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남들처럼 다 읽고 책 속의 문구 삽입해가며 멋진 글을 남기고 싶지만 글쓰기란, 특히 책 후기는 너무 어렵다.

옛날의 어머니들은 자기가 무엇이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저마다 누군가의 자양이되는 것을 삶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자모(慈母)라 하였습니다.
사람과사람의 연쇄 가운데에다 자신을 세우기보다는 한 벌의 패션 의상과화려한 언술로 자기를 실현하고, 또 자기를 숨기려 하는 것이 오늘의 문화입니다.
당신의 장탄식이 들리는 듯합니다. 무수한 상품의 더미와 그 상품들이 만들어내는미학에 매몰된 채 우리는 다만 껍데기로 만나고 있을 뿐이라던 당신의 말이 생각납니다.
정작 두려운 것은 그러한 껍데기를 양산해내고 있는 ‘보이지 않는 손 을 잊고 있는것이라 할 것입니다.
- P16

우리는 어차피 누군가의 제자이면서 동시에 스승이기도 합니다.
이 배우고 가르치는 이른바 사제의 연쇄를 더듬어 확인하는 일이 곧 자신을 정확하게통찰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 P13

화사한 언어의 요설이 아니라 결국은 우리의 앞뒤좌우에 우리와 함께 걸어가는수많은 사람들의 삶으로써 깨닫고, 삶으로써 가르칠 뿐이라 믿습니다.
- P18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정치란 사회의 잠재적 역량을 최대한으로조직해내고 키우는 일‘ 이라는 것입니다. 권력의 창출 그 자체는 잠재적 역량의 계발과무관하거나 오히려 그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 P22

피라미드의 건설이 정치가 아니라피라미드의 해체가 정치라는 당신의 글귀를이해할 수 있습니다. 땅을 회복하고노역을 해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모든 형태의 피라미드를 허물어야 한다고믿기 때문입니다.
역사는 우리가 맡기지 않더라도 어김없이 모든 것을 심판하기 마련입니다.
우리의 뜻은 우리가 내려야 할 오늘의 심판일 따름입니다.
반구정과 압구정의 남아 있는 모습이 그대로 역사의 평가는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의 차이가 함의하는 언어를 찾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해체해야 할 피라미드는 과연 무엇인지, 우리가 회복해야 할 땅과 노동은무엇인지를 헤아려야 할 것입니다.
압구정이 콘크리트 더미 속 한 개의 작은 돌멩이로 왜소화되어 있음에 반하여반구정은 유유한 임진강가에서 이름 그대로 갈매기를 벗하고 있습니다.
나는 바람 부는 반구정에 앉아서 임진강의 무심한 불길을 굽어보았습니다.
분의 제거야말로 민족의 역량을 최대화하는 최선의 정치임을 이야기하는 듯반구정은 오늘도 남북의 산천과 남북의 새들을 벗하고 있었습니다.
- P23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 위의 유일한 생산자는 식물이라던 당신의 말이 생각납니다.
동물은 완벽한 소비자입니다. 그 중에서도 최대의 소비자가 바로 사람입니다.
사람들의 생산이란 고작 식물들이 만들어놓은 것이나 땅 속에 묻힌 것을 파내어소비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쌀로 밥을 짓는 일을 두고 밥의 생산이라고할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생산의 주체가 아니라 소비의 주체이며급기야는 소비의 객체로 전락되고 있는 것이 바로 사람입니다.
자연을 오로지 생산의 요소로 규정하는 경제학의 폭력성이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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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 알고리즘으로 알릴레오 북스를 보게 되었다.
신영복 선생님의 책을 이번주에 한다는 예고를 보고 올해 시작하는 책은 신영복 선생님 책으로 시작한다.
집에 있는 책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 나무야, 담론, 사람아 아 사람아 번역책이 있다. 천천히 천천히 읽어내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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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대도시적 삶이 빠르게 확장되면서, 사람들은 도시의 삶이건강을 훼손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로운 질병도 생겨났다. 신경쇠약ncurasthenia)‘이 그것이다. 1869년, 미국 의사 조지 밀러비어드(Groorge Miller Beard 는 이 질병을 ‘문명의 병‘이라고 소개했다. 이 환자들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에너지가 부족해서 무기력에 빠지고, 불면증, 불안, 짜증 같은 다른 증상도 자주 겪는다. 신경쇠약은 과도한 자극, 과도한 노력, 과도한 탐닉에서 비롯된다며, 도시의 공격적인 기업문화, 지적 생활의 요구, 대도시 생활에 따르는 악덕과 사치 등이 다양한 원인으로 지적받았다. 옴스테드가 생각하는 도시 노동자들은 그런 진단을 받을 확률이 적었다. 신경쇠약은 교육받은 부유한 사람들에게 찾아오는 질병이었기 때문이다. 치료법은 ‘휴식‘ 또는 서부로 가기‘였다. 여자들은 예외 없이 침대에 묶여 지내게 되었고, 남자들은 도시를 떠나 대자연에 묻히라는 조언을 받았다. 19세기 미국 시인 월트휘트먼과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그런 자연 치료를 받은유명인들이다.
- P109


