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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신도 버린 사람들
나렌드라 자다브 지음, 김선희 엮음, 이종옥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4월
평점 :
불가촉천민이라는 말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닿기만 해도 다른 사람들을 더럽힌다고 해서 생긴 말이라고 하는데 정말 인도의 카스트제도가 가진 심한 차별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오는 말이다.
불가촉천민은 인간으로서 존중되어야 할 모든 기본권이 없다. 그야말로 책에 나온 것처럼 개보다도 못한 신세인 것이다. 세상을 더럽히는 존재..다 같은 사람인데 어쩌면 이런 제도 속에 사람을 가둬두고 발자국마저 땅을 더럽힐까봐 엉덩이에 자신의 발자국을 지울 수 있는 빗자루를 매달고 다녔다고 하니 그 존재가치는 더이상 말안해도 알 것이다.
다무네 가족은 불가촉천민이다.
상층 카스트들을 위해 죽어라 일만 하다가 죽은 아버지를 대신하여 가장이 된 다무는 아버지처럼 비참한 인생을 살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인도에서전해 내려오는 몇천년이 된 풍습을 다무의 힘으로 어찌할 수는 없는일이다. 하지만 다무는 가슴 한켠에 늘 희망이라는 것을 품고 열심히 일하고 기회가 닿아 배울 기회가 생길 때마다 열심히 배웠다. 불가촉천민은 학교에 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무는 열정을 다해 배우고자 했다. 그리고 닥치는대로 일도 하며 어엿한 청년으로 자란다. 모든 불가촉천민들이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누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바사헤브를 영원한 지도자로 삼아 서로 힘을 모아 단합하고 교육을 받으며 용기를 내어 시위대에도 참석한다. 심성도 착하고 지혜로운 소누와 결혼을 하고 난 후에도 다무는 불가촉천민의 부당성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만 나아지는 게 보이지 않자 송전탑에 올라가 죽을 결심까지도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다무는 더욱 열심히 일했고, 자식에게 보다 나은 삶을 물려주기 위해 자식들이 살아갈 세상에서는 인간의 존엄성을 가지고 살도록 위해 희망이라는 끈을 놓지 않고 끝까지 뜻을 펼쳤다. 다무는 여섯 아이들에게 반드시 배워야 한다는 것을 가르쳤고 아이들은 반드시 큰 인물이 될 거라는 바바사헤브의 말을 마음에 새겨 책을 읽으러 다니게 하였으며 스스로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왔다.
차별이 심한 힌두교에 회의를 품고 불교로의 개종을 한 바바사헤브를 따라 다무는
여자도 남자도 가진 자도 가난한 자도 평등한 것을 기초로 한다는 불교로의 개종을 통해 제2의 탄생을 맛보고 이후 더욱 용기를 내어 확신을 가지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에 나선다. 그렇게 평생 가족을 위해 차별을 당하는 사람들을 위해, 아이들의 질좋은 세상을 위해 다무는 갖은 어려움을 모두 이겨낸다.
다무는 조용히 눈을 감을 때까지 아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이라는 소중한 유산을 남겨주어 계급이 없고 차별이 없는 자기들이 주인인 세상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희생을 통한 사랑을 보여 주었다. 그 결과 다무의 다무의 첫째아들 자누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는 공무원 합격의 영광도 안았다. 1947년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면서 불가촉제도는 법적으로 폐지되었다고 한다. 나라가 정한 법이라고 모두 옳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법을 올바르게 고쳐 나가는 것은 누구 하나의 힘으로 되는 게 아닐 것이다. 모두가 힘을 합하여 더 나은 나라의 발전,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나라의 지도자와 국민들은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여 모두가 잘사는 나라가 진정 선진국이 아닐까.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사람답게 행복을 누릴 권리는 누구나에게 있어야 할 것이다.
"무지개가 뜨기 위해서는 비도 필요한 법이야."
- 다무가 소누에게 한 말 중에서 16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