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와인 - 찬란한 삶에 스며든 와인, 그리고 인생 이야기
크리스 배 지음 / 파지트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와인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와인을 참 좋아한다.

교회에서 성만찬식 때 처음 마시게 된 순수했던 와인(오래된 포도주스에 설탕물을 섞은 듯한 맛이 낫지만)에 대한 호기심은 여자들과 쉽게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불순한(?) 목적으로 변질되긴 했지만 다양한 향과 맛, 빛깔도 아름답고 무엇보다 다른 술을 마실 때는 빈번한 강요문화가 와인을 마실 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참 좋다.(물론 언제나 예외는 있다)

와인에 대한 관심으로 읽게 된 책 '인생와인'

크리스 배라는 다소 외국인스러운 이름의 저자는 농사꾼 부모님 사이에 태어나 수많은 실패와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는 등 인생풍파를 겪으며(마치 와인처럼!) 마침내 와인 판매 사업가로 성공한 토종 한국인 아저씨다.



와인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도 유익하고 와인에 얽힌 이야기들도 재미있지만 그것 보다는 저자의 성공과 실패, 다시 실패와 성공 그것들이 반복되는 인생스토리가 주말드라마처럼 재미있다.

우리의 인생은 과연 와인과 같을까, 시간이 지나면 숙성되어 깊은 맛과 향을 내는 하나뿐인 사람이 되는걸까,

아니면 시큼해진 식초, 그것도 아니면 버려지는 시뻘건 폐수가 되는 걸까...


젊은 시절에 사업에 성공해 부자였던 저자, 그리고 실패를 거듭하다 다시 일어서는 과정에서 사람을 끌어들이는 글솜씨라도 터득하신건지...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전문적이고 지적인 글을, 자신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친근한 동네 아저씨처럼, 그리고 성공과 실패, 인생에 대해 얘기할 때는 인생2회차를 살고 있는 사람처럼 변화무쌍하게 풀어내는 글들이 참 매력적이고 좋다. 마치 좋은 와인처럼



단맛, 산미, 바디감 등등 다양한 맛들이 와인 안에서 하나가 되듯이 별반 따로 놀 것 같은 친구들의 와인노트와 바이런같은 이들의 문장들도 이 책안에서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는 듯 하다.


중간중간 보이는 와이너리와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주로 외국인들이죠)의 사진도 참 귀하고 좋고.


읽기 전에 기대했던 와인에 대한 정보와 교양보다는 인생에 대한 지혜와 실패에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던 기묘한 책.




돈을 벌고 싶을 때, 돈을 벌 때, 돈이 궁할 때, 돈을 벌고 나서 등등 다양한 상황에서 마시는 와인에 대한 이야기와 추천와인들을 보는 것도 참 즐겁다. 나중에 돈을 많이 벌고 나면 꼭 이 와인을 마셔야지 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


그렇다고 와인에 대한 이야기가 부족한 것도, 전문적이지 않은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일반적인 와인 책에서 찾아보기 힘든 현업 종사자의 현장감 넘치는 이야기가 많이 실려 있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뭐라고 규정하기 힘든 유머감각과 센스가 넘치는 저자의 문장들이 참 즐겁고 유쾌하다.

항상 달큰하게 취해있는 와인쟁이처럼.




'플랜비 디자인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적은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