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독서뿐 - 허균에서 홍길주까지 옛사람 9인의 핵심 독서 전략
정민 지음 / 김영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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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허균에서 홍길주까지 옛사람 9인의 핵심 독서 전략이 실려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어찌나 내 책읽는 태도가 반성이 되던지 한장한장 명언이요, 한줄 한줄 기억에 꼭꼭 담아 두어야 할 것들이었다. 책 제목처럼 이 책은 독서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책을 읽어야 발전하고 책을 통해서만 생각이 깊어질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은 대단한 천재로 수많은 일화를 남겼다.
이 책에는 허균이 중국의 '청언소품'에서 따온 글을 통해 독서에 임하는 자세와 방법을 말하고 있다.
몰입하는 독서라야 제대로 된 독서다. 한 줄 읽고 딴생각하고, 한 장 읽고 딴짓하는 독서는 독서랄 것도 없다. 책 속의 인물과 한마음으로 만나, 책 속 사건에 엉덩이가 덩달아 들썩인다. 책읽다 말고 드 주먹 불끈 쥐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방 안을 왔다 갔다 하며 주체 못할 감흥을 다스리는 독서라야 제대로 된 독서다. - 25p

이 구절을 읽고 나는 책을 얼마나 몰입해서 읽는지 생각해 보았다. 물론 무서운 속도로 몰입하여
두 시간 안에 한 권을 읽어 낼 때도 있지만, 보통 한챕터 읽고 다른 짓 하고 한 장 읽고 책갈피 접어 놓기 일쑤..핑계를 대자면 아이들이 불러서, 밥차릴 시간이 되어서,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 등 할 말은 많지만 이 단락을 읽고 내 모습이 생각나 부끄러웠다. 허균은 특히 이런 감흥은 역사책을 읽을 때 느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책 속으로 비집고 내가 들어갈 때 책속에 있던 인물들이 갑자기 살아나 움직인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성호사설>로 유명한 이익 이익은 독서에서 메모와 토론을 가장 중시했다.
생각이 떠오르면 그 즉시 메모하는 태도와 서면 토론, 대면 토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또 의문을 일으키는 독서의 적극적인 자세를 역설했다.
시키는 대로 하고 남 하는 대로만 하면 끝내 제 목소리를 낼 수가 없다. 자기 목소리를 내 보자고 우리는 더 공부를 한다. 일가를 이룬다는 것은 자기 목소리를 갖게 되었다는 뜻이다. 일가 중에서도 우뚝한 사람이 대가다. 일가를 이루려면 이상한 것은 깊이 따져보고 모르는 것은 자꾸 묻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덩달아 하고 얼떨결에 해서는 깨달음의 안목이 열리지 않는다. 그런데 주입식에 익숙해진 공부는 따지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하라고만 한다.
의문이 말하면 네 까짓게 뭘 알아 하며 무시한다.(중략)
시키는 대로 하고, 하던 대로만 하는 것은 공부에서 나를 배제하는 길이다.
세상에 주체가 없는 공부도 있는가? - 47p

이 부분에서는 책 읽기에서 의문을 갖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하고 있다. 학문은 반드시 의문을 일으켜야 한다고 말하며 의심이 아니라 의문을 가져야만 제대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끔은 의문이 나더라도 나만 모르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적잖이 아는 척하며 넘어갈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러면 반드시 나중에 그 내용이 다시 나와서 또 똑같은 상황을 겪는다. 미리 그 상황에 대한 의문을 풀었다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황을 겪지 않았을 텐데..라고 후회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의문을 품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것이고 그것을 해결하고 내것으로 만들때 나는 그만큼 성장할 것이다. 제대로 알고 똑바로 보고 분명히 살펴 시행착오를 거쳐야 본질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양응수는 공부법의 방향을 갈래별로 엮은 <위학대요>를 쓴 인물로 유명하다. 이 책에는 독서에 관한 글도 많이 수록되어 있는데 오늘날의공부법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주로 독서에서 유념해야 할 구체적인 내용과 유의점을 설명한 내용이 많다.
 
덜렁대며 의욕만 앞서는 것도 문제다. 많이 읽는 독서왕이 되려 들지 말고 되새김질하는 소의 독서법을 익히는 것이 낫다. 조금씩 끊어서 읽고 또 읽고, 완전히 이해해서 다시 더 읽는다. 한 걸음 한 발짝 내딛다 보면 어느새 목표에 도달해 있다. -86p  


조선시대 실학자 홍대용 역시 독서법의 설명과 질문 방법 잘못된 습과 등을 차례로 지적해서 일러주고 있다. 그리고 뜬생각을 다시리기 위해 묵묵히 앉아 눈을 감고 마음을 배꼽에 집중시키는 자세를 강조하며 수시로 맑게 다스림을 보태야 나날이 식견이 발전함을 강조하고 있다.
책을 볼 때에는 마음 속으로 그 문장을 외면서 그 뜻을 곰곰이 생각하여 찾되, 주석을 참고하고 마음을 가라앉혀 궁구해야 한다. 만일 한갓 눈만 책에 붙이고 마음을 두지 않으면 또한 이득이 없다. - 176p

책만 보는 바보로 유명한 이덕무는 책을 아끼는 태도를 언급하고 있다. 이 부분을 읽을 때도 좀 반성이 된 부분이 사실 많다. 가끔 사발면 익힐 때 마땅히 덮어 둘게 없을때 주변에 있는 책을 이용한적이 간혹 있었는데,,어찌나 그 책에게 미안하던지...^^;;

책을 볼 때 손가락에 침을 묻혀 책장을 멈기지 말라. 손톱으로 줄을 긋지도 말라. 책장을 접어 보던 곳을 표시해도 안 된다. 책머리를 둘둘 말아도 안된다. 책 표면을 문지르지도 말라. 땀 난 손으로 받아 읽지도 말라. 책을 베지 말고,
팔꿈치로 괴어도 안 된다. 책 위에 술병을 얹어도 안 된다. - 301p
 
울딸은 전형적인 우뇌의 아이이다.
어떤 강연회에서 강사가 우뇌형 아이에게 따라오는 책읽기 방법 세가지를 언급한 적이 있다. 빨리 읽기, 대충읽기, 지마음대로 읽기..
딱이다. 울 딸의 책 읽기 습관을 어쩌면 그렇게 제대로 짚어 주었는지..
습관이란 단지 몇번으로 고치기가 어렵지만 이 책을 읽으며 정말 다시 한번 딸아이의 책읽기 습관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또한번 절실히느꼇다. 그래서 인상 깊은 구절에 체크를 해 놓고 딸아이에게 읽게 했더니 스스로 부끄러운지 깨달음이 많은 얼굴이다.
아무쪼록 이 책을 통해 울 딸의 책 읽는 습관이 더욱 향상되는 큰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우선은 나부터 모범을 보여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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