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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배꼽, 그리스 - 인간의 탁월함, 그 근원을 찾아서 ㅣ 박경철 그리스 기행 1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저자인 박경철은 ‘시골의사’로 유명하다. 이 책은 저자 박경철이 펠로폰네소스의 관문인 코린토스를 시작으로 하는 그리스 기행의 기록으로 시작되고 있다.
저자가 그리스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데는 청년 시절 알게 된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영향이 컸다고 말하고 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무식무식..^^;; 첨 들어본 이름에 낯설어 이리저리 찾아봤더니 ‘그리스인 조르바’로 유명한 그리스의 대문호란다.
'그리스인 조르바?' 책을 읽기도 전에 궁금에 궁금을 더하여 사전 지식을 알아보는 데도 꽤 시간이 걸린 책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장편소설로,
카잔차키스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다. 호쾌한 자유인 조르바가 펼치는 영혼의 투쟁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그리고 있는 내용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조르바는 카잔차키스가 자기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꼽는 실존 인물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저자 박경철이 실존 인물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말을 인용하며 그가 여행했던 기록을 따라 여행하는 모습과 어쩐지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렇듯 우리는 책을 통해 서로 영향을 받고 다시 그 영향을 누군가에게 주는 보이지 않는 관계 형성이 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어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단골 책방의 서가를 둘러보던 그 청년은 <예수 다시 십자가에 못 박히다>라는 책에 시선이 꽂혔습니다.
이름도 낯선 니코스 카잔차키스, 이 그리스 작가의 책을 산 청년은 콩닥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단숨에 읽어버립니다.
작은 불씨가 큰 산을 태우듯, 책을 읽어가면서 그의 가슴에는 점점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 불이 일었습니다. 마침내 그 뜨거운 불길이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버렸습니다.
벌써 20년이 훌쩍 넘은 이야기입니다. 그 불도장 같은 강렬함은 지금까지도 생생합니다.
아니 갈수록 더욱 강렬해지면서 지천명의 나이가 되기 전에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나라 그리스를 속속들이 들여다보게끔 이끌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이십대의 청년이 가슴에 새긴 꿈을 나이 오십을 앞두고 실현한 긴 여행의 기록입니다." -6p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카잔차키스 때문에 떠난 여행이면서 바로 그 작가와 함께 떠난 여행의 기록이다.
그리고 여행지를 돌아다니며 글을 쓰면서 적절한 대목에 카잔차키스의 말을 인용했다.

그가 말했다."아폴론은 세상의 조화와 아름다움을 꿈꾸고, 초연한 형태로 그것들을 이해한다네.
개체성으로 몸을 숨기며 그는 현상들의 광포한 바다 한가운데 꼼짝하지 않고 조용히 자신 있게 서서,
꿈속에서 열망했던 큰 놀음을 즐기는 것이지. 그래서 나는 이곳에 올 때마다, 나 자신이 이룩한 제신들의 신비주의적 계보에서
현재를 가장 단순하고 가장 통렬하게 표현할 길을 찾곤 한다네." - 아폴론 신전을 찾아간 대목 90p
또한 ‘그리스’ 하면 신화에 대한 내용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스 신들의 이야기 부분에서는 언제나 그렇듯 신들의 관계를 파악하기가 쉽진 않았지만 신화가 전설이 되고 전설이 역사가 되었다는 그의 말처럼
그리스의 문명과 역사에 등장한 신들의 이야기를 여행서를 통해 접하는 것도 몹시나 흥미로웠다.

파리스와 헬레네의 사랑-302p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 방대한 양의 책을 읽고 사전 조사와 연구를 거쳤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참고문헌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언뜻 여행에 대한 기록만 나타나 있나..싶지만 책 속으로 파고들어가면 문명과 역사에 대한 그의 열정과 카잔차키스에 대한 열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처럼 이와 같은 내용에 호응하는 독자도 있을 수 있고, 여행의 기록에 너무나 많은 지식까지 넣으려 한 것은 아닌가..라고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책에 대한 반응은 개개인마다 다르게 마련이니 어디까지나 그건 독자의 몫으로 맡겨 두어도 될듯하다.
기행문의 형식을 통해 그리스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예술을 적절한 지식적 설명과 함께 여행의 감흥까지 곁들여 설명해 놓은 이 책을 읽고 있노라니
내 몸은 카잔차키스, 박경철과 함께 그리스를 여행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청년 멘토인 시골의사 박경철은 그리스 본토에서 시작하여 마그나그라이키아(터키 남부, 남부 이탈리아, 이집트, 이란, 요르단)를 거쳐 유럽 등지로 이어진
각각의 여행을 제1부 펠로폰네소스편 3권, 제2부 아티카편 4권, 제3부 테살로니키편 1권, 제4부 마그나그라이키아편 2권 등 모두 열 권의 책으로 정리할 예정이라고 한다.
앞으로 펼쳐질 책에서 만날 그의 여행이 또 기다려진다.
더불어 그가 찾고자 했던 문명과 역사의 참모습을 함께 찾아나가고 싶다.
<한우리 북카페의 도서 지원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