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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열국지 2 - 관표지교, 완역 결정본
풍몽룡 지음, 김구용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이라는게 대체로 아홉가지를 잘해줘도 한가지 서운하게 있으면 그 한가지가 기억에 더 잘 남는 법이다.
송민공은 여러차례 남궁장만을 놀리는데, 대부 구목이 옆에서 간하지만 남궁장만과는 무간한 사이이니 괜찮다며 희롱하는 걸 멈추지 않는다. 결국 열받은 남궁장만이 송민공을 죽인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욱 말조심하고 예의를 갖춰야하는데 송민공이 화를 자초하긴 했다. 이제 겨우 2권인데 (내가 생각하기에 별거 아닌걸로 삐져서는) 사람 목숨, 임금 자리가 왔다갔다하는 걸 보니 확실히 어지러운 시대인 듯 싶다.
2권은 제나라가 중심이다.
여동생과의 문란한 관계 등등 문제가 많던 제양공이 죽자, 국외에 있던 공자 규와 공자 소백이 왕위를 놓고 다투게 된다. 공자 규에겐 관중이 있었고, 공자 소백에겐 포숙아가 있었는데 관중은 공자 소백에게 활을 쏜다. 소백은 순간 죽은척을 해서 공자 규를 안심시키고 제나라에 먼저 도착해 제환공으로 즉위한다. 공자 규 일파는 다 죽지만 관중은 죄인의 몸으로 살아서 제나라에 온다. 제환공은 그를 재상으로 삼는다.
나를 낳아준 사람은 부모이며 나를 알아주는 사람은 포숙아다.
2권의 부제이자 관중과 포숙아의 지극한 우정을 가리키는 관포지교의 일화도 소개되어있다.
포숙아와 제환공이 없었다면 관중은 어찌 됐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관중의 능력이 출중한 건 사실이나 그를 알아준 친구 포숙아와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못된놈(?)을 재상 자리에 앉힌 제환공의 아량이 있었기에 그의 능력이 더 빛을 본 거라고 생각한다.
조말이 노나라와 제나라가 동맹하는 자리에서 제환공을 위협하며 예전에 빼앗긴 노나라 땅을 돌려달라고 하자 알았다고 약속한 제환공은 "필부도 한번 약속하면 신의를 지키거늘 항차 군후로서야 더 말할 것 있으리오." 라며 그 약속을 지킨다. 확실히 제환공이 보통 인물은 아닌 모양이다. 개인적으로 조말은 무례하고 무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상대가 제환공이었으니 망정이지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 자리에서 헛되이 죽었을것이다.
제환공은 관중의 도움을 받아 춘추오패의 첫번째 타자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내용이 마무리되지 않고 끊어진 탓에 3권에서도 그들의 활약은 계속 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