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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당신은 이길 것이다 - 시련은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시간
나폴레온 힐 지음, 샤론 레흐트 해설, 강정임 옮김 / 흐름출판 / 2013년 9월
평점 :
이 책을 읽고 나폴레온 힐이라는 사람이 궁금했다. 이름은 낯익은데 그의 일생에 대해서는 그닥 아는 게 별로 없어서였다. 저자 힐은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그에게 늘 역사에 이름을 남길 위대한 작가라는 영감을 주는 새어머니를 만난다.
이후 자신의 운명을 바꿀 카네기와의 기적 같은 만남으로 힐은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한다. 저자에게 삶의 전환점을 마련해 준 카네기는 힐에게 '또다른 자아'를 언급하며 어려운 상황이나 힘든 시기를 인내하고 이겨내면
'또다른 자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한다. 그래서 힐은 성공한 사람의 인터뷰를 출간하기 위해 또다른 자아가 이끄는 대로 앞으로만 달렸다.
돈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또다른 자아가 명령을 내리는 대로 빌리기도 하고 부자인 것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그 결과 힐은 '또다른 자아' 덕분에 의욕이 충만해졌고 한계도 두려움도 느끼지 못했으며 불가능이라는 말은 인정하지도 않게 되었다.
힐의 '또다른 자아'는 그가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여기에서의 '또다른 자아'는 악마의 존재가 아닌 긍정적인 힘을 불어넣어주는 '그 무엇'일 것이다. 힐은 책에서 '또다른 자아'뿐 아니라 '악마'에 대한 인터뷰의 기록을 담아내고 있다. 힐의 개인사에 대한 내용이 앞부분에 전개되고 이후에는 힐과 악마와의 인터뷰 형식으로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등장하는 악마는 힐의 상상속의 인물일 수도 있고, 힐의 내면에서 늘 존재하는 인물일 수도 있다고 한다.
실제 '악마'라는 인물을 대면하여 직접 인터뷰를 하는 것 같이 느껴져 독자로 하여금 힐과 함께 악마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인터뷰에서 힐은 악마에게 진실하고 정확한 답변을 요구하며 어떤 경우에도 주눅들지 않고 악마를 다그쳐 악마의 속임수와 술책을 밝혀내고 있다.
그 결과 우리는 악마의 속임수와 술책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악마가 우리 삶 속에 숨겨놓은 함정을 어떻게 피해야 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악마와의 인터뷰에서 무엇보다 특이했던 건 힐은 악마를 "폐하"라는 호칭으로 부르고 있다는 점이다.
악마는 힐에게 자신을 깍듯하게 대하기를 원하며 왕의 호칭으로 불려지길 바란 것이다.
악마는 뒤에 숨어서 우리의 틈새를 노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머리 꼭대기의 왕좌에 앉아서 우리를 조종하고
우리 삶의 위에서 군림하기를 좋아하는 습성을 지녔다..
악마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마음을 지배하기 위한 가장 교묘한 기술 중 한가지는 두려움이야. 그리고 가장 효과적인 두려움은 가난에 대한 두려움, 비판의 두려움, 질병의 두려움,
실연이 두려움, 늙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죽음의 두려움이지. - 96p
악마는 교회와 학교에서 인간들에게 자주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가르쳤다면 자신은 어디에도 없었을 거라는 말을 할 정도로 교회와 학교의 문제점 또한
실랄하게 지적한다. 악마는 기도의 모순을 정확히 꼬집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엇에 실망하거나 실패한 후 그들의 기도가 응답되지 않을 거라는
두려움으로 가득차게 될 때 기도를 한다는 것, 부정적인 형태의 기도는 오직 부정적 결과만을 가져올 뿐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모른다고 말한다.
기독교인이라면 이 부분에서 인상이 찌푸려질지 모른다. 어쩌면 반발을 사게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인간들을 방황하는 습관으로 유인하는 교회와 학교가 인간들에게 자주적인 사고의 방법을 가르쳤다면 악마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거라는 말도
한편으로 이해가 가면서도 어딘지 씁쓸하다. 내가 기독교인이라서기보다 악마의 말을 전면적으로 부인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를 말할 수 없어서일까...
악마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은 인생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기 위해서가 아니라 학점을 따고 암기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학교로 보내지고 있다네." - 235p
1938년에 힐은 이런 학교 교욱의 문제점을 예언하기라도 한듯 서술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나는 75년 전 그 당시에 힐은 벌써부터 그것의 문제점을 읽고 있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을 옮긴 사람 역시 이 부분에서 등꼴이 오싹한 느낌을 받았다고 적고 있는데, 나 역시 시간을 초월한 힐의 예리한 감각에 놀라움을 느꼈다.
악마는 앞으로의 학교는 아이들에게 시간을 계획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등 학교가 해야 할 역할을 힐의 요구대로 찬찬히 짚어 주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있자니 무언가 몇십 년을 훌쩍 뛰어넘은 전율이 옴몸을 타고 내린다.
힐의 부인이 75년전 책의 출간을 미루자고 한 것도 당시에 퍼질 파장을 예견했기에 그런것이리라. 우선 '악마'라는 존재를 인정하고 그와 인터뷰를 시도한 것, 악마가 인간에게 끼치는 해악뿐 아니라 그것에 대한 대안 역시 악마의 입을 빌어 찾았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파장을 불러일으킬만한 요소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때 이 책이 출간되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어쨌든 이 책의 제목처럼 결국 우리는 이겨야 하고 이길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악마는 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한 번뿐인 인생에서 내 안의 악마에게 늘 지는 삶은 어쩌면 내 삶이 아니라 이끌리는 대로 놓아 버린 악마의 삶일 것이다. 인생에 있어서 아픈 실패를 경험할 때, 그리고 좀더 노력하면 도달할 수 있는 성취의 길 앞에서 자꾸 주저하고 있을 때...
삶의 목표한 바가 자꾸 흔들리고 게을러지고 방황할 때..그때 악마는 우리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인간의 두뇌 중 사용되지 않고 비어 있는 공간에 침투해서 인간의 마음을 장악하고 지배할 수 있도록 부정적인 생각을 퍼뜨린다는 것을!
무기력과 두려움과 부정적인 에너지로 가득찬 사람들 마음속에 자리잡아 살고 있다는 것을!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스스로 생각하는 삶을 살아나간다면 내 안의 악마는 더이상 힘을 얻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