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나기 전 나의 이야기
카타리나 베스트레 지음, 린네아 베스트레 그림, 조은영 옮김 / 김영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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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기 전의 나는 어떤 존재일까?

 

세포생물학을 공부하는 저자 카타리나 베스트레는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세포생물학의 관점에서 풀어낸다.

 

우리 삶의 맨 처음에 관한 이야기인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재미있는 비유적, 은유적 표현을 통해 이야기로 풀어나간다는 점이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나라는 존재의 탄생은 세포 사이에서 진행되는 은밀한 대화의 결과물이며, 난자를 만나기 위한 정자의 이동은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목숨을 건 경주이며, 태아는 완두콩딸기아포카토바나나 크기의 순서대로 성장한다.

 

두 개의 세포가 만나는 첫 순간부터, 오랜 시간을 거쳐 세상의 빛을 보기까지의 과정은 마치 한편의 여행담을 듣고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제목이 내가 태어나기 전 나의 이야기인 만큼, 내가 태어나는 순간 흥미진진했던 모험이야기는 엔딩을 맞이한다.

 

그러나 누구나 알겠지만 그 순간이야말로 일생에서 가장 극적인 날이며, 소중한 날이다.

 

저자의 말처럼 인간은 동물에 비해 형편없는 운동 능력을 갖추고 세상에 나선다.

 

하지만 인간의 느린 발달 속도는 큰 장점이 될 수도 있는데, 덕분에 우리는 모든 환경에 적응하고 또 열심히 배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역사의 비밀은 밝혀지면 시시하다고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생명사의 비밀은 밝혀질수록 신기하기만 하다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그 비밀의 과정에 함께하고자 할 때 이 책은 훌륭한 안내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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