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을 거닐며

런던을 거닐다 - 알면 알수록 좋아지는 도시 런던, 느리게 즐기기
손주연 지음 / 리스컴 / 2009년 7월

빵을 넘흐 사랑하는 나는,

몇 해 전 텔레비전에서 우연히 런던에서 100년이 넘은 빵집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목격..

내가 좋아하는 완전 사랑하는 담백 빵들이 선반위에 빼곡히 쌓여 있는 것을 보고 완전 반했다.

그 다음부터 '남의 편'님에게

"우리 다음에 런던가보자~"했더니, 왜그러냐고 묻는다.

"응, 100년이 넘은 빵집에 꼭 가보고 싶어." 이랬더니, 남의 편님 왈,

"다른 사람은 런던의 대영박물관이니 켄싱턴 궁전이니 그런 곳을 가보고 싶어하는데, 넌 겨우 빵집 가보자고 런던을????"하며

어이없어 하였더랬다.

하지만, 그 이후 나의 런던 사랑은 늘 가슴속에만 있던차에, 이 책을 접했다.

백년이 넘이 빵집만이 아닌 좀더 그럴듯한 관광지를 운운하며 가자고 조를수있어서 더없이 좋은 책이었다.^^

특히나 책의 첫부분에 런던 시내 완전정복하기 부분에서

버스 정거장을 기점으로 하여 가볼만한 곳을 한눈에 파악하기 좋게 배치해 놓은점 정말 좋았다.

하나하나 표시해 놓고 꼭 가보리다.

한가지 중요한 점을 안 사실은

영국은 이층버스와 단층버스, 단층버스 두대를 붙인 기다란 버스가 있는데, 동네 곳곳을 누비는 마을버스 개념의 버스는 바로 단층짜리다.

이 단층버스는 정류소가 아니더라도 손만 들면 바로 세워준다고 한다.

정류장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문 앞에서 아무리 쌩쑈를 해도 절대 문열어주지 않는 우리나라 버스와 참 대비된다.^^ 

작가는 몇 해전 훌쩍 영국 유학을 떠난 남자친구 로미오가 있는 영국으로 향한다.

그리고 여행은 시작된다. 이 곳은 헨델 박물관이다. 원래는 헨델이 거주했던 집이라고 한다. 이곳에는 유령이 출몰한다는 이야기가 개관시부터 전해져 관람객들 중 몇몇은 보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사진으로 만나본 내부의 모습도 왠지 어둡고 으스스한 분위기이다.

재단 측은 당시 헨델 오페라의 주인공을 원했던 소프라노들 중 몇몇은 헨델의 집에 직접 방문해 오디션을 보기도 했다 하는데, 그들이 아닐까, 추측한다고 전한다.

소프라노 역을 얼마나 하고 싶었으면 아직도 혼령이 되어 떠돌까 생각하니 으스스했던 마음이 짠해진다. 

한번쯤 가보고프다.

또 꼭 가고 싶은 곳중 하나.

'고든 램지'

축구선수였던 이 남자는 요리사로 전업한 뒤 각종 요리경연 프로그램에서 무례한 태도로 인기를 끌어 유명인사가 되었다는데, 거친 욕을 입에 달고 살지만 음식만큼은 누구의 것보다 훌륭하다고 한다. 한번이라도 음식을 맛보게 되면 그의 어떤 무례함도 참아줄 수 있다는데, 대체 어떤 맛이길래...? 하지만 이 사람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은 한사람이 적어도 120~150파운드에 팁까지 필요하다 하니, 웬만큼 두둑한 지갑을 갖고 있지 않고서야 엄두도 못 낼 곳이긴 하다.

그래서 로미오와 조금더 저렴한 곳으로 아쉬운 발걸음을 옮긴다.

제이미 올리버..제이미 올리버는 4살때부터 요리를 시작해 16세에 유명 요리학교에 입학한 명물이다. 이곳 역시 한시간이상을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이탤리언 음식..으아~사진으로만 봐도 먹음직스럽다. 구수한 스테이크 향이 여기까지 전달되는 듯했다.

길거리 노천 카페의 큰 맥주컵으로 한낮을 즐기는 영국의 거리를 사진이나 영상으로 자주 접해 보았을 것이다.

그만큼 런던의 펍은 자유를 대변할 정도로 유명하다.

안주빨을 세우는 나와 같은 관광객들은 슬며시 가방에서 과자봉지를 꺼내 놓긴 한다지만 음식을 팔긴 하는 곳이므로 조심히 먹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맥주와 이야기가 있는 곳, 계산은 주문과 동시에 해야 하는 셀프 시스템^^

그리고 펍에서의 또하나의 유의점. 브이(V)는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고 한다.

이유인즉, 영국에서의 브이는 욕설을 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펍에서 이런 행동을 했다가는 말다툼으로 번질수도 있다고 하니 특별히 조심해야 할 일이다.

런던 시내를 한권으로 둘러보니, 런던을 여행하고 온 것처럼 머릿속이 꽉 차 있다.

백년이 넘은 빵집도 여전히 가고 싶고, 이곳에 나온 유명 레스토랑, 펍, 런던의 밤을 아름답게 밝히는 다리들, 세익스피어 극장, 대영 도서관, 영국의 멋스러운 주택들..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다.

여행은 일상의 지침으로부터의 힐링이다.

아니 꼭 지쳐서라기보다 지치지 않기 위해 떠나는 것일 수도.

기다려라, 런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