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다시 쓰기 - 인권의 관점에서 본 5·18 집단트라우마와 사회적 치유
김명희 외 지음, 경상국립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기획 / 오월의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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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를 중심으로 본 5.18 도서입니다. 오월의봄에서 나온 5.18 도서라 역시 내용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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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방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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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교실에서 가장 외진 곳, 가장 구석진 1분당 끝자리에 앉아서 그녀를 다시 펼쳤다. 

담임선생님이 슬슬 눈치를 주려고 하셨다. 나는 책상 아래로 고개를 숙였다. 

 

몇달 전, 18종 소설 문학에서 외딴 방을 보았다. ' 이 글은 현재와 과거 시점이 혼합된 글로서 ...' 

' 여기서 외딴 방이 주는 공간적 의미는...' 형광펜을 꺼내 이부분에 밑줄을 그어야 한다.  

왜냐하면 소설 작품에서 공간이 주는 의미가 중요하기 때문에, 선생님이 강조한다.  

' 6.70 년대 산업사회의 여공의 아픔이 여실히 ...'  

 

신경숙 작가가 쓴거구나  

그 엄마를 부탁해의 작가. 누가 '엄마를 부탁해'를 읽으며 휴지 반 통을 썼다고 한다.  

나도 비슷할 지도 모르겠다. 얼마전에 깐 새로운 티슈의 절반이 날아가버렸다.  

5페이지마다 꺽꺽대며 읽어서 왠지 다시 들추기 힘든 그 책  

 

그녀의 자전적 삶이라고 하는 외딴방을 알고 싶었다.  

 

수업시간마다 몽롱한 얼굴로 책상 아래를 파고 들어가고 있는 나를  

교과담당 선생님은 모른 척 해주신다.  

때마침 내가 읽고 있었던 .... 작은 '나'가 학교에서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베껴적고 있는 

모습, 나의 입꼬리가 스물스물 웃고있었다.   

그녀의 삶을 읽으며 나는 왠지 모를 엄청난 위로와 휴식을 느꼈다. 

그 중 몇부분을 추리자면  

첫째로 하계숙이 유명해진 나에게 전화를 하고 '내'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기억하게 되는 

외로운 풍경 ' 너는 우리에 대해서 한 마디도 쓰지 않더구나, 혹시 우리가 부끄러운건 아니니' 

흘러내리는 기억의 흐름 속에서 마치 내 머리위로 차가운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차갑고도 그녀를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  .  

그리고 마지막 희재 언니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어린시절의 '나' 동시에 펜을  

내려놓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어른의 '나'  

기억으로부터 회피하려는 나의 모습과 계속 생각나는 ,계속 생각나야만 하는 기억들 

산업체 고등학교, 공장을 다닌 일은 그녀에게 꺼내기 힘든 기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신경숙 작가는 이를 써냈다. 서문에서 왠지 안 읽게 된다고 했지만  

나와 같은 마음일거라고 지레 짐작해서 어리석게도 위로를 받고 있었다.  

뭔가 힘들거나 기분 나빴던 기억을 떠올리자면 이렇게 위로하곤 한다.  

'그것도 너의 삶을 이루고 있는 경험인데, 그게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는 하나의 요소인데, 

미워하지 말았으면.' 

작가는 이런 마음으로 쓰지 않았을까, 그 수많은 날들의 조금은 돌리고 싶은 외딴방을  

 

 또 흥미롭게 읽은 사회라면, 

이들의 사회가 지금 우리의 사회랑 무엇이 다른가 . 는 점에서 가슴이 많이 애렸다.  

여전히 노조는 사회의 평화를 깨뜨리는 만들어져서는 안되는 존재이다.  

경찰과의 목숨을 담보로 한 전쟁을 벌인다.  

'나'에게 서명하라고 빠르게 나다니며 재촉하던 미스 리 ,그리고 누워있던 그녀   

인권을 위해 싸워야 한다던 그녀의 공장과 현재의 공장은 무엇이 다른가.  

시대가 40년이 흘렀다는 것 밖에 나는 아직도 찾을 수가 없었다 . 그 차이점을  

 

머리를 들은 나 . 영어수업중이었나. 머리가 뜨끈뜨끈하다  

외딴방의 '나'와 외사촌이 온통 머리속을 비집고 들어왔다. 

전두엽부터 목뼈있는데까지 꽉 막혀있는 기분  

 

크게 떠들어댔던 나는 이후 일주일 동안 머리가 뜨끈해서 조금 조용조용해졌다 

물론 그것도 일주일 정도 밖에 안갔지만, 

하지만 여전히 그녀의 외딴방을 내 뇌 어딘가를 유유히, 혹은 쏜쌀같이 내달리고 있을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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