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는 딱 10살 차이인 26살의 내가 작중 26살의 주인공의 삶을 훔쳐본다.
22, 23살 무렵 처음 읽었을 땐 묘한 흥분을 가지고 있었다. 주인공과 내 삶이 겹쳐지는 부분을 보며 공감하며 감탄하다가도 내심 나는 다를 거라고 읊조렸다. 소설 속 스케치된 주인공의 학벌, 가정환경, 스펙들과 나의 것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조금이라도 내가 나은 부분이 있으니까, 하고 안도했다. 내가 더 나은 부분만큼, 나는 그녀와는 다른 26살을 보낼거라고 기대했었다.
26살의 나는 주인공과 겹치는 부분이 더 많아졌다. 그녀만큼 비루하고 그녀처럼 대체가능한 사람이다. 희미한 연민과 자조를 가지고 읽는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