
새로운 흐름이 세계 곳곳에서 꿈틀거리고 있던 FUTURE 부분이 참 재미있었다.
그러면서도 우리 나라 젊은이들의 신선한 사례도 빼놓지 않고 있다.
일자리에도 ‘트렌드’가 있다!
여섯 개의 잡트렌드를 기억하라 : FUTURE
From White-Collar to ‘Brown-Collar’ 브라운칼라 청년들이 몰려온다
육체/정신 노동의 구분은 이제 의미가 없어지고 결국은 전문성과 부가가치의 가미가 핵심이구나 싶었다. 집사라는 직업도 허드렛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보살핌을 주며 성취를 느낀다는 고유 성격을 파악할 줄 아는 눈이 필요하겠구나 싶었다.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이 ‘타인의 시선’에서 ‘자신의 행복’으로... p.56
이 부분뿐만 아니라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 중 하나가 아닌가 싶었다. 내가 행복할 수 있어야 내일이 기다려지는 진짜 내 일이지 않을까?
Utopia for ‘Nomad-Workers’ 당신은 노마드 워커입니까?
자유로운 노동을 하는 노마드 워커는... 정규직이라는 천국으로 구원받지 못한 패배자들이 아니라 자신 있게 자유로운 삶을 선택한 승리자들이다. p.70
일본과 영국에서 이랜서들의 코워킹 공간 소개가 흥미로웠다. 비정규직의 유토피아, 네덜란드 이야기는 부러울 따름이었다. 당장 우리나라에 도입되어 실행되기 어려울지라도 여러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것 자체가 의미가 크다고 본다.
Towards Social Good 착한 일 전성시대, 소셜 사업을 주목하라
내 코가 석자인 취업 준비생이나 실직자에게 생각이 미치지 않을 수도 있던 영역인 social good에 대한 일깨움 또한 인상적이었다. Impossible에서 문장 부호 하나만 첨가하면 I’m possible, 그런 발상의 전환이 우리 함께 행복해지는 사회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 같다.
Unbelievable Power of Fun 여유경영의 힘, 적게 일하고 많이 번다
하면 된다 식으로 성장 일변도로 달려 온 우리 사회로서는 참으로 신선한 흐름이다. 뻔하지 않은 ‘ fun’한 일터가 가능하다니, 그리고 일자리에 쉼표와 느낌표가 들어설 자리가 있다니 새롭게 눈이 뜨인다. You can be serious without a suit! 어쩌면 우리네 직장 문화에서 강요되는 정장에 창의성과 생산성이 오히려 갇혀 있는지도 모르겠다.
Return to Local Places 컨트리보이스의 시대가 온다
이촌향도가 당연하던 시대를 저 멀리 뒤로 하고, 옥스퍼드 사전이 선정한 올해의 단어로 Localfood와 라틴어로 ‘먹는다'인 vore가 합쳐진 Locavore가 있을 만큼 로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삶의 터전인 내가 속한 공간에서 일과 조화를 이룰 여지가 많아 보여서 이 부분에 개인적으로 특히 관심이 컸다.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달집‘&다음커뮤니케이션 여기에 자꾸 시선이 머무른다. 다른 도시에서 이주해 오면서도 그렇다고 꼭 기존의 어업이나 농업 아닌 적성에 맞는 다른 일을 하면서도 마음에 드는 곳에 살 수 있는 길을 언젠가는 꼭 찾고 싶다.
Entrepreneurship for Micro-Startups 마이크로창업이 뜬다
요즘엔 철밥통, 직업의 안정성이 최고다 등의 소리가 어디서나 들려오는데
“요즘처럼 불확실이 일상인 시대에 다른 사람에게 밥줄을 의존하는 것처럼 불안정한 일이 또 어디 있으랴.”p230
이 부분에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은 비교되기보단 구별되기를 원했고, 최고의 길보단 유일한 길을 걷고 있다.” p231
온 가족이 A형인 집안에서 자라나 엄청 소심한 내가 대형 조직의 울타리 안에서 보호를 원하기보다는 나와 세상의 교집합을 찾아 창업을 선택 가능한 대안으로 생각해 보기 시작하다니 놀랍다!
나만의 천직을 찾기 위한 일자리 전략: MY JOB
M Mismatch, Good-bye!
굿바이, 미스매칭! 구인구직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Y Your Brand is Your Power
당신만의 브랜드는 무엇입니까?
J Joy of Learning
배움은 계속돼야 한다, 쭈욱 !
O Over the Global Border
일자리 혁명 , 글로벌 잡마켓을 잡아라
B Business for Happiness
돈을 위해 일하지 말라 , 행복을 위해 일하라
앞에서 FUTURE란 키워드로 트렌드를 익히고 나니
나와 일을 연결하는 제2부 MY JOB 부분은 쑥쑥 잘 읽힌다.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인식과 그 해결을 위한 연대나 운동도 중요하겠지만
개인 차원에서 준비하고 희망을 꺾지 않고 방향을 설정하고 나아갈 부분 면에서
이 책이 앞으로도 계속 도움이 될듯하다.
“여기선 다들 제게 그렇게 격려해주죠. ‘그 일, 정말 멋진 일인 것 같아!’라구요.”
맞춤 식단 전문가인 젊은 여성 스카일러의 말처럼
새로운 일을 향해 시선을 전환하고 감행하는 용기를 낼 때 무엇보다 힘이 될 그런 격려가
책 전체를 울려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