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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몰래 비상금 3억 모으기 - 아름다운 은퇴를 위한
문석근 지음 / 파지트 / 2021년 11월
평점 :
제목이 꽤나 도발적인 책인다. 요즘 말로 어그로를 잘 끈다고 해야되나?
나는 보통 점심을 먹고 남는 시간에 읽을 책을 사무실에 항상 가져가는 편인데, 책에 관심없는 사람들도 무슨 내용이냐고 물어봤던 거의 유일한 책이다. (참고로 저는 아내도 없고, 여친도 없...ㅠㅠ)
특히 유부녀 직원 분들이 유독 관심이 많았는데 아마 남편 분이 본인 몰래 비상금을 만드는 건 아닌지 걱정되서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웃음)

일단 이 책은 아내 몰래 비상금을 숨기는 비법이나 꼼수를 알려주는 책은 아니고 주된 내용은 은퇴 준비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다소 실망하시는 유부남분들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 떳떳하고 당당하게 집에서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깍두기 교수님이라는 재미있는 별명을 가진 문석근작가님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인데, 농협에서 약 30년 가까이 근무하고 현재 농협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분이라서 재테크에 대해 상당히 해박한 지식을 갖고 계신듯 했다. 이 책에는 그런 작가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유부남이 비상금으로 재태크를 할 수 있는 방법과 노하우가 잘 담겨 있엇는데 특히 주식 투자 쪽에 분량을 상당히 많이 할애하고 있는 책이다.

요즘은 파이어족이라고 해서 40대 조기 은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20~30대 젊은이들도 많이 있지만 물려받은 재산이 없거나, 가상화폐, 주식, 부동산을 통한 재테크운이 따라주지 않는 이상 사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조기은퇴라는 단어에 대해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데, 사람들이 조기은퇴를 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단지 힘들게 일을 하고 싶지 않거나, 조직(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 생활이 아니라 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조금만 더 진지하게 생각해본다면 그런 경우에는 결코 조기은퇴를 하겠다고 하진 않을 것이다.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회사생활이든, 프리랜서든, 자영업이든 준비하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고 그런 마음이 있어야만 어디서든 배움을 얻어 진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테니까...
(일을 하는 이유가 단지 먹고 살기위해, 돈을 벌어서 쓰기 위해서...라면 굉장히 허망하고 비참한 인생이 아닐까?)
또한 평균수명이 80세를 넘어 100세로 늘어나고 있는데다 금융위기, 가상화폐 등 글로벌 경제환경의 변화를 생각하면 40대에 모아놓은 돈의 가치가 언제까지 현재의 생활 수준을 유지해줄 수 있을지는 결코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즉 조기 은퇴를 생각하기 보다는 죽을때까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기 위해 내 커리어를 어떻게 쌓을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맞춰 지식과 경험을 계속해서 쌓아가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내가 아는 대기업 임원, 대학 총장, 회사의 CEO 출신 분들은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은퇴 후에도 여전히 원기왕성하게 자신의 일을 계속 하고 있어서 많은 동기부여가 되곤 했다.

이 책에는 이런 나의 생각과 비슷한 작가님의 이야기가 닮겨 있어서 좋았다.
월급 외에 다른 수입원을 창출한 얘기도 짤막하게 소개되어 있는데 강사료로 30만원씩 받았던 돈을 모아 주식을 사기 시작했던 것이 비상금 3억 모으기의 출발이었다고 한다.
초반에는 이런 꿈을 이루기 위한 종자돈을 모으기 위해 집중할 필요가 있는데 월급을 올리기 위해 회사 생활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과 동시에 남는 시간을 활용해 부수입을 만들어 차곡차곡 모아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모은 소중한 종잣돈을 어디에 투자할 지 결정하기 위해 그 분야에 대해 깊게 파고 들어야하는데 이 책에는 주로 주식투자에 대한 내용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나도 예전에 직장을 다니면서 주식카페도 운영하면서 겸업했던 때가 있었는데 사회 초년생들이나 자금이 크지 않은 분들이라면 돈의 흐름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시작해보면 좋은 재테크 수단이다. 특히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고 소액으로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나처럼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이 책에 소개된 것처럼 은퇴 시점을 고려하여 아주 장기적으로 보고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변동성이 너무 큰 종목은 스트레스를 주고 본업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업에서 수입을 많이 올릴 수 있는 직군에서 일을 한다면 나처럼 해외와 국내 ETF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것도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현재 글로벌 경제상황을 굉장히 위험하게 보고 있기 때문에 ETF펀드, 가상화폐, 토지와 금에 분산해놓은 상태고 현금 비중도 점점 높이고 있다)

'아내 몰래 비상금 3억 모으기'는 경제적인 여유를 바탕으로 한 아름다운 은퇴를 꿈꾸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인데 모험수나 뜬구름 잡기식의 방법이 아닌, 꽤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하지만 상당히 안정적으로 종잣돈을 모을 수 있는 프로젝트가 구체적으로 소개되어있기 때문에 조기은퇴가 아닌 60대 이후 은퇴(정확히는 나이로 인한 퇴직)를 계획하는 이들에게 딱 맞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오랜 시간 공들여 비상금을 모으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미뤄왔던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을 은퇴후에 도전해보는 것도 참 좋은 일이 아닐까?

‘플랜비 디자인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적은 리뷰 입니다.’