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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지지 마 ㅣ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0년 11월
평점 :
요즘 많은 이들의 죽음을 접한다.
사회적 죽음, 개인의 자살, 생명현상이 다한 노사까지
내가 안타까운건
생이 다해 죽은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사회가 내몰고, 개인의 생명현상이 남아 있는데도
마음이 고갈되어 희망이 끊겨 절망으로 죽는 것이다.
망이 끊긴 절망의 어둠은 죽음으로 사람을 내몬다.
이렇게 내몰려 죽는 사람들.
아무 죄 없이 배에 탔다는 이유만으로 죽게 된 사람들
갑작스런 실직으로 굴뚝 위에서 고공 농성으로 조금씩 죽음으로 내몰리는 사람들
수많은 비정규직들... 이들의 죽음, 이들의 가족의 죽음과 우울이 나를 아프게 한다.
지난 달 먼 친척도 자살을 통해 38년이란 짧은 생을 마감했다.
두 아이를 남기고... 누구 탓으로 돌리기도 힘이 팽긴다.
이 많은 죽음들에 담담하게 나의 상처를 매만지며
다시 살아갈 힘을 얻게 만드는 것.
아무 꾸밈없는 99세 할머니의 진솔한 문장이 참 담백해서 와닿는다.
잘쓰려 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자신의 늙음을 바라보는 이 할머니는
나에게 죽음은 가슴아프지만, 결국 태어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조금씩 받아들이게 한다.
우리 아기가 내 뱃속에 있기 전 기억나지 않는 세상으로 떠나는 것.
우주로 되돌아가 풀잎이 되고, 나무가 되고, 물이 되는 것.
약해지지 않으려면 많은 것이 필요치 않다.
오늘 살아있는것 만으로도 감사하고,
내일 죽어도 두려워하지 않는것.
고향을 회피하지 않는것
그거면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