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책은 기초적인 경제에 대해 쓴 책이다. 소위 경제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렵다는 생각이 들고 복잡해서 이해하기 힘든 "학문" 또는 "개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와 반대로 사실 경제의 어원인 economy는 그리스어 oikos(집)과 nemein(관리)에서 유래 되어 다소 평범한 의미다. 집을 관리하는 것이라는 뜻인데, 가정을 이루거나 혼자 살다 보면 한정된 자원(이를테면 돈, 시간)을 어떻게 잘 쪼개서 활용해야 하는지 항상 생각하게 된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에 따라 내 자원인 돈 혹은 시간을 분배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제라는 단어는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사용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지를 따져보는 방법론이다.
다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효율적"이라는 개념의 기준을 무엇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남게 된다. 이때 가장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화폐, 즉 돈이다. 돈은 교환 가치를 지니므로 대부분의 사람과 대부분의 물건에 통용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과 하나를 사고 싶은 사람과 팔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면, 팔고 싶은 사람은 사과를 팔고 그 대가로 무엇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여기서 그 무엇을 가장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게 바로 화폐이다. 어떤 물건에 가치를 대략적으로 계산해서 화폐로 치환 할 수 있다는 개념이고, 이 경우 화폐를 자원으로 계산한다면 사과 뿐만이 아니라 다른 과일, 다른 물건에도 화폐로 가격을 매길 수 있다. 결국 효율성의 기준을 화폐를 통해 모델링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모델링을 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먼저 앞서 말한 사과의 판매자는 노력에 대한 보답으로 더 높은 가격에 팔고 싶어할 것이고, 구매자는 되도록이면 더 낮은 가격에 사려고 할 것이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다.
수요자(구매자)는 일정 가격 이상의 물건을 불매 하는 방식으로, 공급자(판매자)는 일정 가격(원재료 + 가상의 노동비용) 이상으로 판매하려고 하는데 너무 물건이 비싸면 구매자가 감소하니 적정하게 가격을 내릴 수 밖에 없고, 그렇다고 너무 가격이 하락하면 판매자의 마진이 남지 않기 때문에 그 균형에 맞춰 가격이 형성되는 게 수요 공급 이론이다. 그리고 이를 모든 상품에 적용하면 모든 수요와 공급을 알 수 있다는 것이 기존 경제학의 기본 이론이다. 즉, 인간은 합리적이고 따라서 효율적으로 소비를 하며 그에 따라 모든 상품의 가격이 형성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인간은 대체로 합리적이지 않으며 때때로 매우 비 합리적이기 때문에 발생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 친구와 나에게 100,000원을 준다고 가정하자. 이때 친구가 먼저 선택한 만큼 가져가고 나는 나머지를 가져가며, 두 명 모두 합의 하지 않는다면 두 명 모두 수익은 0원이다. 이때 친구가 90,000원을 가져간다면 나는 분명 10,000원을 가져가도 +10,000원으로 수익이다. 하지만 많은 수의 사람들이 공정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거부권을 행사한다. 즉, 수익을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효율적으로 수익을 거부하는 것이다. 정리하면 경제의 주체인 인간은 심리에 좌우되며 그렇기 때문에 합리성이라는 가정에 심리라는 변수를 추가해야 설명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를 주장하는 학파가 바로 행동 경제학파이다.
그럼 인간은 합리적이라는 기존의 가정이 틀릴 수도 있으니 기존경제학이 틀린 것일까?
사실 대부분의 상황에서 어느 정도 합리적이고 어느 정도는 비합리적이기 때문에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라는 개념을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려우며 하나의 현상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이익집단의 대표성을 띠는 정치가 포함되면 더 이야기가 복잡해 진다.
예를 들어 실업급여는 정당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악용하는 사람이 많다면 정당하지 않다는 생각이, 정말 경기가 좋지 않아서 실업자가 늘어나면 정당하다는 생각이 들것이다. 또 최저임금제 역시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임금이 올라 좋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인건비 상승으로 활력을 잃는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
이처럼 많은 문제에서 각각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신문을 봐도 같은 사건에 대해 다른 논조의 글이 나올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책 "엄청나게 중요하고 믿을 수 없게 친근한 경제"에서는 위에서 언급된 복잡한 내용을 각 섹션 별로 정리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를 자연스럽게 풀어내 설명해준다. 수요 공급 곡선부터 공정성, 은행, 정부, 그리고 세계화까지, 즉 미시경제부터 거시경제, 국제경제까지 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읽기 쉽도록 편집이 되어 있으며, 읽다 보면 경제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이 왜 갈라지는지, 그 논리적 근거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만약 경제를 잘 알지 못해서 공부해보려고 했지만 너무 어려운 벽돌책에 치여 포기 했다면, 이 책으로 기초부터 차근차근 짚어가다 보면 경제 뉴스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