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역입니다 - 2009 용산참사 헌정문집 실천과 사람들 2
작가선언 6·9 지음 / 실천문학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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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는 결코 남의 일이 될 수 없다. 나의 일이다. 2007년 대통령선거를 맞아서 나는 블로그에 몇자 좀 갈겼다. 그랬더니 전국 각지의 사이버캅으로 부터 소환장이 날아 들었다. 정당한 사유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발부한다는 무시무시한 협박과 함께....물론 그 일은 기소유예로 마무리 되었지만 잡법 사기꾼 이명박에 대한 분노는 그의 집권 이후에도 달라질 턱이 없다. 5월 촛불이 밝혀졌고 나 역시 그들과 함께 했다. 외출하는 것을, 사람 많은 곳을 꺼려하는 내가 집회의 현장에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시대의 비극 때문이 아닐까 이명박이 싫었고 남녀노소 가릴 것 없는 무수히 많은 시민들이 즉석에서 외치는 자유발언을 듣는게 좋았을 뿐이다. 그런 내가 대체 뭘 잘못했다고 폭력연행을 한거지? 말도 안되는 이유로 겁주고 때리고 잡아가두는 2008 이명박 정부를 보며 2009년 만큼은 다시는 그런 불행이 되풀이 되지않길 바랬는데 앗 이게 뭐야? 반성은 커녕 아주 갈 때 까지 가는구나? 물대포로 촛불을 끄려다 자신감을 얻었을까 망나니 칼춤 추듯 미친듯이 밀어붙이는 이명박 경찰....그들이 기어이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그것이 바로 용산참사인 것이다 결코 촛불과 용산참사는 뗄래랴 뗄 수가 없는거다. 촛불과 함께 2008년을 보낸 내가 어찌 2009년 시작을 연 용산학살을 잊을 수 있으랴?;; 물론 인정사정 없는 학살의 현장이 바로 내 눈 앞에서 자행되었다는 것이 결정적이긴 하다. 학살 전날 저녘 츄리닝에 슬리퍼 차림으로 촛불 하나만을 들고있는 나 자신을 잊을 수 없다. 한 겨울 추운 날씨에 떨어가며 촛불을 들며 생각한 것은 우리는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 였다. 지금 그것을 다시 묻는다 우리는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 물론 언젠가는 승리하리라는 것을 단 한번도 잊은 적이 없긴 하다. 어차피 우리는 정의의 편이니까.  혹자는 철거민 투쟁의 과격성을 말하는데 그것은 이유가 되지않는다 과격함을 말할 때 우리는 되물을 수 있다. 그들이 소리높여 외칠 때 무엇을 했느냐고....그런 말도 있지않는가 폭력성은 소통에 반비례한다는....;;;;

 

애초 구심점 없이 자발적 연대를 통해 형성되었고 이후 모든 활동도 회원 모두의 자율적 논의를 걸쳐 결정, 실천하였으며 향후에도 그와같은 방식으로 활동할 실천연대 작가선언6.9!!

 

2009년1월20일 용산에서 망루를 불태운 것은 우리다. 정의롭고 아름다운 가치들을 내던지고 '뉴타운'과 '특목고'를 삶의 이유로 받아들인 우리 모두가 한 일이다. 민주주의와 인권 따위가 무슨 소용인가. 그것들은 돈이 되지않는다. 우리가 괴물이었으므로 괴물같은 정부가 탄생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자유와 민주의 공화국이 낳은 기형아가 아니라 자보과 속물의 제국이 낳은 우량아다. 그들은 무자비한 재개발 사업을 밀어붙였고 무고한 사람 여섯 명을 죽였으며 그 후로도 당당했다. 우리는 원고인인 동시에 피고인으로서 말한다. 이명박정권은 살인정권이다.

 

그 죽음은 우리 모두가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무치는 경고였다.그분들을 잊는 일은 우리가 괴물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는 일이었다. 잊지않기 위해 우리는 용산으로 갔다.유족들의 슬픔과 신부님들의 헌신 앞에서 문학은 한없이 무력했지만 그 뼈아픈 자각 속에서 1인 시위를 했고 글을 썼다. 정의를 믿었고 희망을 품었다. 그런던 중 지난 10월28일 용산참사 1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희생자들에게 중형을 선고해 고인들을 두 번 죽였다.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정의는 승리할 것이고 희망은 배반되지 않을 것이다.

 

비정한 나라에 무정한 세월이 흐른다.

이 세월을 끝내야 한다.

사람의 말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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