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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조용히!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281
모르간 드 카디에 지음, 플로리앙 피제 그림, 이정주 옮김 / 비룡소 / 2020년 9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파트에서 살면서 가장 불만족스러운 부분이기도 한 이 층간 소음 때문에 주택으로 이사를 할까 고민도 여러번 했더랬죠.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생활 소음에 민감한 이웃끼리는 서로 불편 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러던 차에 비룡소에서 새로 나온 <쉿, 조용히!>라는 책을 보자마자 아이에게 읽어주면 좋겠다 싶어 읽어 보았어요.
차분한 색감의 귀여운 토끼 일러스트가 눈길을 끈 이 책의 주인공은 프랭클린씨와 그의 이웃 검정 토끼예요.
조용히 혼자 지내는 걸 좋아하는 프랭클린씨와 반대로 검정 토끼 이웃은 삶의 순간 순간을 즐기며 자연과 벗과 어울리며 살아가죠.
비오는 건 질색인 프랭클린씨와 반대로 검정토끼 이웃님은 비가 오면 비가 오는대로 낚시를 즐겨요.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싫은 프랭클린씨와 달리 이웃님은 아름다운 새의 노래 소리를 감상할 줄 아는 여유가 있지요.
그러던 어느날, 프랭클린씨네 지붕에 아주 커다란 새가 날아와 둥지를 틀었어요.
프랭클린씨는 역시나 새를 쫓아내기 위해 고함을 치지만, 새는 날아가기는 커녕 프랭클린씨 고함 소리와 함께 점점 몸집이 커지면서 똑같이 악을 씁니다;;;
(이 장면은 꼭 제가 보기에는 층간 소음으로 서로 대립하면서 갈등을 겪는 이웃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것 같았어요. )
특히 비가 오는 날 새를 쫓기 위해 우산으로 쿡쿡 찌르려고 하는 모습은 윗집이 시끄러울 때 아랫집에서 보복 소음을 만들며 대립하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그린 것 같다는 생각은...저만의 생각일까요?? ^^a
극한으로 치닫던 지붕 위의 새와 프랭클린씨의 대립은 너무도 커져버린 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프랭클린씨 지붕이 무너져 내리고, 새가 다른 곳으로 훌쩍 떠나버리면서 끝이 나요. 이때, 집이 무너져내려 절망한 프랭클린씨에게 검정 이웃 토끼가 말 없이 다가와 도움의 손길을 내밉니다. 프랭클린씨는 이때 생전 처음 느끼는 감정을 경험하게 되지요. ^^
그리고 처음과 조금 모습이 바뀐 프랭클린씨 집처럼 둘 사이도 처음과는 달리 훈훈함 풍기며 책은 끝을 맺는 답니다.
5,6살 친구들은 귀여운 토끼 그림을 보며 이웃을 배려하고, 어려울 때 도와주며 함께 소통할 때 느낄 수 있는 행복감에 집중해서 따뜻한 공감을 하는데 포커스를 맞추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7,8살 이상 친구들과는 이 책을 통해 층간 소음, 이웃간 대립에 대한 사회적 이슈를 갖고 독서 토론을 해 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
‘검정 토끼’와 ‘커다란 새’가 각각 상징하는 바에 대해서, 둘 사이의 차이점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프랭클린씨와 대립하던 커다란 새는 결국 같이 폭발한 까닭에 둥지를 잃었고, 프랭클린씨는 집이 무너졌어요. VS 검정 토끼는 이웃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도움을 주며 프랭클린씨를 감화시켰죠. 그리고 새로운 좋은 이웃을 만들며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소통하며 함께할 때 오는 행복을 알려 주는 그림책 <쉿, 조용히!>추천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