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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아침에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18
김지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9월
평점 :
가을 아침에
김지현 지음
위즈덤하우스

코로나19로 평범한 일상을 잊고 산지 오래이다. 하루하루 뉴스에서 전하는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마음은 무심히, 발걸음은 종종거리며 살고 있는 요즘. 김지현 그림책 작가님의 신간 『가을 아침에』를 아들과 함께 읽고 비로소 파랗게 드리운 하늘을 천천히 올려다보았다.

은이야 잘 잤니?
아이를 깨우는 엄마의 목소리, 잠자리에서 겨우 몸을 일으키고도 눈이 딱 붙어 있는 은이. 창밖으로 내다 본 아침 풍경은 각자의 일터와 학교로 바쁜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의 분주함이 가득하다. 은이도 출근하는 엄마와 함께 학교에 갈 준비를 한다.
꼭꼭 씹어 먹어. 엄마보다 더 크려면 골고루 먹어야지.
우리 집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아침 일상이다.



어, 코스모스가 언제 이렇게 폈지?
하늘이 이렇게 높고 파란 걸 보니,
가을이 왔나 봐.
[아! ] [이 장면]
대문 밖에 찾아온 가을을 느끼는 이 장면을 반복해서 몇 번을 넘겼다.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기뻐할 겨를 없이 코로나19라는 전세계적 감염병의 여파로 한없이 긴장하여 움츠려 지내며 생의 최전선에 서 있는 것 같았다. 저자는 우리를 가을 풍경 속으로 이끌어 주었다. 비로소 일상에 스민 가을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나뭇잎들이 색을 달리하고 있었고 하늘은 한없이 깊었다.
마음의 여유 없이, 무채색의 감정으로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저자는 [잠깐 멈출 수 있는 여유를 챙겨보세요!]. [코로나에 지친 여러분께 가을 풍경 한 컵을 처방합니다.]라고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다.

잠시 헤어져야 하는 아이에게 엄마가 건네는 말에서 따뜻한 마음의 온도, 언어의 온도가 느껴진다. 그래서 엄마와 딸이 각자의 자리로 가기 전에 잠시 함께 걷는 길 위에서 만나는 풍경과 마음의 교감이 더욱 따뜻하게 느껴졌다.
같이
읽던 아들이 그림책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고 학교에 간다고, 참 부러워하였다. 다음 등교하는 날, 하루종일 마스크 쓰고 고생할 아이에게 뜨뜻한 마음 꾹 눌러 담아 엄마 마음을 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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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가을 아침에』에는 어느 가을 하루, 평범한 하루를 시작하고 보내는 엄마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다. 덕분에 그림책을 읽으며 그림책이 전하는 가을 풍경과 엄마의 마음이 따뜻한 위로로 다가왔다.
담장 위에 파란 하늘 풍경을 표지로 담아낸 이 그림책, 가을의 선물 같다. 평범하고 소중한 일상을 다시 느끼게 해준 이 그림책의 울림을 함께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