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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사는 달 - 권대웅 달詩산문집
권대웅 지음 / 김영사on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제목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이 느껴지는 책 한 권을 만나
보았어요.
바로 권대웅님의 산문집 <당신이 사는
달>~
여기서 달의 의미는 아마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지금 있는 이 집이 될 수도 있고, 나의 일터가
될 수도 있고,
크게는 내가 살고 있는 지구가 될 수도
있겠지요.
이 책의 내용은 봄의 달, 여름의 달, 가을의 달,
겨울의 달을 테마로 하여
각각의 달과 삶에 대하여
독백조의 문체로 된 산문이 나오고요, 이어지는 달
詩가 나와요.
시와 함께
저자가 그린 그림도 함께 보여주고 있지요.
아름답고 뛰어난 풍경을 가진 화려한 그림은 아니지만
그만이 주는 멋스러움에
한없이 책속을 뚫어져라 바라보게 됩니다.

봄, 철쭉에 대한 단상을 나타낸
글이에요.
이 글에 애정이 가는 건 돌아가신 저의 엄마역시
철쭉을 좋아하셨다는 것.
.그러한 공감으로 인해 요 글을 읽고 또 읽었지요.
저자는 돌아가신 엄마가 좋아했던 꽃이기에 싫어했던
철쭉꽃,,
너무 진하고 화려해서 튀는 철쭉꽃이 싫었었는데
세월이 지난 후 깨달았대요.
엄마도 철쭉꽃처럼 눈부시게, 화려하게 타오르고
싶었다는 것을...
다시 말해서 철쭉은 엄마의 청춘이었다는
것을요..
엄마의 청춘이 이제사 예뻐보인다는 저자의 말에 살포시
추억에 젖습니다..
철쭉꽃만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해맑게
웃으며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 찬찬히 살펴보셨던 그 환한
엄마의 얼굴을 말이지요..

중간중간 저자의 여행 기록도 엿볼 수
있어요.
일본,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사라예보,
크로아티아..
그곳에서의 자연 풍경과 조화를 이룬 달빛의 감흥
또한 담았지요.

달의 모습처럼 보는 시선에 따라,
보는이의 마음에 따라 달라지는
우리네 삶의 모습을 읽다
보니
김동리가 예찬한 '보름달'이라는 수필이
떠오르더군요.
김동리 역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막론한
보름달의 모습을 있
는 그대로 찬양하고 있지요.
보름달은
이와 달라 벚꽃,
살구꽃이
어우러진 봄밤이나,
녹음과
물로 덮인 여름밤이나,
만산에
수를 놓은 가을밤이나,
천지가
눈에 쌓인 겨울밤이나,
그
어느 때고 그 어디서고 거의 여건을 타지 않는다.
아무
것도 따로 마련된 것이 없어도 된다.
산이면
산,
들이면
들,
물이면
물,
수풀이면
수풀,
무엇이든
있는 그대로로서 족하다.
산도
물도 수풀도 없는,
아무것도
없는 사막이라도 좋다.
머리
위에 보름달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고 세상은 충분히 아름답고 황홀하고 슬프고 유감한 것이다.
-김동리
<보름달> 중에서

여행은
뜨거워지는 것이다.
그리워지는
것이다.
우연을
발견하는 것이다.
라는 글이 설레는 여행을 하고 싶게도
만들고
보름달과 같은 넉넉한 삶을 따뜻하게 살아가게끔
만들기도 하네요.
저자는 각자의 삶 속에 달처럼 환한 빛이 비춰지기를
바라고 있어요.
이 글을 읽는 내내, 아니 읽고 나니
더더욱
보름달의 환하고 둥근 시각으로 내 삶을 내려다보게
됩니다.
지금 나는 어떤 달에서 살고
있을까요?
그리고 나의 달에서는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조급한 일상에서 벗어나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지금 무언가 쫓기는 듯한 생활에 눈코뜰새 없이 바쁜
사람이라면
그래도 짬을 내어 이 책을 펼쳐
보세요.
일상의 바쁨과 아픔과 슬픔을 어루만져 주는 달의
기운이 스며들어
당신의 삶을 은은하고 행복한 기운으로 물들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