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임재 연습 (일러스트판) Reborn Classic 1
로렌스 형제 지음, 홍종락 옮김 / 사자와어린양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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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지나면 무엇이든 점점 익숙해진다. 익숙함은 설렘이 희미해지고 편안함이 남는다. 결혼한지 12년. 이제 연애할 때의 떨림 보다는 함께 하는 익숙함, 편안함으로 아내와 함께 한다. 육아와 살림의 고단함으로 아침을 함께 하지 못하는 아내 대신 딸아이가 종종 함께 한다. 며칠 퇴근이 늦어 얼굴을 못보면 아빠가 보고 싶은 딸아이는 잠결에 일어나 거실에 앉아 출근 준비를 하는 나를 바라보고 있다. 좀더 자라고 하면 아빠 보고 싶어서요라고 말하는 이쁜 딸이다. 어느 샌가 딸과 연애하는 기분으로 지낸다. 


  신앙생활을 한지 40여년이 흘렀다. 10대의 뜨거운 열정, 20대의 에너지 넘치는 운동성, 30대에는 취업과 결혼으로 정신없이 지내다가 40대를 시작한 지금은 교회에서의 봉사와 섬김도 익숙해져버린 듯하다. 하나님의 임재연습을 말로는 소망 하지만, 실제는 하나님 지금은 바쁘니까 조금 있다가 봅시다이다. 나의 현실에서 하나님과 함께 한다는 건, 지금 나의 삶의 모습을 버려야 할 것 같은 막연한 걱정이 있어서 하나님과 함께 하는 건 항상 뒤로 미룬다. 하지만 그건 또 잘못인 것 같아 다시 또 하나님과 함께 하는 하루를 살고 싶다고 말은 한다. 이런 말도 안되는 모순의 연속이다.


<하나님의 임재연습> 이런 복잡한 나의 마음을 가지런히 정렬해주는 느낌이다. 좌충우돌하는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하나님과 함께 하고 싶다는 고백. 예전의 열정과 에너지를 다시금 품고 하나님과 뜨겁게 지내고 싶어하는 마음으로의 회귀.

이번에 세번째 보는 하나님의 임재연습은 세월이 갈수록 책을 대하는 나의 자세와 마음이 바뀌는 듯 하다. 이전 20대에는 에너지만 넘쳤다면 지금은 삶 속에서 하나님과 좀 더 가까워지고 싶은, 한동안 놓치고 지냈던 첫사랑을 다시 만나고픈 마음이랄까? 이번엔 번역이 좋은건지 여러번 읽은 나의 경험때문인지 부드럽게 읽힌다. 나도 책도 더 나아진 듯하다. 책에 있는 일러스트들을 보면서 나도 하나님과 함께 하며 저련 평화로운 표정을 짓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다른 사람의 표정이 아닌 매일의 삶에서 내가 저렇게 되길…


이번에 책을 보면서는 저자의 기도가 남는다.  

내가 생각하는 독서의 좋은 점 중 하나는 머릿 속에 떠있는 뜬구름,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그림으로 그려지는 그 무언가, 표현할 수 없는 답답한 그 무언가가 문장으로 정리되는 것이다. 이 번에도 하나님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해 소망은 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막연함속에서 순간순간 되뇌이는 기도문들을 보면서 나도 이런 기도들을 매순간하며 하나님의 임재를 연습해보아야겠다 생각한다. 


주님, 주님이 제게 힘을 주시지 않으면 저는 이 일을 할 수 없습니다.”

<미덕을 실천할 기회가 생길때, P.28>


“주께서 저를 혼자 내버려두시면 다음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저의 넘어짐을 막아 주시고 잘못된 것을 고쳐주소서.” / “저는 이렇게 행하는데 익숙한 자입니다. 홀로 남겨진 다면 다음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맡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P.28>


“오 나의 하나님, 주께서 저와 함께하십니다. 저는 이제 주의 계명에 순종하여 이 외부의 일들에 마음을 기울여야 합니다. 주께 간청하오니, 당신의 임재 안에 계속 거하는 은혜를 주소서. 이 목적을 위해 도움을 베푸시고 제 모든 일을 받아 주시고 제 모든 감정을 소유해 주소서.”

<일을 시작할 때, P.43>


“나의 하나님, 저는 주께 온전히 헌신했습니다. 주님, 저를 당신의 마음에 맞는 자로 만드소서.”

<외부 활동에 몰두해 있을 때, P.51>


한번에 확 바뀌면 좋겠지만 생각하고, 의식하고 행동하다보면 조금씩 변해가는 것을 느낀다. 지금 나의 변화의 첫 시작은 하나님 앞에 시시때때로 짧게 기도하며 나가는 것. 세월이 지난 어느 날 나도 로렌스형제와 같은 고백을 하고 싶다. “넘어질 때마다 이렇게 다시 일어나고 믿음과 사랑을 새롭게 회복하다 보니, 하나님을 생각하는 것이 어려웠던 제가 이제는 그분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려운 상태가 되었습니다.”(P.43) 먼 일 같지만 매순간 하나님께 여쭈어보기를 연습하고 하나님 생각하는 것을 생활화하다 보면 언젠가는 나도 이런 고백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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