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춘당 사탕의 맛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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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춘당

고정순 글, 그림

길벗어린이

 

 




 

   길벗어린이에서 사탕의 맛시리즈의 한 권으로 출간된 <옥춘당>, 오랜만에 눈시울을 붉혀가며 읽었던 그림책이었다. 입안에서 맴도는 사탕의 맛처럼 다양한 사랑과 삶을 녹여낸 그림책 시리즈라 눈여겨보았고, 고정순 작가님의 책이라 펼쳐질 이야기에 기대가 되었다.

 

 





   <옥춘당>은 전쟁고아로 세상에 남겨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만나 가정을 이루고 노년에 이르기까지 함께 보낸 그 지난한 시간들을 손녀의 시선에서 그려냈다. 둘도 없는 사이였던 두분 사이에 할아버지의 급작스런 죽음이 찾아오고, 할아버지의 빈자리 앞에 무력해진 할머니는 치매를 앓으시다 요양원으로 가신다.



   치매로 인해 기억은 점점 사위지만 할머니가 분명히 기억하는 동그라미 동그라미들, 꼭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리는 것 같은 할머니의 분명한 추억에 맞닿아 있는 옥춘당.

 


   할아버지 생전에 차례나 제사를 지내면 반짝반짝 곱고 예뻤던 옥춘당을 할머니 순임씨 입안에 쏙 넣어주셨다. 홀로 남았지만 할아버지의 따뜻한 마음과 사랑이 추억이 되어 각인이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림책 제목이 <옥춘당>이었구나.

요즘은 시대가 변하고 있다지만 나의 어린 시절만해도 차례상에서 옥춘이나 약과는 아주 귀하디귀한 음식이었다. 특히 알록달록한 옥춘당은 그 고운 색감 때문에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스르르 흐뭇해진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삶 속에 녹아낸 옥춘당의 이야기도 그렇지만, 전쟁고아로서 삶의 어려움을 일찍이 경험했던 할아버지인지라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의 처지를 마음으로 보듬었던 이야기도 감동, 그러한 자전적 삶을 뭉근한 시선으로 풀어내는 이야기의 힘에 더욱 감동적이었다.

 

 

 



 

   책장을 넘기며 그림체와 이야기에 스륵스륵 빨려들 듯 몰입되었다.

열심히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의 속도는 아직 저만치서 저벅저벅 느린 속도로 걸어왔다. 마치 인생의 시간에 대해, 그리움의 깊이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그림책이 질문을 건내는 것 같았다.

 


   잔잔히 찾아오는 울컥함의 감동 덕분에 함께 읽었던 초등생 아들도 여러번 감동이 밀려올 만큼 마음이 찡했다고 한다. 혼자 남은 할머니를 보니 얼마전 돌아가신 친할머니가 생각났고 혼자 지내시는 할아버지도 저렇게 외롭고 힘이 드실까 걱정이 찾아왔단다.



   그림의 여백으로 밀려드는 감정선, 인생이란 시간이 스민 이야기의 힘 덕분에 읽는 내내 먹먹함이 가시질 않았다. 귀한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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