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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리커버 에디션) - 최상의 리듬을 찾는 내 안의 새로운 변화 ㅣ 그림의 힘 시리즈 1
김선현 지음 / 8.0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림의 힘(리커버 에디션)
김선현 지음
에이트포인트

『그림의 힘』은 저자가 미술치료 현장에서 효과가 입증된 명화를 중심으로 그림의 힘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그림테라피를 담고 있다. 이 책에 실린 명화를 미술사 책에서 보았다면 그림 속으로 깊이 들어가 느끼지 못했을 텐데, 『그림의 힘』에서는 지식 없이도 부담 없이 그림을 들여다보고 내 마음까지도 살펴보도록 이끈다.
덕분에 ‘그알못’(그림을 잘 알지 못하지만) 책을 받았던 날, 그 자리에서 완독하였다.

저자는 그림에는 ‘느낌’이 있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고 하였다. 미술 치료 현장에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의 변화를 통해 그림은 소통과 치유의 힘이 있음을 몸소 경험하였다.
‘저는 그림의 힘을 믿습니다’
단단함이 담긴 이 문장이 마음을 움찔움찔하게 한다.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그 ‘그림의 힘’이 궁금했고 무엇인지 느껴보고 싶었다. 정말 그럴까?
# 구성
이 책의 구성은 삶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고 또 향상시키고 싶은 다섯 가지의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 관계, 재물, 시간, 나 자신’의 주제는 사람들에게 살면서 가장 힘든 대상과 상황이면서 촘촘히 얽혀 있는 문제이다. 사람을 힘나게 하고 힘들게도 하는 이러한 주제에 그 동안 임상현장에서 효과가 좋았던 명화를 엄선하여 각 영역에 배치하여 마음을 보듬어 준다.
그래서 굳이 처음부터 순서대로 감상하지 않아도 좋고, 그림만 살펴보아도 좋다. 내 마음이 머무는 대로 생각이 흘러가는 대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았다.
일-사람 관계 – 부와 재물 – 시간 관리 – 나 자신
# <그림의 힘> 살펴보기


각 글의 전개는 일상을 들여다 보는 소개글로 시작하여, 명화를 통해 마음을 열어주고, 마음과 감정을 따뜻하게 다독여주며, 이 그림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하는 말로 마무리 된다.
오늘 하루 일하느라 수고한 사람에게 저자는 어떤 그림과 이야기를 전해줄까?
바로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밤의 카페 테라스> 앞에 우리를 초대한다. 일을 끝내고 지친 저녁, 좋은 사람들과 함께 대화하고 차를 마시기에 적당한 여유가 있는 카페이다. 하루의 고단함이 스르르 사라질 것 같이 밤하늘에 별도 총총, 빈자리도 잠시 앉고 싶을 만큼 여유롭다.
“오늘 지치고 힘든데 편안한 데 가서 한잔하자.”
이렇게 말하고 싶은 공간.
오늘 하루 수고한 당신을 위한 밤의 테라스입니다.(17쪽)
저자는 마음이 피곤한 사람들에게, 그 고단함과 수고로움을 보듬으며 잠시 마음의 여유를 선물한다.
나에게 힘이 된 그림은 바로
<관계 – 질투로 인한 영혼의 괴로움>에 실려 있는 전기의 <매화초옥도>이다.
보자마자 흠뻑 빠졌다. 19세기 중엽에 그려진 작품으로, 눈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산골의 정경이 드러나는데 소담이 피어난 매화들이 아주 매력적이다. 이 고요한 산골에 주황빛 옷을 입고 찾아오는 이와 산방에서 기다리는 이가 있다.

이렇게 사람 자체가 귀한 상황을 볼 때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129쪽)
저자는 질투의 마음으로 괴로움을 품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그림을 권하고 있다. 산골의 귀한 사람처럼 지금 옆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조언도 함께 말이다.
개인적으로 따뜻한 느낌의 그림 톤이 참 멋졌다. 겨울과 봄 사이 두 계절을 걸쳐있는 산골의 풍광 자체가 도시 생활의 각박하고 조급한 시간의 흐름에서 어깨에 힘을 빼게 해준다. 집 문을 열고 나가면 이런 풍경을 만나고 싶다.

<관계 - 사교적 활동과 대인 관계에 좋은 색깔>에 실린 이중섭화가의 <해와 아이들>도 그림이 좋아서 마음에 남았던 작품이다. 아이들과 식구들이 따뜻한 햇빛을 쬐며 행복을 만끽하고 있는 이 그림엔 단연 햇빛의 빛깔에 눈이 머물렀다. 화가 역시 떨어져 있는 가족들을 마음으로 그리며 그린 작품이라는데, 그림 안에 머무는 내 마음도 한껏 따뜻함으로 물들었다.
이 작품은 화가 이중섭 자신에게 치유가 된 것처럼
가족을 그리워하는 우리의 마음도 함께 밝혀줍니다.(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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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게 그림과 함께 마음을 들여다보았던 독서시간이다.
마음에 머물렀던 그림이 많아서 모두 소개할 수가 없다. 코로나19로 버틴 지난 몇 달의 답답함이 조금 누그러진 느낌이 들었다. 조심하게 되고 움츠러들었던 상황이어서 그런지 <관계>편에 실린 그림들에 마음이 오래 머물렀다.
그림에 실린 그림의 언어를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림이 내게 건네는 그 느낌과 휴식의 시간이 참 좋았다. 『그림의 힘』은 내 곁에 두고 읽는 작은 미술관이면서 가장 가까운 미술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