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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마녀 1
김태연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하루란 정말 지겹다. 집으로 돌아가는 하즈마일라 부인 심정이 딱 그러했다. 재미난 이야기에 목말라하던 이 노부인은, 마차를 타고 길을 재촉하던 중 그간의 지루함을 화끈하게 날려버릴 아가씨 한 명을 만난다. 그가 바로 이 흥미진진한 판타지의 주인공, 마녀가 사라진 세상에 홀연히 나타난 (각성 전) 절대마녀, 스카일라 펜들턴이다.

마녀가 사라진 세상의 절대마녀, 스카일라

김태연 작가는 전작『반혼사』에서 중화풍 판타지를 차분하게 그려낸 바 있다. 신작 『절대마녀』에선 유럽풍 판타지를 경쾌하게 풀어간다. 그도 그럴 것이, 다름아닌 스카일라의 이야기 아닌가. 그는 쇠도 씹어먹을 나이인 방년 열다섯이고, 항구도시 세일론의 밑바닥을 평정한 전직 골목대장이며, 잡화점 노랭이 제이콥 할아버지와 대등하게 흥정을 벌이는 강단의 소유자다. 아무리 각성 전이라지만 마녀라기보다는 그저 건강한 소녀 같다.

마녀가 이러할진대 진짜 '인간'인 다른 등장인물이야 말해 무엇하랴. 버려진 아기 스카일라를 데려다 키운 전직 해적- 현직 숙박업계 종사자 사형제(?)도 매력적이긴 매한가지다. 이들은 달래고 어르고 소리치고 벌세워가며 스카일라를 훌륭한 처자로 기르고자 애쓴다. 스카일라의 길동무 하즈마일라 부인은 또 어떻고. 홀로 상단(商團)을 이끌며 귀족 작위까지 받은 이답게 호탕하며 솔직하고 뻔뻔하기 그지없다.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인물들이 그득하니- 장르가 판타지 맞지? 하고 다시 돌아볼 지경이다.

인간미 넘치는 판타지

이 작품은 격주간지 「윙크」에 연재중이다. 매호 잡지 연재분에서 크고 작은 사건을 밀도있게 담아내어 눈길을 끌고 있다. 단행본을 보면 그 모든 사건이 맞물리는 모양새가 한 눈에 쏙 들어온다. 1권은 시작이니만큼 풍성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스카일라가 남편 주얼을 찾아가는 현재- 그리고 현재의 바탕이 된 과거가 얽혀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초 울트라 러브스토리'? ;-)

남편 얘기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사실 작가가 말하는『절대마녀』는 러브스토리다. 보통도 아니고 ‘초 울트라’로다가. 그 러브의 구도는 사랑 이야기의 절대지존 삼각구도. 게다가 은발 온미남 대 흑발 냉미남이다. 온화하나 정체가 심히 의심스러운 주얼. 다감하나 평소엔 까칠하기 짝없는 케일러스. 지금은 ‘온리 주얼’을 부르짖는 스카일라지만 앞으로는 어떨까? 셋의 마음은 이제 마악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벌어져야 할 사건도 풀려야 할 비밀도 하안참 남아 있다. 모름지기 호흡이 긴 이야기는 처음부터 잘 들어야 하는 법. 초대장은 날아왔다. 꼼꼼한 선으로 그려진 아름다운 항구도시 세일론에서, 600년만에 돌아온 절대마녀의 삶으로부터. 환상어린 옛이야기를 사랑하는 여러분이라면 기꺼이 초대에 응해야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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