신경쇠약이라는 병명은 오늘날 의학 용어에서 사라졌을지라도,
비어드가 말한 현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제는 그런 증상을 우울증과 불안증으로 진단하는데, 도시에서는 시골에 비해 우울증은 40퍼센트 정도, 불안 장애는 20퍼센트 정도 발병률이 높다. 또한 도시의 강력 범죄 수준이 증가한 만큼 PTSD의 비율도 높아졌다. 하지만 원인과 결과를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질병을 비롯한 여러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이 사람들을 도시로 이주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적 박탈감과 관련된 정신증의 경우가 그렇다. 최근 영국에서실시한 한 연구는 범죄율이 높은 빈곤 지역 청소년들에게 정신증 유병률이 40퍼센트가량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도시는 경제의 엔진이고 문화의 중심지다. 하지만 도시 생활에는대가가 따른다. 우리의 정신 건강이 바로 그것이다. 도시 환경은 주민들에게 조금씩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준다. 사람들은 날마다 시끄럽고, 붐비고, 오염된 환경에 노출된다. 통근자들에 대한 보건 조사"를살피보던, 통근에 많은 시간을 쓰는 사람들은 스스로도 출근길이 좌절, 피로감, 불안, 적대감을 안겨준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주택난과 취업난에 따르는 사회적 불평등과 고립은 대다수 도시의 표준이 되었다. 더구나 도시 거주자들은 시골 거주자보다 오래 앉아 있어서 건강에 나쁜 생활을 하고, 환경에 대한 통제력은 적으며,
범죄에 대한 공포는 더 크다. 개인에 따라 이런 스트레스 요소들은 서로 다르게 결합하겠지만, 누적되면 결국 희생이 따른다.
도시 거주자의 정신 건강 문제를 더 취약하게 만드는 부분은 인생에서 보호 요소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도시 생활에서 - P110

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강한 연결 고리를 유지하기가 더 힘들다. 하지만 그 연결 고리는 정신 질환에 걸릴 위험을 줄여준다고 알려져 있다.
도시 사람들은 자연과 규칙적으로 접촉하기도 더 어렵다. 도시가 커지면서 사람들은 자연 세계에서 더 분리되었다. 오늘날 많은 대도시에는 녹지가 거의 없는 고밀도 주거지가 넘쳐난다. 땅의 부동산 가치와그에 대한 수요 때문에, 남아 있는 도시의 소규모 녹지들도 늘 위협을받는 처지다.
- P111

오늘날 전 세계 많은 대학의 연구 팀들이 자연이 주는 혜택을 탐구한다. 실제로 아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연구 분야이기도 하다. 강력한 사회적 유대와 똑같은 크기는 아닐지라도 도시 공원과 정원이정신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조용히 작용하면서, 사람들의 스트레스 내성을 변화시킨다. 녹색 공간이 가까이 있으면, 사람들에게서 공격성과 불안이 줄고, 기분이 고양되며, 정신적 피로감이 감소한다고 밝혀졌다. 녹색 공간은 사람들의 행동 방식도 바꾼다. 운동도더 많이 하고 이웃과 접촉도 더 많이 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그동안 쌓인 많은 증거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몸과 마음이 자연 환경에 반응하는 복잡한 방식을 이제 겨우 이해하기 시작했을 뿐이다.
- P111

쿠오와 설리번은 또 다른 연구에서 절도와 강력 범죄율을 분석해서, 나무와 정원을 갖춘 건물 근처에서는 범죄율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녹색 공간이 부족한 곳에 정원을 꾸미거나 나무를 심으면, 범죄율을 7퍼센트까지 낮출 수 있다고 계산했다. 정원은사람들을 바깥으로 끌어내, 지역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들어준다. 녹색 공간은 주민들이 모여서 교류하는 곳, 장벽이 무너지고 새로운 우정이 생겨나는 중간 공간으로 기능한다. 쿠오와 설리번은 정원이 딸린 임대주택 지구 거주자들은 이웃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주변에 도움의 네트워크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도시의 소외된 지역을 변화시키는 녹색화 효과는 과소평가할 수 없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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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완독했다. 중간중간 많이 나오는 글귀중 한 구절들..
왠지 이런 구절이 나올때마다 드라마 도깨비가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인지.. 신의 장난인지 신의 운명인지 어쩌고 하는, 슬픈사랑, 첫사랑, 운명 이런 것들이 오버랩되는 이유.. 아마도 신과 운명, 신과 인간의 사랑,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지않는 인간의 노력? 뭐 이린것들이 비슷하게 관통한다. 그러나 결국 운명을 거스르기위해 모험도하고 도전도 했지만 결국 운명대로 결론이 났다. 아닌가? 파멸을 극복한 운명의 받아들임이 결론은 정해져있어도 결정된 운명에 도달하는 과정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군. 음..

