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 실려있던 기억이 났다. 주제는 아마 인생의 덧없음이었지.그 때 내가 읽은 건 전체가 아닌 발췌본이었다.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글의 주제를 안다고 생각하니 조금 우습단 생각이 들었다. 육관대사의 제자인 성진은 스승의 명으로 용궁에 갔다 돌아오던 길에 팔선녀를 만나 길을 비켜주지 않는 그녀들에게 나뭇가지를 꺾어 명주를 만들어주고 다리를 건넌다. 그 날 밤, 성진은 낮에 본 팔선녀의 얼굴을 떠올리며 인간세상의 부귀영화를 잠깐 생각한 죄로 인간세계로 쫓겨난다. 양소유(성진)는 요새말로 엄친아. 외모부터 재주까지 어느것 하나 빠지는 게 없다. 이 책은 환생한 팔선녀와 성진의 연애담을 담은 연애소설이란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야기 진행이 양소유와 환생한 팔선녀가 차례차례 만나면서 관계를 맺어가는 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성진이 꿈꿨던것처럼 과거급제를하고 전쟁에서 공을 세워 그 지위와 명예가 높아지는 이야기도 있지만 연애담의 양념같단 생각이 들 정도다. 2명의 부인과 6명의 첩. 높은 지위와 명예 부귀영화. 모든 걸 다 경험한 양소유가 마지막에 돌아간 곳이 불교라는 것. 결국 이 모든 것들이 꿈이었단 사실을 알게 된 후에 부귀영화니 뭐니 하는 것들은 결국 덧없다는 걸 깨닫은 성진과 팔선녀들이 극락세계로 가는 걸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사실 조선시대에 쓰여진 소설이라고 하니 조금은 고리타분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했었다. 거기다가 주제가 인생 덧없음을 이야기한다고 하니 더 별로일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건 일종의 편견이었던 것 같다. 물론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 때문에 읽기 조금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오래 전 쓰여진 소설치곤 제법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