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는 엄마에게

화 내는 엄마에게 - 아이와 나 사이 자존감 찾기 ㅣ 부모되는 철학 시리즈 10
박현순 지음 / 씽크스마트 / 2018년 7월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나에게 보낸 편지 같았다. 아이를 키우면서 새로운 나의 모습을 많이 발견하였다. 아이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나는 울면 부모에게 돌려줄 수 있는 타인의 아이만 예뻤던 것이고,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삶을 유지해오던 나는 조그마한 내 자식에게 소리를 지르고 이성의 끈을 놓을 수 있는 나쁜 엄마의 모습을 보았다.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아이의 입이 무서워졌다. 화 내는 엄마의 모습을 다른데에서 말할까봐였다. 사회적인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싶었던 것이다. 아이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하면서 말이다. 이 책의 들어가는 말만 읽어도 같은 동지가 생긴것 같았고, 나만 이런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이가 말한 엄마의 악마같은 순간, 그리고 작가의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악마같다고 썼다는 솔직한 일화에 나만의 걱정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박현순 작가와 서로 끌어안고 "괜찮아, 응원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저자는 <화 내는 엄마에게> 책은 육아가 고통스럽고 가족이 행복하지 않은 엄마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쓰게 되었다고 한다. 1장과 2장에서는 엄마가 부딪히는 현실과 저자가 겪었던 육아로 고통받던 시간들을 솔직하게 이야기 해주었다. 엄마라는 이름 하에 나의 이름이 사라지고, 아이의 점수가 엄마의 점수인마냥 다른 아이들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불안감은 끊임없었다. 다양한 맘카페를 통해 육아하는 방법도 배우며 의도한대로 되지 않으면 우리 애와 나만 이상한 것 같았다. 저자의 솔직한 이야기는 "나도 그랬었는데..."라는 공감으로 마음을 자연스럽게 열 수 있었다.

3장과 4장에서는 마음을 내려놓고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마음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실제 엄마들의 인터뷰를 통해 방법들을 다루었다.

-옆집 엄마 말고 엄마친구들 만들기, '나도 된다'는 믿음 쌓기, '엄마' '아내'와 '나' 사이 줄다리기, 깊은 공감의 '우리'를 만나는 집단상담,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개인상담, 마음을 밝게 물들이는 감사노트와 사랑쪽지, '나'로서 알을 깨자, 새로운 꿈, 매일 바라보고 보듬기 마음챙김 명상- 엄마의 자존감을 되살리는 마음치유 프로젝트의 방안들을 제시한다. 다양한 책과 많은 엄마들이 효과를 본 방안이기 때문에 더욱 믿음이 갔다. 방법이 넘어갈 때마다 한 사람씩 '엄마 마음성장 인터뷰' 내용이 있다. 자기소개, 엄마로 살면서 힘들었던 점, 힘들 때 변화 계기와 도움이 된 활동, 앞으로 꿈꾸는 삶을 이야기하는데 다양한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비록 직접 이 과정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이 책을 읽고 마지막에 나의 인터뷰 작성하는 란에 한 자 한 자 써내려가며 엄마와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었다.

5장에서는 자기 치유를 통해 달라진 일상과 생각을 정리했다. 남에게 흔들리지 않고, 내 욕구와 감정에 충실하며 사는 삶을 살아가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책을 읽는 시간 내내 유쾌한 강의를 듣는 것 같았고, 중간 중간에 있는 활동지도 잠시 쉬며 나를 돌아보기에 좋았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위축되고 구겨져있는 나 자신을 따뜻한 긍정 메시지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