다른 주제인지 모르겠지만 바뀌지 않는 결말을 위해 어떻게 살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였다. 어떻게 사느냐.. 결국 노력하라는거군. 쫌 그렇구만.

그래도 책은 좋았다. 불새가 되어 날아가는 레 샤르휘나를 보며 좀 허무했지만.. 암튼 2021년12월에 다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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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미안의 네 딸들 읽기시작.
레 마누, 샤르휘나, 에일레스, 미카엘, 케네사..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기억난다. 여왕이 다스리는 나라 그래서 끌리듯이 읽었고 등장인물들의 잘생김과 아름다운 그림체에 더욱 매료되어 읽었던 책. 완결이 나오길 기다리며 중고등시절을 보냈던 기억이 첫장을 넘기기가 무섭게 떠올랐다.
레트로판20권! 올해가 가기전에 꼭 다 보리라.

만화방에서 빌려볼 때 캐릭터들이 군데군데 오려져있던 기억마져.. ㅠㅠ. 독서란 참 소중한 추억도 살려낸다.

작품 해설자신의 운명에 도전하는샤르휘나의 삶처럼 살자는 선언글 박인하1980년대 순정만화는 변화한 여성 세계에 던진 질문이자 명령이었다. 1980년대 여성 서사는 지난 세대의 신파적 정서를 극복하는 개혁 운동이었다. 1980년대 순정만화는 여성 독자들과 함께 세계를 바꾸었다. 변화한 여성 주인공은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고 사랑을 쟁취하는 데 두려움이 없었다. 자기 운명의 주인공을 전면에 세운 신일숙 만화는 여성의 언어로 세계를 바꾸는 거대한 이상의 집합체였다.

 대하 서사 로맨스답게 사랑의 관계는 복잡하게 연결된다. 그런데 사랑의 중심에 서있는 레·마누아의 태도는 사뭇 다르다. "사랑도 아르미안의 부흥을 위해 이용할수 있어"가 된다. 사랑, 역사, 운명의 주체로 우뚝 선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의 남청 주인공인 리할과 케네스는 중심에 서 있는 레 마누아의 원심력을 벗어나지 못한다. 철저하게 냉철한, 자신의 야심과 아르미안의 부흥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라도하는 레 마누의 모습은 남성 주인공의 모습에 가깝고, 숙명적인 사랑에 이끌리는리할은 여성상에 가깝다. 익숙한 젠더 세그먼트를 무력화시킨 뒤 여성들에게 서사를 돌려준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에서 서사의 주인공은 온전히 딸들이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은 두 세계로 구분된다. 하나는 인간 세계이고 하나는 산의세계다. 레 - 마누아가 인간 세계의 주인이라면, 샤르휘나는 신의 세계 주인이 된다.
레 마누아는 페르시아와 그리스의 긴장 국면을 이용해 아르미안을 안정시키려는합리적이고 인간적인 세계의 대변자다. 신의 세계와 교감하는 샤르휘나는 세계를지배하는 12신의 분신인 파멸의 신 에일레스와 동지적 연대에 기반을 둔 운명적사랑을 나누는 전사다. 거대한 이야기는 인간 세계와 신의 세계를 넘나들고, 사랑과 운명을 엮어가며 전개된다. 독자들은 "운명과 싸워 그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인간뿐이다" 라는 아르미안의 네 딸들>의 내레이션에 호응했고 "생은 때로는 격한 투쟁이며 또한 때로는 참혹한 전쟁‘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미래는 언제나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외길을 걷는 인간은 미래를 모른다"는 내레이션은 운명을 받아들이라는아포리즘이 아니다. 미래는 예측불허이기 때문에 오늘의 삶을 살자는 혁명의 언어다. 인간의 방식으로 자신의 조국인 아르미안을 작은 속국에서 강대한 국가로 키우려는 레 마누아 욕망이나, 여전사로 신들의 세계를 위적으며 자신의 운명에 도전하는 샤르휘나의 삶처럼 살자는 선언이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이 보여준 한국만화 역사를 뒤흔든 혁명의 순간들을 실시간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건 큰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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