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여기서 질문이 발생한다. 그럼 기댓값 64는 무엇인가? 여기에 대한 우리가 배운 통계학은 이렇게 답한다. 이 게임을 "무한히" 반복하면 64를 획득한다. 그럼 여기서 질문. 우리는 이 게임을 무한히 실행 할 수 있을까? 만약 우리에게 이 질문을 한다면 앞의 게임에 게임의 실행 횟수에 대해 설명이 없기 때문에 모른다고 대답해야 할 것 같다. 아마 일반적인 사람의 대답도 "아니다"일 것이다. 일단 삶이 유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통계학과 현실에서 괴리가 발생한다. 즉, 시행 횟수가 무한하다는 보장을 할 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통계학적 기댓값을 구하는 행위는 어떻게 보면 "무한히 반복한다"는 개념을 도입했을 때 발생 가능한 기댓값을 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으로 가는 길은 AAAAAAABBB 일 수도 있고 BBBAAAAAAA, 심지어 BB..AA..AA..AAAA..(B...은 무수히 많은 수의 B)일 수도 있다.
정리하면 주사위를 던져서 1, 2가 나오면 건 돈의 2배를 얻고 3, 4가 나오면 건 돈의 2배를 지불하며, 5, 6이 나오면 100원을 주는 게임이 있다. 게임 횟수는 무한히 가능하다. 단, 판돈이 있다면! 통계학에서 배운 이론을 적용하면 우리가 무한히 게임을 반복하면 얻을 수 있는 기댓값은 100원이다. 그리고 이런 게임의 어느 순간에 나는 +10,000원 혹은 +10,000,000원도 가능하며, -10,000원, -10,000,000원도 가능하다. 이때 책의 저자는 묻는다. "이 게임에 얼마까지 걸겠습니까?"
과연 얼마를 걸어야 할까? 생각하기에 한번에 너무 많은 돈을 베팅 하면 2번째 판을 못할 수도 있다. 반면에 너무 적게 걸면 돈을 크게 벌 수 없을 확률이 크다. 즉, 단판에 All-In을 하면 다시는 게임에 참가할 자격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여기서 저자는 무한성을 가정한 빈도주의를 끌어들인 기존 금융공학을 비판하며, 기하평균을 기준으로 앞의 선택이 뒤의 선택에 연결되는 형태로 리스크를 계산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조금 더 풀어 쓰면 게임 시작 초반에 아무리 잘 벌어도 * 0을 하면 게임에서 방출이 될텐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전략은 리스크를 기하평균의 형태로 계산해서 자산의 적정부분을 게임에 걸고, 나머지는 게임에서 졌을 때 헷지 할 수 있는 다른 보험에 걸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자산 배분을 어떤 비율로 어디에 할 것인지를 통계적 방법으로 증명 혹은 반증하는 내용이 책의 후반부에 나오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제목이 왜 우산을 든 투자자인지 나오게 되는데, 인생을 살면서(혹은 투자를 하면서)비는 언제나 내리고, 그 비를 모두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나만의 세이프 헤븐(자산 헷지 전략)을 잘 구축해 놓으면 비가 와도 우산으로 나를 보호하는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사실 책의 내용은 쉽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도주의 포트폴리오 이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양서였다는 생각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분명 쉽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세이프 헤븐을 구축했는지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헷지 비율을 구해야 하는지 친절하지는 않지만 대략적으로나마 알게 되는 좋은 경험이었다. 다만, 기본적인 통계에 대한 내용, "기각역", "백분위수", "기하급수", "1종오류와 2종오류"에 대해서는 꼭 알고 읽으면 그나마 덜 헤맬 것 같다.
투자에는 익숙하지만 통계는 익숙하지 않다면 위의 내용에 대한 이해를, 통계에는 익숙하지만 투자에 대해 익숙하지 않다면 포트폴리오이론과 금융권의 자산배분에 대한 기초지식을 습득하고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둘 다 잘 모르겠다면 일단 조금 나중에 읽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