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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죽였을까? - 이토 히로부미 vs 안중근 ㅣ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53
이정범 지음, 박종호 그림 / 자음과모음 / 2012년 7월
평점 :
이 책은 이토히로부미가 한국인에게 큰 은혜를 베풀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총을 쏜 안중근을 상대로 정신적 물질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고 있는 내용이다. 이토 히로부미 측 변호사는 피고 안중근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다른 나라의 수장을 죽인 암살범이라며 터무니없는 주장을 한다.

일본측은 일본이 러시아를 견제했기 때문에 한국이 서양의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공치사를 해댔고 한국을 협박하여 체결한 한일의정서를 통해 대한제국의 독립을 인정하고 동양평화를 확립하려는 것처럼 보이게 하였지만 결국 일본은 이 조약으로 인해 합법적으로 한국 영토를 마음대로 사용하면서 내정 간섭을 하게 된 것이다.
어이없는 사실은 을사오적이라고 불리는 이완용, 이지용, 이근택, 권중현, 박제순은 조약체결에 동의 서명을 하여 일제로부터 자작이란 작위와 은사금을 받았다는 것..
다 아는 사실이지만, 다시금 접하니 또한번 울분이 치솟는다.

그들은 과연 어떤 생각으로 그런 일을 한 것일까 다시 한번 묻고 싶다. 이부분에서 이상재와 이완용, 송병준의 유명한 일화가 떠올랐다.
미술관 건립행사에서 우연히 만났다고 했던가..
이완용, 송병준과 마주친 이상재 선생과의 대화이다.
이상재: 대감네는 동경으로 이사 가시지요.
이완용, 송병준: 그건 무슨 소리요?
이상재: 대감네는 나라를 망하게 하는 데는 천재들이니까 동경에 가면 일본도 망할 게 아니오?
이상재 선생의 재치가 돋보이는, 그치만 가슴아픈 현실이 담긴 일화이다.
안중근은 이토가 만주사찰을 위해 하얼빈으로 온다는 소식을 듣고 치밀하게 거사를 준비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승강장에 모여 있고 러시아 군악대와 의장대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그 순간 열차에서 내린 이토의 모습이 보이자 방아쇠를 침착하게 당겨 저격한다. 동양평화를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토를 사살한 것이다.

하지만 안중근은 이토히로부미를 죽인 15가지 이유를 확실히 밝히며 단순히 개인적인 감정이라는 일본의 억지 주장을 반박한다. 그 첫번째 이유가 명성황후 시해 사건이다. 이토는 이토 히로부미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감추기 위해 마치 일부 낭인들에 의한 사고로 꾸몄지만 그건 철저히 계획된 범죄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물론 안중근이 무력이라는 것을 사용한 것만 두고 지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본이 우리에게 행한 무력은 그럼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안중근을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하고자 한 원고의 소송은 기각되는 것으로 재판이 끝난다.
"내 시신을 하얼빈 공원에 묻었다가 우리나라가 국권을 되찾거든 유해를 가져와 고국에 묻어 달라"고 한 안중근 의사의 유언은
아직까지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우린 지켜지지 못한 안중근의 유언을 늘 마음속에 묻어 두며 지난 역사를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일생을 바쳐 희생한 안중근 의사의 정신 역시 늘 마음속에 새겨야 할 것이다.

모의재판이긴 하지만 시원한 결말을 들으니 울분이 좀 내려가는 듯하지만,
그토록 긴 세월 동안 일본의 지배에서 숨죽여 살았던 대한제국의 운명을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해진다. 앞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야 할 대한민국이다. 지나간 역사를 기억하며 더 강한 대한민국으로 우뚝 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