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의 고향 이야기 파이 시리즈
김규아 지음 / 샘터사 / 2018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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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과 조만간 학부형이 되는 엄마가 서로 읽겠다며 소동이 있었던 책이다. 연필로 그린 듯한 따뜻한 그림체가 좋았다. 아이는 자신이 읽는 동화책보다 더 재미있다고 했다.


7살 딸 said

언니들의 이야기이지만 그냥 어린이집 우리반 이야기 같았다. 이 책에서 가장 재밌었던 것은 선생님을 호랑이로 그려놓은 것이다. 호랑이 선생님을 볼때마다 딸은 웃었다. 그림 그리거나 숙제할 때 연필을 쓰는데 그냥 쓸 때는 몰랐는데 이 책을 보니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집 강아지에게 물리지 않도록 바닥에 굴러다니지 않도록 해야겠다.


엄마 said

이 책은 4-4반에서 일어난 이야기이지만 사회를 좁게 표현한 것 같다. 샤프가 생긴 이후로 버림받은 연필이 더 많아지고 더이상 잃어버린 줄 모르고, 알아도 찾지 않는 학생들의 모습. 현실은 샤프도 잘 사용하지 않고 타이핑해서 프린트를 하는 게 더 익숙해져 버렸다. 점점 편한 것만 추구하고, 옛것은 점점 버리는 세상. 

연필과 샤프로 표현했지만, 제2의 직업을 생각하고 있는 나에겐 나의 노동력이 연필같았다.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자동화 되어가고,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가 대신하기 시작했다. 점점 기계가 하는 일이 많아지만서 그 기계를 만든 사람은 오히려 걱정이다. 내 자리를 빼앗기지는 않을까? 나도 연필군단처럼 샤프심을 훔치며 나의 자리를 보존해야 하는가? 산업혁명 당시 러다이트 운동처럼 기계를 부숴야 하는가? 하지만 아무리 샤프심을 훔쳐도 다시 연필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방안이 필요함을 느끼게 되었다. 누군가는 이런 어린이 동화를 읽으며 이런 생각을 한 나에게 '왜 애들 동화를 왜 다큐로 받아들여?'라며 공격할 지 모른다.  하지만 언젠가는 이런 생각조차 잃어버릴까봐 두렵다. 잃어버림의 끝은 그냥, 당연함이 아닐까? 나는 무엇을 잃어버리고 있는지, 무엇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주변을 살펴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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