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육아휴직 중 - 아이와 아내의 세상을 이해하는 시간
야마다 마사토 지음, 양지연 옮김 / 안테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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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셋째를 위해 육아휴직을 결심한 아빠의 경험담을 솔직담백한 이야기예요.

같은 대학 같은 과를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온 입사동기 부부, 쌍둥이를 둔 아빠지요.

아내는 육아와 일에 전념하며 2년 6개월 동안 힘들게 지낸 어느날, 덜컥 셋째가 생긴 것을 알게 돼요. 누구나 알겠지만 이젠 한숨 돌릴 시기에 그야말로 다시 육아의 그 힘든 시기의 일을 처음부터 다시금 겪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부부는 아마도 아기가 생긴 기쁨보다 앞이 깜깜한 마음을 실감하지요. 이래저래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남편은 마침 중요한 프로젝트를 끝낸 기회를 잡고 큰맘먹고 휴직을 결심해요. 처음 이 책 제목을 보고 일본의 상황을 토대로 쓴 책이라 우리나라와 좀 동떨어진 내용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육아에 있어서, 육아휴직에 있어서의 시선은 어찌나 닮아 있는지, 우리나라 얘기를 읽고 있다는 착각까지 들 정도였답니다. 남자가 육아휴직 신청했다가는 회사에서 바로 아웃이라는 생각, 일할 생각이 없는 사람으로 낙인 찍어버리는 조직의 세계 역시 공통된 점이 많았어요. 쨌든, 남편은 주위의 다양한 시선을 접고 육아휴직에 돌입하지요.  


차례에서도 알 수 있지만 흔히 육아를 두고 하는 뭇 엄마들의 고민들이 하나씩 들어 있고 일본이라는 나라는 그래도 육아에 있어서 우리나라보다는 좀 나은 정책들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조금이나마 하고 있었는데 기본적인 고민은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육아휴직에 뛰어든 아빠를 주위에서는 잠깐의 휴가로 보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주부의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요? 바깥일만 신경쓰는 일반적인 남편들과 비교되는 일이긴 하잖아요. 맞아요. 그야말로 뭇 아빠들의 공공의 적이 된 거죠.

집집마다 엄마들이 아빠들한테 압력을 가하고 있어요.

사실 육아를 전담하고 있는 휴직중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본다면

완전 아이일에 적극적인 아빠의 모습이잖아요.

힘들게 아이를 보면서도 아빠는 일적으로 이어지는 고민을 무시할 수는 없지요.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모를까, 다시 돌아갈 그곳에서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승진에 불이익은 없을지, 가서 적응을 할 수 있을지 등 늘 고민을 하고 있어요. 게다가 육아 우울증까지 겪지요. 아이를 키우는 맘들은 한번쯤 겪어 보았을 우울증 말이에요. 아이 뒤치다꺼리 하느라 분명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무언가 모를 허전함, 그것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덜 바빠서 그래..'라고 말할진 모르지만 저 역시 첫아이를 낳고 심한 우울증을 겪었더랬어요. 직장생활을 하다가 3개월 출산 휴가를 쓰고 있을 때였지요. 아이와 함께하는 하루 24시간이 왜이리 길기만 했던지, 말할 상대도 없고, 그렇다고 딱히 누구와 말하고 싶은 것도 없이 하루가 그렇게 지리지리하게 갔던 그런 시간을 보냈어요...둘째때는 그런 시간이 없었는데, 이상하게도 첫아이때 그 시간은 정말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서인지 이 책의 저자인 아빠가 겪은 우울증에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답니다.

하루종일 아이들과 씨름하다 퇴근한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픈데 아내는 그런 이야기들을 귀찮아하는 태도를 보이지요. 쌍둥이 키울 때 아내가 아이와 함께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면 시끄럽다고 무시했던 적이 있던 아빠..이젠 육아에 전념하는 자신과 일하는 아내로 전세가 역전된 셈이지요.


그렇게 일 년의 시간이 흐르고 다시 직장 복귀를 앞둔 아빠, 저출산 대책을 위하여 남녀육아기회균등법이라는 것을 제안하는데요, 자녀를 둔 아빠들의 육아 기회를 늘리는 일부터 시작하자는 것이에요. 아직도 가정과 직장에서 남녀의 고정적인 역할을 유지하려는 의식이 은연중에 팽배한게 현실이에요. 남성의 육아를 사실상 부정하는 분위기가 이렇게 계속된다면 아이 갖기를 꺼려하는 가정은 앞으로 계속 늘어나게 마련이에요. 직장생활을 똑같이 하면서도 아이가 아프면 열에 여덟은 당연히 엄마쪽에서 휴가를 내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유치원이건 학교건 '어머니회'는 들어봤어도 '아버지회'는 들어보기 힘드니까요. 예전에 있었던 '어머니총회'가 '학부모총회'라는 이름으로 바뀐지 얼마 안된 것만 봐도 그렇지요.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 아이들이 주름잡을 미래에는 적어도 육아에 있어서는 엄마아빠가 함께 고민하고 함께 나누는 그런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갖추어진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책을 통해 직장생활을 하는 엄마, 아빠들의 고민, 육아를 하는 엄마와 아빠들의 고민, 그리고 그런 고민들을 공유하며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대화와 배려가 꼭 전제되어야 함을 알 수 있었어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를 가진 엄마들뿐 아니라 아빠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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