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이 가르쳐 준 것들
대니얼 고틀립 지음, 이수정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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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아톤과 샘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 "몸매는?" "끝내줘요"

이 영화를 기억할 것이다. 마라톤이 아닌 말아톤이란 제목의 영화이다. 앞서 언급한 대사는 유행어가 되어 그 당시 많은 프로그램에서 사용되곤 했다. 이 주인공은 자폐를 가진 아이이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 역시 자폐를 가지고 있다.


흔히 자폐라하면 사회성 결여를 뜻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사회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지. 즉 눈치가 다른 사람보다 떨어지는 사람을 볼 때 자폐를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과격한 행동을 유발하기에 자폐를 가진 부모님이 힘들어 하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 책에서 샘은 자폐를 가진 아이가 아니다.

물론 자폐를 가진 아이이지만 자폐를 가진 아이로 묘사되지 않는다.


이 책의 구도는 한 아이와 그 외 어른들이다. (이 책의 저자를 포함해서 말이다)

이 아이는 말을 한다. 그리고 그 말에 어른들이 공감을 하고 자기 자신을 살펴본다. 이 사이 어디에도 자폐는 들어있지 않다.


이 책은 우리 어른들에게 말하는 법을 가르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책 초반부에 나오는 인중 이야기도 그 연장선상이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의 말은 솔직하고 정확하다.

꾸미지도 않고 잘 보일려고 말하지도 않는다. 그냥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말한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부터 말이 달라진다.

우선 말을 하지 않고 속 마음에만 자신의 말을 담아둔다.

그리고 말을 할 때면 몇 겹의 포장지로 말을 포장한다. 예의라는 포장지를 사용하지만

정확히 따져 본다면 나 자신이 잘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장지를 사용한다.


그런 어른들에게 샘은 어른들이 잊어버린 말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마치 "말은 이렇게 하는 거예요.." 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말은 무엇일까?

말은 내 자신이 잘보이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닌 서로를 이어주는 끈인 것이다.


그래서 성경에서 말이 통하지 않았을 때 한 탑만을 남겨놓고 서로 뿔뿔이 흩어져 버린 것이다.


말은 샘과 할아버지를 비롯한 어른들을 잇는 끈인 것이다.

그리고 그 끈은 초원이와 어른들에게도 적용된다.


영화 말아톤의 초원이 역시 말을 통해 세상과 자신을 연결한다.

앞서 언급한 대사(말)을 통해 엄마와 연결되고, "방귀는 나가서"라는 말을 통해 사회와 연결되고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요"라는 말을 통해 코치님과 연결된다. 그게 말의 힘이다.


우리는 말하는 훈련부터 시작해야 되는 건 아닐까?

초원이와 샘으로 부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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