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상 만화 한국 대표 문학선 14
박완서 원작, 김광성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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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가 타계하기까지 쉼 없이 직접 보고 다듬고 매만진 소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를 만화로 만든 작품이다. 
험한 시련으로 가득한 한국 전쟁을 겪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박완서의 소설을 만화화 한 김광성은 400페이지에 달하는 본 편의 수채화 작품을
까칠한 수채화 용지를 써서 한껏 질감을 살려 주어 나타내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전쟁 중의 어수선한 느낌과 사람들의 표정들이
무척 실감 나게 표현되어 있어 내용의 사실성을 더해 주기에 충분하였다.



1951년 1.4 후퇴때부터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작가가 6.25 전쟁을 겪은 아픔과
 어린시절, 성년 시절 등을 거친 과정들을 사실 그대로 전하고 있다.
오빠가 인민군에 끌려갔다가 도망쳐 나온 후 자아를 상실하게 되면서 
전쟁이라는 상황에서 아직 어린나이의 소녀는 점점 성년이 되어간다.
어떤 색깔의 깃발이 달리느냐에 따라
오늘의 내편이 내일의 적으로 돌변할 수 있는
불안한 전쟁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간 것이다.
말로만 듣던, 글로만 읽던 그런 내용들을
사람들의 행동과 표정 하나하나 살펴가며 만화로 접하니
전쟁 당시 사람들의 두려움 가득한 마음과 가난한 생활 모습 등을 실감 나게 접할 수 있었다.




시대적 배경과 전쟁 중이라는 상황에서 어려운 용어도 등장하고 있지만
만화 칸 사이로 어려운 용어풀이도 해 주고 있어서인지 아이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함께 살고 있던 가족을 하루아침에 둘로 갈라 놓기도 하고,
성치 않은 몸으로 전쟁에 끌려 나가기도 했던 시절..
이산가족의 아픔이 시작된 시대를 읽고 있노라니,
아픈 역사를 지닌 과거가 참으로 한스럽게 느껴진다.

몇년 전인가..
생전에 한번 헤어진 가족을 보고자 몇십 년을 손꼽아 기다린 할아버지 한 분이
이산가족 상봉 며칠을 앞두고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가 문득 떠오른다.
그분의 마음이, 평생을 짊어지고 있었던 그 무겁고 그리운 마음이
시간을 흘러 촉촉하게 내 마음에 내려앉는다.
여럿이 함께 사는 하늘 아래에서 다시는..
서로가 고통받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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