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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열국지 3 - 개자추, 허벅지 살을 떼어 주인을 먹이다, 완역 결정본
풍몽룡 지음, 김구용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궁중 여인들로부터 노나라의 난은 시작되고
첫장 제목부터 심상치가 않다. 3권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여자를 잘못 들이면 나라가 망한다.'
휘두르는 사람이나 휘둘리는 사람이나 거기서 거긴데, 많은 부인을 얻고서도 뒷수습을 제대로 못한 무능력한 왕에 대한 비난보단 여인네들 욕하기에 더 바쁘다. 자기 가정 하나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면서 천하를 호령하겠다는 꿈을 꾸는 왕이 더 우습다.
제환공은 위로는 천자를 모시고 아래로는 여러 제후들을 호령하는 첫번째 패자가 된다.
나이를 먹을수록 초반과는 달리 교만해지는 제환공. 관중이 살아있을 땐 그나마 괜찮았는데 이제 그가 죽었으니 앞으로 어찌될까싶다.
우나라의 우공은 진헌공이 주는 뇌물을 받고서는,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순망치한)며 이웃 괵나라와의 관계를 더 돈독히 해야한다는 궁지기와 백리해의 말을 듣지 않고 진나라에 길을 빌려줬다가 나라를 빼앗긴다. 훌륭한 임금은 훌륭한 신하를 알아본다고 진목공은 백리해를 염소가죽 다섯장으로 사서(?) 상경 벼슬을 준다.
진헌공은 여희에게 혹해서는 그녀 소생 해제를 세자로 세우려고 한다.
이미 세자로 있던 신생은 여희의 음모로 죽게 되고 공자 중이와 이오는 각각 책나라와 양나라로 몸을 피한다. 해제도 얼마 안 있어 목숨을 잃게 된다. 죄없는 남의 아들 죽여놓고 자기 아들 잘 되길 바라면 안되는 법이다. 그리 제 명대로 못 갈바엔 그냥 한 나라의 공자로 천수 누리며 살게 하면 될 것을...결국 여희의 욕심이 자기 자식 제 명대로 못 죽게 만들었다.
진목공의 도움을 받아 왕이 된 이오는 은혜를 원수로 갚는 짓을 여러번했다가 제대로 당한다.
엄한곳에서 당하고 엉뚱한데 화풀이 한다고..전부터 공자 중이를 시기하던 진혜공(이오)은 그를 죽이려고 하고, 이 소식을 듣게 된 중이는 처자를 책나라에 남겨두고 망명길에 오른다. 먹을 것이 없어 굶고 있는 중이를 위해 개자추가 자신의 허벅지살로 만든 고깃국을 받친다. 갖가지 고생 끝에 제나라에 도착한 중이 일행을 제환공은 환영하고 중이는 제나라에 머물기로 결정한다.
아직 제환공이 죽지 않았으니 4권에서 한번 더 나오려나?
각 권마다 한 가지의 이야기가 아닌 여러 인물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을 하다보니 마무리 안되고 애매하게 끝나는 경우가 있다. 시간순으로 진행을 하긴 하는데 인물과 사건 중심으로 이나라 저나라 왔다갔다 하는 형편이라 전체적인 흐름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앞 이야기를 모른다고 해서 뒷 이야기를 못 읽겠다 하는 건 적은 편이지만(혼인관계와 그에 기초한 가계도 덕분에 좀 골치아프긴 하다. 촌수 따지려면.) 좀 정신없는 것도 사실이다. 등장하는 나라와 인물이 많다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