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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영 홍길동 세트 - 전2권
고우영 글 그림 / 자음과모음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만화 홍길동을 읽었다. 다름 만화와는 다르게 손글씨필체로 말주머니가 채워져 있어서인지 더욱 친근하게 다가와 읽기가 편했다.
홍길동 이야기라면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이 만화는 '호부호형~'이나 홍길동의 집안내력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고
어린 홍길동이 도술을 익히기까지 겪은 어려움과 도술 능력을 키운 후 길동의 행동이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어린 홍길동은 아버지 홍참판과 가족들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잡혀가는 와중에 이웃의 도움으로 빠져나와 농사꾼의 집에 맡겨져 자란다. 얼마 후 홍참판의 둘째 아들 길동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 포졸들은 길동을 잡기 위해 수색에 나선다.
길동은 자신을 체포하려는 포졸들의 눈을 피해 달아나다가 흑표의 도움으로 살아난다.
하지만 흑표는 관가에서 잡으려는 2인조 도둑 중 한 사람.
그것을 모르는 길동은 도둑들을 스승이라고 여기고 부모의 원수를 갚는다며 엉뚱하게 훈련을 받아 두사람의 도둑질을 돕기도 한다. 그러다가 2인조 도둑 중 두루미라는 사람은 재물을 혼자 얻기 위해 길동과 흑표를 몰래 관가에 신고한 후 둘을 위험에 빠뜨리는데
길동은 가까스로 무학도사의 도술에 도움을 받고 두사람에게서 벗어나게 된다.
이후 길동은 스승에게 장풍직타 파괴술, 경신술, 오십육방 분신술, 등을 익힌다.
스승은 길동에게 도술과 무술을 가르치는 데 10년 정도를 예상하였지만
3년이 지난 지금 길동에게 더이상 가르칠 것이 없다고 할 만큼 길동의 능력은 뛰어났다.
이후 길동은 도술을 부려 어려운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는 부정한 부자들이나 무리들에게서 그들을 구하고, 부모 잃은 아이를 부모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일 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신출귀몰 나타나 문제를 해결한다. 이 책은 이처럼 도술과 무술을 부려 악과 싸우는 정의의 용사 홍길동 이야기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더우기 이 만화는 고우영 화백의 글과 그림이 그대로 복원된 작품에 그의 둘째 아들이 직접 채색한 것이더서 더욱 뜻깊고 특이할 만하다. 고유영 특유의 멋스러움과 해학이 녹아 있는 그림과 그의 필체가 살아 있는 이 만화책은 이시대의 컴퓨터 그림이 주는 단조로움을 벗어난 작품이기에 등장 인물들의 생동감 있는 동작과 표정 하나하나가 더욱 신선하게 다가온다.
부정을 저지르는 무리들을 통쾌하게 골탕먹이는 것에서 오는 유쾌통쾌한 웃음과
어려운 사람을 생각하는 정이 많은 길동의 행동에서 오는 잔잔한 감동,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를 통해 교훈까지 얻을 수 있으니
어찌 단순히 가벼운 만화책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싶다.
오래간만에 더욱 각별히 다가오는 제대로 된 만화책을 읽게 되어
책을 읽는 내내 므흣한 긴장감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