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고 싶은 한국 베스트 단편소설
김동인 외 지음 / 책만드는집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주옥같은 한국 단편 13편을 만나볼 수 있다. 현진건의 운수좋은 날, 김유정 봄봄, 이상 날개,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등이 그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 학창시절 읽으며 느꼈던 감동 이상의 감동을 얻었다. 학창시절엔 시험이라는 결과물이 있어서일까..당시엔 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부분만 좀더 집중해서 읽으며 이런유형, 저런 유형을 생각하며 읽었더랬다. 온전한 작품으로서의 감동은 당연히 다운↓

이번엔 작품그대로의 작품으로 글을 마주대하며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이상의 날개를 읽었던 당시보다 더욱 더 풍부한 내용속의 몰입을 경험했다고 해야할까... 남편에게 아스피린이라며 수면제를 먹이는 매춘부 아내와 그런 아내를 묵묵히 지켜보기만 하는 너무나 무기력하고 무능한 남편의 모습..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 그는 누구를 말하는가..그렇다면 천재를 박제로 만들어 버린 현실..이상은 식민지 현실로부터 자유롭게 날고 싶었으리라..

자유의 억압으로부터 옥상으로 탈출을 한 후 날아보고자 하는 주인공..
이상..꿈..을 향하여 현실로부터의 도피를 꿈꾸는 주인공의 마음에 감정이입이 이리 될 줄이야.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은 또 어떠한가.
시대의 로맨티스트라고 할 수 있는 이효석..

작년 9월인가 봉평에서 열리는 효석문학제에 가 보았다.

이효석의 생가에서 내려다본 메밀꽃밭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곳에 가 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봉평의 멋드러진 풍경이 이효석이 서정성 짙은 글을 쓰게 하는 데 영향을 주었을 거라는 것을.. 

  

'나'와 점순이의 밀고당기기가 드러난 <동백꽃>,

반어법과 역설이 드러난 제목,,운수가 정말 안 좋았던 날의 인력거꾼의 일상을 그린 현진건의 <운수좋은 날>, 어두운 현실에 나타난 지식인의 문제를 담고 있는 채만식의 <레디메이드 인생>, 현실의 변화에 변할 수밖에 없었던 비극적 삶의 주인공 복녀의 삶을 다룬 김동인 <감자>..

모두 하나같이 요즘 나오는 가벼운 소설들보다 내용의 묵직함이 드러나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읽는 내내 문장 한 줄 한 줄이 어찌나 존재감을 드러내는지,

그냥 스윽 읽고 지나치지 못하고 읽고 또 읽고를 반복하느라 

여느 소설보다 읽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 듯하다. 

이와 같은 우리 단편은 비록 빛바랜 세월의 흔적을 담고 있어도 

끊임없이 빛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

아마 후대 우리 자녀들, 우리 자녀들의 자녀들까지도 읽히고 또 잃힐 것이다.

문학의 길이는 단편일지 몰라도 그 명백은 어느 장편보다도 길고도 길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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