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 그림책은 내 친구 56
정연숙 지음, 김동성 그림 / 논장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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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

꽃밥

정연숙 글, 김동성 그림

논장

 

 

 

   논장에서 그림책은 내 친구056’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꽃밥> 그림책이 새로 나왔다. 이 책을 보자마자 한눈에 들어온 김동성 작가님의 그림과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이 무엇인지의 궁금함에 눈이 번쩍!! 했다.

 

 

#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꽃밥> 내용 살펴보기

- 할머니의 일기장에 담긴 이야기들

 

 

 

   이 그림책은 오늘의 숙제 세상에서 가장 예쁜 꽃에 대해 쓰기 위해 딸이 엄마에게 묻는 것으로 시작된다. 엄마는 벼꽃이라고 대답하며 갸우뚱하는 딸에게 오래된 공책을 꺼내와 이야기를 이어간다. 공책의 주인공은 청풍국민학교 5학년 2반 김순희’, 바로 외할머니이다. 벼꽃이 가장 예쁜 꽃이라는 엄마의 대답도 그렇고, ‘벼꽃의 존재도 되게 신선하면도 신기하게 느껴졌다.

 

 

  할머니의 일기장은 196410월부터 시작된다. 여름 들판에 허수아비를 들고 나간 나는 허기감에 벼꽃 하나 먹을까 하다 고민을 한다. 벼꽃이 쌀이 되고, 밥이 되는 귀한 존재이므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꽃인 벼꽃을 차마 먹지 못하는 모습에 마음이 찡했다.

 

197012월 교실 풍경. 도시락 검사에 걸린 친구들이 교실 앞쪽에 나와 꽁당 보리밥노래를 부르는 벌칙을 받고 있다. 말로만 듣던 보릿고개, 보리밥, 도시락 검사라는 시대적 상황을 엿볼 수 있었다. 1960~1970년대에는 쌀이 부족하여 쌀에 잡곡 30%이상을 섞고, 밀가루 음식을 먹자는 혼분식 실천운동을 시행하였다고 한다.

 

 

19779, 엄마가 된 날. 쇠고기미역국과 윤기가 흐르는 소복한 흰쌀밥을 마주하고 밥이 생명을 자랄 수 있게 한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새 생명을 자라게 하고 삶을 살리는 밥의 힘을 생각해보게 한다. ‘쌀의 꽃, 벼꽃처럼 귀한 사람이 되라는 마음 담아 아가 이름은 미화(米花)’이다.

 

 

19905. 북적북적 시장 풍경에서 노란 바나나 다발이 눈에 들어온다. 수입농산물이 들어오게 되면서 장바구니와 밥상도 변했지만 농민의 현실은 더욱 어렵게 변하고 있었다.

 

 

  * 19648월에 시작된 일기는 201810월로 끝을 맺는다. 할머니의 일기장에는 할머니의 유년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의 일생이 담겨 있으면서, 딸 미화와 손녀와의 삶도 함께 살필 수 있다. 무엇보다 시대별 생활상과 경제변화, 농촌의 변화상, 쌀의 귀중함과 가치 등 사회문화적 배경과 시대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1960-1970년대 혼분식 실천 운동

1972년 통일벼 생산 성공과 보릿고개

1980년 냉해로 외국 곡물회사에서 쌀 수입

1989년 외국 농산물 개방

2006년 밥쌀용 쌀 수입 시작

그림책의 하단에 우리 농촌과 세계 시장의 변화를 알 수 있는 간략한 설명을 달았다. 그림책의 서사와 함께 이러한 시대상이 할머니의 삶에, 그 시대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짐작해 볼 수 있도록 했다.

 

 

- 밥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다

 

 

----일기장 속의 할머니가 나에게 알려주셨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꽃은 하얀 벼꽃이라는 것을. 그리고 벼꽃이 영글어 쌀이 되고 쌀이 부풀어 밥이 된다는 것을.

----우리가 먹는 밥은 꽃밥이다. 수백 송이 벼꽃이 피어난 꽃 밥

 

   이 두 페이지에서 가슴이 정말 먹먹했다. 할머니의 상여만큼이나 묵직했다. 할머니의 일기장에는 밥으로 보는 한 생이 담겨 있고 밥에는 삶이 온전히 담겨 있었다. 그래서 덕분에 많은 것을 일깨운다. 밥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했다. 풍족한 시대에 이 우리에게 주는 든든하고 뜨끈한 밥의 힘,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밥 한 톨도 이미 자연에서 생명 가득한 소중한 존재였다는 점 등이다. 그래서 밥은 밥꽃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이면서 예쁜 꽃이 된다.

   우리 땅에서 나고 자라는 쌀과 채소, 과일은 우리의 생명이며 곧 미래라는 점도 이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해보는 귀한 시간이었다.

   한편 나는 그동안 왜??? 벼꽃을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을까? 벼꽃을 한번도 보지 못했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 믿고 읽게 되는 김동성 작가님

  밥의 의미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깊이 생각해보게 한 이 그림책. 내용만큼이나 그림도 인상적이었다.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이야기하면서도 서정적이면서도 사실적인 농촌의 풍경과 인물의 묘사가 단연 눈길을 끌었다. 이야기의 힘과 그림의 힘이 함께 어우러져 이 그림책에 빠져들게 했다.

 

 

# 이 책을 읽고

   이 책은 쌀 이야기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과 생활 변화도 담고 있어 함께 읽은 아들과 이야기할 내용이 많았다. 작게나마 도시텃밭을 하고 있어서, 들판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도, 곡식과 채소가 얼마나 최선을 다해 여무는지도 경험했던 터라 자연과 사람을 잇는 밥의 가치가 더욱 울림 있게 다가왔다. 이 묵직한 꽃밥의 이야기를 다른 분들과 더 함께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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