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00세 노인 -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의 인생 수업
에디 제이쿠 지음, 홍현숙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12월
평점 :
유대계 독일인으로 태어나 평온한 삶을 살다 2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아우슈비츠에 끌려가 삶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목숨까지 잃을 뻔 했던 에디 제이쿠의 자서전을 담은 책이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100세 노인의 이야기라니 분노와 슬픔이 가득할 거라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에디 제이쿠의 자서전에는 극한의 고통속에서 얻은 깨달음을 통해서 오히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아주 오래 전에 보았던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아우슈비츠라는 끔직한 감옥에 온 가족이 끌려온 뒤 어린 아들이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충격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아버지는 1000점을 먼저 받는 사람이 우승 상품으로 탱크를 받을 수 있는 게임을 하는 중이라고 설명한다. 덕분에 아들은 끔직한 그곳에서 끝까지 살아 남아서 어머니를 만나게 된다.
책의 주인공도 아우슈비츠에서 사랑하는 부모님을 잃었고 극한의 노역과 인간이하의 대우를 받으면서도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기 때문에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보통의 마인드로는 하기 힘든 일이지만 결국 스스로 마음을 놓지 않으면 어디에서든 희망과 행복을 찾을 수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살아남기 위해 사악한 인간이 되어야 한다면,
살아도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위험한 순간에 먼저 발휘되는 생존본능이 어쩌면 당연한건지 모른다.
히틀러의 파시즘이 퍼져나가면서 친구라고 생각했던 이웃에게 공격을 받고
아우슈비츠 감옥안에서도 독일군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같은 유대인을 고발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얼마나 큰 배신감과 좌절감을 느꼈을까.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사건 앞에서도 인간으로서 자신의 신념을 지켜낸
에디의 힘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어린시절부터 아들에게 올바른 인생의 본을
보여주신 아버지의 영향이 가장 크지 않았나 싶다.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자란다는 말처럼 책임감이 얼마나 큰지 또 한번 느끼는 순간이다.
우리는 매일 매 순간 우리 자신의 행복을 선택할 수 있다. 그것은 오로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삶에서 유일하게 자유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건 바로 '나 자신'이다.
에디는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행복이 곁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하는 것 같았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당신이 먼저 무언가 주어라.
그러면 되돌아 올 것이다.
자식들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고통의 시간을 강연 봉사활동을 통해 전하며
다음세대가 역사를 바로 알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올바르게 자라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길 되길 바랬다는 그의 말에 감동받았다.
표지에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에디를 보면
그가 그런 끔찍한 고통을 겪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각박한 세상에 베푸는것이 때론 바보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조그만 온기라도
세상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가장 많은 것을 가진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을 에디는 끝까지 전하고 싶었나보다.
인생의 진리는 늘 단순하고 명료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