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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내 작은 모퉁이 - 2003년 뉴베리 상 아너 수상작 ㅣ 문학의 즐거움 42
앤 M. 마틴 지음, 구계원 옮김 / 개암나무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주인공은 열두살 소녀 해티로, 하숙집을 운영하는 아빠, 엄마와 함께 산다.
해티의 엄마는 결혼을 반대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용감하게 맞서 아빠와의 결혼을 밀어붙였지만 그림을 그리는 아빠가 생활비를 벌지 못하자 아빠와 엄마는 그랜트 거리에 있는 커다란 집을 사서 하숙집으로 꾸며 살게 된 것이다.
하숙집에서 생활하는 해거티 할머니, 페니 아저씨, 은행 직원 에인절과의 틀에 박힌 일상을 사랑하는 지극히 평범한 소녀 해티는 어느 날 존재조차도 몰랐던 자폐증에 걸린 애덤 삼촌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해티가 한두살 때 특수학교로 보내진 삼촌을 만나며 삼촌의 행동으로 인해 해티는 당황하기도 하지만, 잘 웃고 소리지르고, 얼굴이 빨개지고, 어리광부리는 순수한 모습에 이내 삼촌을 연민하게 된다. 삼촌을 만나면 즐겁고 행복하다. 심지어 해티는 애덤 삼촌과 자기가 어딘가 닮았다고까지 느낄 정도로 감정마저 통한다고 생각한다.
동네의 또래 아이들이 괴상한 행동을 하는 삼촌에게 '괴물'이라고 놀릴 때에는 마치 보호자라도 되는 듯이 나서기도 한다. 은행에서 일하는 에인절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느끼는 애덤 삼촌의 모습을 보고 복잡한 감정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하지만 어딘가 삼촌을 부끄러워하는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에게 조금씩 반발심이 든다.
밀리턴에서 알아주는 부자인 할머니는 완벽한 가족을 원했다. 할머니의 아버지가 세워 놓은 고상한 기준에 따라 살 수 있는 가족 말이다.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었지만 아이들이 그것을 따라주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 해티는 가족들이 애덤 삼촌의 행동을 못마땅해하고 막으려고만 하고 숨기려고만 하는 것 같이 느꼈지만 결국 가족들은 진정으로 애덤 삼촌을 이해하며 어려운 사랑을 변하지 않고 해 나가고 있었던 것임을 깨닫는다.
안타깝게도 애덤 삼촌은 집 뒤에 있는 오두막에서 스스로 목을 매 지금은 해티의 곁에 없지만..언젠가 애덤 삼촌이 해티에게 말한 "네가 우주의 모퉁이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사람 중 하나라고 믿는다"는 말을 기억하고 있다. 해티는 때로는 일이 잘 풀릴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지만 적어도 인생은 탐험할 만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만큼 재미있는 인생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애덤 삼촌에게 고마워한다. 해티는 가끔 하숙을 하는 자기 집이 싫어질 때 자기는 이곳을 방문한 외계인이라는 낯선 느낌을 느낀다. 어쩌면 작가는 보통 사람들이 자폐아를 외계인 대하듯 다르게 대하는 태도를 해티의 외로움에 빗대어 감정이입을 하려 한 것일런지도 모른다. 우리는 보통사람들과 다른 사람들을 볼 때 흔히 외계인 보듯 할 때가 있다.
'낯섦'이라는 것은 비단 자폐를 앓고 있는 사람만 느끼는 감정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그런 감정을 느낄 때의 마음은 어떠했던가를 생각해 보자.
설령 낯선 마음이 들더라도 누군가 그냥 똑같이 나를 대했을 때,
나를 보고 웃어 주고, 말을 걸어 주고, 함께 무언가를 나누게 되면
다시금 어울려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았던가.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아무리 외롭고 힘들어도 사람마다 마음 속에는 작은 우주 한 모퉁이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 게다. 내 삶에서 내가 마치 외계인처럼 느껴질 때가 있더라도 마음속 작은 우주 한 모퉁이를 들어올려 다시금 힘을 내고 하루를 더욱 생기 있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으라는 것을 말이다. 비록 지금은 마음 속 우주의 한 모퉁이일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힘겹게 들어올려졌을 때는 드넓은 우주의 중심에 내가 서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