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지은 박상기 대표는 글로벌협상컨설팅 회사 대표로, 현대모비스, 삼성SDI 등에서 글로벌 영업,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으며,

CJ미디어 국제협상 담당 임원 등을 역임한 경력을 바탕으로 영화 속 내용에 담긴 협상 법칙을 공개하며 성공적인 협상으로 이끌 수 있는 전략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총 27개의 영화를 토대로 하여 다양한 협상 기술과 전략이 나와 있는데, 그 중 내가 본 영화도 있고 그저 포스터나 제목만 기억나는 영화도 있었다.

저자는 여러 장르의 영화 장면에 녹아 있는 협상의 법칙과 기술을 비즈니스 협상에 초점을 맞추어 풀어내고 있다.
치밀한 교란작전을 그린 <인사이드맨>, 기업 간 인수합병을 둘러싼 치밀한 두뇌싸움을 그린 <월스트리트>, 카지노를 둘러싼 오션 일당의 통쾌한 한판 승부 <오션스 13>,
절호의 기회와 상황을 절대 놓치지 않고 상대의 결정적 파워를 무력화시켜 승리로 이끈 테르포필레 전투를 그린 영화 <300> - 사실 영화 <300>을 볼 때는 협상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듯하다. 남자들의 복근에 감탄하느라..^^;; 이 영화의 레오니다스 왕처럼 아무리 불리하고 힘겨운 상대와의 협상이라고 하더라도 진정한 협상가라면 확신에 찬 한마디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나온다.

"좁은 협곡 통로 안에선 적군의 숫자는 아무런 의미가 없지요." -119p

그리고 마피아 세력 간의 대결을 그린 <대부>, 동양의 영원한 고전인 삼국지에 등장하는 지략가들의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적벽대전>, 면죄부를 통해 상대의 심리적 저항을 잠재운 <버티컬 리미트>, 공을 들여 환심을 산 후 상대의 허를 찌르는 막후교섭을 통한 협상 기술이 등장한 <미션임파서블 3>, 포퓰리즘 정책으로 불안한 민심 수습 전략을 이끈 내용의 <글래디에이터> 등 우리에게 친근한 영화 속에 숨겨진 협상의 기술들을 소개한다. 특히나 너무나 감명있게 본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속의 협상 전술 또한 눈에 띈다. 이 영화를 통해서는 상대의 마음을 빼앗기 위해서는 탁월한 자질로 호감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귀족과 평민,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신분 구분이 엄연했던 이탈리아에서 떠돌이 출신의 웨이터인 귀도에게 갖게 된 레씽 박사의 호감은 흔하지 않는 일이다. 게다가 온화한 성품, 겸손, 유머감각까지 겸비하고 있다면 상대는 당신의 매력에 푹 빠져 비즈니스는 덩달아 풀린다는 것이다. 평소 다각적인 매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당신 앞에 있는 바로 그 사람이 흠모하고 추구하는 매력포인트를 적절히 발산하면 당신의 매력에 빠진 상대와의 비즈니스는 이제 당신 손 안에 있다는 핵심을 말하고 있다. 감명 깊게 본 영화에 숨겨진 협상 기술을 접하니 다시한번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니 협상이 결코 우리 삶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과 낯설고 어려운 개념만으로 생각했던 협상이 우리 삶의 연속선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재미있게만 본 영화 속에 이렇게나 많은 협상의 기술이 숨겨져 있다니, 저자의 시각이 놀라울 따름이다. 저자는 다양한 영화들을 통해 우리가 어렵게만 느껴졌던 협상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안내한다. 흔히 협상의 3대 요소로 정보, 시간 그리고 파워를 꼽는다고 한다. 그가운데 정보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소개하고 있다. 상대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기밀 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보안을 유지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는 핵심과 함께. 이러한 협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황과 상대를 꼼꼼히 분석하고 개인적 정에 매여 공무를 그르치지 않아야 하며, 매 상황과 상대에 따른 최적의 창의적인 협상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협상가라고 저자는 말한다. 상대의 그 어떤 방어 논리와 협상 전략도 한번에 제압할 수 있는 필승의 공격적인 협상 역량..그 난공불락의 방어적 협상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배워나가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모든 협상을 승리로만 이끌 수는 없는 법일 게다.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중요하지만 만일의 상황에서 불리한 협상으로 결론이 났을 때를 대비한 자세나 그다음의 절차 등의 대처법 또한 늘 염두에 두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최대한 다방면의 지식을 동원하여 미리미리 준비한다면 일을 그르칠 일은 그만큼 줄어들 테니까.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새에 협상은 우리의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협상은 사소한 업무나 사람과 사람간의 일상적인 협의의 관계를 넘어서 국제적인 국가대 국가로의 협상까지 광의의 영역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의 업무에서 자잘한 협상을 앞두고 있는가? 아니면 조만간 큰 계약을 위한 협상테이블에 앉을 일이 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 보라. 당신이 본 영화가 있다면 영화속 숨은 협상에 포인트를 두고 돌려보기를 눌러 다시한번 관전하는 마음으로 찬찬히 읽어 나가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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