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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국을 모른다 - 펜타곤 출입기자가 파헤친 미국의 본심
김동현 지음 / 부키 / 2023년 12월
평점 :
이 책은 한국안보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무지한지를 폭로한다.
대한민국은 그 탄생부터가 냉전의 산물이었다. 소련, 중국, 북한을 맞대고 있는 한국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미국이 타이완과 더불어 체제경쟁을 위해서라면 군사독재정권이라 하더라도 밀어줄만큼 강력한 것이었다.
그러나, 소련을 비롯한 공산주의권의 해체이후 미국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점진적으로 변해왔다. 1998년 외환위기에서 나타나듯, 미국은 혈맹이라고 여겨왔던 우방국들에 대해 버릇들이기(?)라고 보일만한 조치를 취해왔다.
저자는 여전히 한국은 냉전의 수혜국이라 과신하고, 한미동맹을 맹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정신차리라고 일갈한다. 중국와 러시아, 북한의 진화하는위협은 이제 미국 혼자서 짊어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미국은 초당적으로 비용분담을 우방들에게 짊어지라고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성실한 자료조사와 통계수치를 동원해 현재 러시아와 중국의 무기체계의 진화와 위협이 현재적이며 그것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일본과의 과거사의 매달린 갈등에서 벗어나 한미일이 함께 안보위협에 협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경제력 세계10위, 국방력 세계9위의 한국은 이제 과거의 약소국이 아나다.
특히 사드문제로 중국과의 외교문제의 갈등이 컸던 우리에게 저자는 뒷통수를 때리는 이야기를 해준다. 이제는 총알로 총알을 맞추는 요격미사일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적성국의 미사일이 발사된 이후를 뜻하는 '발사의 오른편'이 아닌 발사이전의 선제공격까지 포함하는 '발사의 왼편'의 시대이며, 이미 중국과 러시아가 개발한 '극초음속비행체'를 요격할 무기는 없다고 폭로한다. 이제 한국도 미국만을 믿고 안일하게 지내던 호시절은 지났다는 뜻이다.
하지만 저자는 한국이 섣부른 핵무장을 하자고 주장하지 않는다. 한국의 일부 우파에서 주장하는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미국의 소수파들이 옹호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인 여러 문제들때문에 쉽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 (중국의 저항, 국제법의 문제, 미국 주류들의 반대 등) 저자는 비용과 역할분담을 하되 적절한 외교능력의 강화와 정보력의 습득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제 '한반도 천동설은 끝났다'는 냉정한 판단 아래 쓰여진 이 책은 읽는 내내 가슴을 졸이게 한다. 한반도 주변정세는 이렇게 역동적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우리의 언론은 봉창만 두드리고 있었다. 한일과거사의 피해의식에만 매몰되어 있지말고 이제는 한국이 한반도 안보문제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 고민할 때다.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는 실용주의자가 쓴 한반도 안보문제에 관한 역저다.
좋은 책을 보내주신 출판사 부키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