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종말은 투표로 결정되었습니다
위래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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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종말을 주제로 한 총 6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책.
그 중 인상깊었던 단편을 소개하려고 한다.

*침착한 종말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구절이 나오는 단편.
중국의 사회 통제용 인공지능 '신장망락'은 하루아침에 수많은 안드로이드와 자율 주행차량을 만들어낸다. 그들은 경제 활동도 하고 납세의 의무도 있다. 점차 다른 나라들에도 퍼져 유엔은 각국을 통치하는 인공지능 의원들로 대체된다.
그러던 2257년 세계 의회 3차 정기회에서 인류 종말을 두고 찬성이 과반수로 나오면서 11월 4일을 기점으로 종말 절차 개시가 뉴스에 보도된다.
혜민은 보도를 보고도 여느 때와 같이 회사에 출근을 한다. 회사 직원 중 뉴스를 보고 건물에서 뛰어내려 중태에 빠진 직원도 있었다. 그 직원의 정리된 물건 중 가죽으로 꾸민 책 한 권을 들고 나오는데…어느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책이었고, 그 내용에 매료되고 만다. 중요한 부분에서 끝낸 소설의 마지막이 궁금한 혜민.
책의 저자가 인류 종말을 발의한 안드로이드 의원과 식별번호가 같다는 걸 알아낸다. 의원이 있는 바티칸으로 가기 위해 여객기를 탄 혜민은 도착 후 바티칸 성당으로 가지만 저항군과 치안유지 안드로이드가 대치하고 있어 빠져나오려 한다.
하지만 저항군에 떠밀려 의원 앞까지 간 그는 인류의 마지막 말을 전할 기회를 얻고…그 앞에서 책의 결말을 묻는다.

인류의 종말 보도를 듣고도 출근하는 혜민의 모습을 보고 실제로 그런 보도가 나온다면 보통의 일상처럼 하루를 보내게 될까 생각해보게 된다. 배가 침몰하는 영화에서도 어떻게 보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순간에 오히려 침착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있었듯이…혜민이 인류의 마지막 순간에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안드로이드에게 책의 결말을 묻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보면 인류가 살아남은 게 끊임없이 탐구했기 때문이 아닐까?

*가위바위보 세이브 어스
순아는 가위바위보를 항상 이기는 재주가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외계에서 하루 간격으로 같은 시간에 보낸 '가위', '바위', '보' 신호가 포착된다. 지구에서 아무런 신호를 보내지 않자 '1 대 0'이란 신호를 보내오고…이대로 진다면 지구를 지배할 계획인 외계.
그날 밤, 순아는 청와대에서 왔다며 온 사람들을 따라가는데 거기엔 국내에서 가위바위보를 잘 하는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그들 중 1등을 하여 국가대표가 된 순아. 전 세계에서 모인 각국 대표들도 차례로 이겨 지구의 대표가 된 순아는 외계를 상대로 가위바위보에서 이길 수 있을까?

지구가 외계에 의해 지배당할 위기에 처한 절체절명의 순간이 가위바위보 대결로 그려져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종말'이라는 주제가 가볍게 다가온 단편이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가위바위보'가 나와서인지 이 책에 실린 단편들 중 가장 기억에 남았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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